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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

? 자본주의

? 자본주의란 무엇일까?

에디터의 노트

현대사회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정치, 경제, 과학, 종교 등 다양한 문물이 사회 각 부분을 이루고 형성합니다. 한편 자본주의, 민주주의, 자유주의, 평등주의 등 다양한 '주의'(ism)가 모이고 때로 충돌하며 사회를 움직입니다. 문물이 신체라면, 이즘은 정신입니다. 똑똑 리포트 두 번째 시즌 '이즘 스튜디오'는 문물 만큼이나 다변하는 오늘날 이즘들이 현대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 조명합니다. 앞으로 8화에 걸쳐 탐색할 대상은 자본주의입니다.

문제 의식?

자본주의란 자본 및 그 이익에 의하여 주로 지배되고 있는 사회 조직 — 오펜하이머

자본주의는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대표적 작동 방식이다. 시장경제에 기댄 사회적 생존 양식은 물론 개인의 생활이나 사고의 방식 역시 자본주의에 근거한다.

현대의 모든 사회적 존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물건을 생산하거나 소비할 것을 판단하며 자유로운 경제생활을 펼친다. 경제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행동 목적은 시장에서 자신의 이익을 효율적으로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짜인다. 그것이 더 많은 생산과 소비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삶의 양식이자 자본주의에 의해 구성된 사상이며 체제다. 의심이나 궁금증 없이 이젠 당연히 받아들이는 메커니즘이다.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음에도 막연히 돈을 숭상하는 배금주의적 이미지 뒤에 가려진 자본주의의 얼굴은 선명히 그리기 어렵다.

개념?

'자본주의'란?

주의

먼저 이즘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즘(-ism)은 접미사로써 앞에 붙은 대상의 가치를 긍정하거나 내세우는 사상이다. 해당 이즘이 사회 전반적 합의를 얻으면 사상을 넘어 체제로 굳는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capitalism)는 자본(capital)의 가치를 긍정하고 내세우는 사상이다. 현대 다수 국가가 사회 구성 원리로 채택했으므로 체제기도 하다.

자본

흔히 '자본' 하면 돈을 떠올리지만, 자본은 현대적 개념이다.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유럽에서다. 처음에는 상인이 투자 목적으로 빌려주는 돈을 뜻했다. 그러다 돈에 더해 설비나 상품 등 이윤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자산을 아우르게 된다. 정리하면 자본이란 이윤을 얻기 위한 밑천의 총체다.

돈은 우월한 교환가치 때문에 오늘날 자본의 대명사다. 땅이든 건물이든 설비든 상품이든 노동력이든 자본은 돈으로 구축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생산적 가치다. '돈'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궁무진한 소비다. 그러나 자본은 생산을 위한 재화다. 달리 말해 '생산수단'이다.

핵심?

자본주의의 사회적 함의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을 사적 소유자가 소유한 체제 —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자본주의의 1원칙은 사유 재산의 인정이다. 개인이 가진 재산을 자유롭게 활용할 권리인 사유 재산권은 기본권으로서 법적 보장을 받는다.

재산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불리는 것이다. 시장경제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을 남기는 방식은 상품의 생산이다. 재산 활용이 자유롭다는 건 생산수단인 자본의 사유화를 의미하며 이것이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상품

상품 = 자본 + 노동력

주변을 둘러보자. 자본주의 필터로 보면 모든 존재는 상품이다. 다 돈이다. 물건뿐 아니라 노동력도 돈으로 거래된다. 상품은 자본과 노동력의 결합으로 생산된다.

상품 = 구체노동 + 추상노동

상품은 이윤 창출의 수단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을 통해 위와 같이 상품을 분석한 바 있다. 그의 시선에 따르면 상품은 두 가지 노동이 결합된 형태다. 상품의 재료나 자본이 되는 대상은 이미 완성 형태로 제공돼 현재 눈에 띄진 않지만 이미 일련의 노동을 거친 상태다. 이 경우가 추상노동이며, 여기에 구체노동을 더해 상품을 출시한다.

노동력 역시 자본으로 동원된다. 상품은 결국 자본으로 이뤄진다. 자본 역시 축적된 노동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대가를 지불하는 돈은 노동이 아닌 자본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윤은 자본의 상품화를 통해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자본과 자본가의 이윤이 확장한다. 아래의 구조를 살펴보자.

구조⚙

자본주의의 생산 양식

자본주의의 기본은 자본의 축적과 자기확장을 통한 유지다. 자본을 생산에 투입해 다시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하는 체제다. 자본을 갖추고 있는 자본가와, 자본이 없어 노동력을 시장에 판매해야 하는 임금 노동자가 결합해 상품을 생산한다.

노동자는 자본이 없기에 스스로 자본이자 상품이 돼 자본가에 고용된다. 생산한 노동의 대가 만큼만 임금을 받는다. 반면 자본가는 이윤이라는 이름의 잉여 가치를 남길 수 있다. 자본을 제공하는 대가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생산은 노동자의 몫이되 이윤은 자본가에 돌아간다.

  • 시사점? 보통 노동자는 다수지만 자본가는 한 사람이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가 일대일에서 일대다로 커질수록 잉여 가치는 쌓이고 자본가의 이득은 늘어난다.

비교?

공산주의와의 대립점

전 세계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 마르크스, 공산당 선언

이러한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에 저항하며 등장한 게 공산주의다. 정확히 말하면 생산수단, 즉 자본의 사유화에 반대한다. 자본의 사적 소유에 대한 태도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가른다.

공산주의는 생산수단으로 기능하는 자본의 소유 여부에 따라 누구는 착취하고 누구는 착취의 대상이 된다고 본다. 전자는 자본가이며, 후자는 자본 없이 노동력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임금노동자다. 계급적 지칭으론 프롤레타리아다. 공산주의는 모두 프롤레타리아로 이뤄진 사회이며, 자본은 국가만 소유한다.

생각해 보기?

  •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성장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 근대 이후 노사갈등이 대표적 사회 문제인 이유는 무엇일까?
  • 기업의 성장에 따라 노동자에게 스톡옵션을 제안하는 무엇일까?
  • 자본가에게 사회적 도덕성이 요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참고한 도서 및 자료는 똑똑 홈페이지 본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자본주의의 탄생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는 '자본주의는 왜 생겨났을까?'가 이어집니다.

? 자본주의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에디터의 노트

현대사회의 체제와 사상을 구성하고 있는 자본주의는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지금이야 국가와 사회, 개인을 막론하고 보편적 구성 원리로 받아들이고 있는 자본주의지만, 그 역사는 길게 잡아야 중세 이후로 500년 안팎입니다. 인류의 역사로 볼 때 자본주의로 살아온 세월은 그리 길지 않은데요. 이런 물음도 가능합니다. 물질적 가치 및 이윤의 추구는 언뜻 도덕적 삶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얻은 걸까요? 그 배경에 존재하는 당대 사회적 배경은 무엇일까요?

개념?

'자본주의' 용어의 출현

지난 화에서 자본주의(capitalism)에 대해 자본의 가치와 활용을 긍정하는 사상 내지 체제로 얘기한 바 있습니다. 이는 개념 정립을 돕고자 오늘날 자본주의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정리해본 것인데요. 사실 자본주의에 대한 정의는 오늘날 학자 사이에서도 다양하게 내려지며, 딱 부러지게 합의하진 않습니다.

이는 '자본주의'라는 말이 비로소 출현한 산업혁명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으로 오펜하이머는 '자본 및 그 이익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 조직'으로 정의했고, 좀바르트는 '영리 추구와 경제적 합리주의 및 자본가의 노동자 지배'로 설명한 바 있습니다.

좀 더 미시적으로 지적된 자본주의의 요소나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자본가 위주의 생산 방식,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와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지배 관계, 개인주의적 경제 질서, 대규모 자본가나 기업의 출현 등입니다.

이들 모두 자본주의를 설명하거나 자본주의의 얼굴을 그려내는 일종의 윤곽들입니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자본주의의 핵심을 부분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이죠. 물론 어느 하나 그릇된다기보다 모두 모아 총체적으로 이해할 때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코끼리'를 보다 정확히 그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입니다.

핵심은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이전과 대비되는 당대 사회를 분석하고자 나온 해석적 표현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주목하는 부분은 다를지언정 동의하는 부분은 자본주의가 상품 생산을 통한 경제체제로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이전 사회와 대비되는 자본주의의 특징은 상품 경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중세 이전에도 상거래는 이뤄졌는데 상품 경제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비교?

이전 상품 생산과의 비교

상품(商品): 사고파는 물품. 장사로 파는 물건. 매매를 목적으로 한 재화. 상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물건.

먼저 자본주의처럼이나 익숙해 마치 '물건'처럼 여겨지는 '상품'의 뜻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상품은 팔기 위해 생산하는 물건입니다. 자신이 쓰거나 단순교환을 위해 만들었다면 엄밀히 상품으로 보기 힘듭니다.

물론 물건의 생산은 자본주의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자급자족 경제에서는 직접적인 욕망 충족을 위해 생산했습니다. 중세 도시 경제에서는 다른 재화와의 교환을 위해 물건을 생산했습니다. 이를 두고 먼저 대금을 치렀다는 의미에서 '선대제'로 부르기도 하는데, 쉽게 주문 생산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금으로 화폐를 받지만, 이는 이윤을 남기거나 부를 축적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화폐를 활용해 다시 욕망 충족을 위한 물건과 바꾸기 위해섭니다. 교환을 위한 생산이죠.

생산을 둘러싼 연쇄의 기본은 근대 자본주의 이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선 잉여가치, 이윤을 얻기 위해 상품을 생산합니다. 또한 이전에는 이러한 생산 양식과 이윤 추구의 일반화에 대해 정치적·윤리적 간섭이 많았죠.

그렇기 때문에 상공업은 이윤 추구를 위해 장려되기보다 교환이나 납품, 단순 소상품 생산 형태에 머물렀습니다. '자본가'라는 계급도 없었습니다. 유통만을 담당하는 상인이 있고, 선대제 수공업자는 생산자이자 경영책임자였죠. 물론 오늘날과 비교해 '경영'이라고 할만한 요소는 크게 갖지 못했지만요.

배경?

자본주의에 대한 관념론적 접근

이제 살펴볼 것은 정치적·윤리적으로 가로막혔던 이윤 추구가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얻어 자본주의로 나타나게 됐는지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물에 대한 탐욕은 대표적인 악덕(惡德)입니다. 자본주의의 싹이 튼 중세 유럽을 기준으로 얘기해볼 텐데요.

먼저 언급할 사상가가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두고 드물게도 정신적 태도로 정의한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입니다. 그는 근대 자본주의를 '직업으로서 조직적·합리적으로 합법적 이윤을 추구하는 정신적 태도'로 정의한 바 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이런 태도 아래 이뤄지는 상품 생산 유통 경제라고 말했죠.

자본주의 체제의 지배 아래 자본주의적 사고관이 생겼다는 마르크스와는 대비됩니다. 생각이 물질을 지배한다는 의미에서 관념론(베버), 물질이 생각을 지배한다는 의미에서 유물론(마르크스)으로 둘의 자본주의에 대한 태도를 대비하기도 하죠.

베버가 자본주의의 뿌리로 말하는 '정신적 태도'는 바로 프로테스탄티즘입니다. 프로테스탄티즘은 16세기 종교개혁과 함께 루터, 칼뱅을 중심으로 기존 가톨릭의 개혁을 추구하며 내세운 기독교 사상입니다. 성직자의 권위를 떠나 오직 신앙과 교리(성서)에 따라 금욕적 삶을 추구할 것을 설파했습니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 중 직업관과 예정론을 중심으로 한 칼뱅주의가 중세 유럽에서 부의 추구를 긍정하는 사고의 뿌리로 판단했습니다.

문제 의식?

이윤을 추구하는 일이 온당한가?

체제만큼이나 사고 역시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원리입니다. 단적으로 인간의 노동력 역시 상품으로 거래되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는 이에 합의하는 구성원들의 사고 변화 없인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더 직접적으로 중세 유럽에서 재물에 대한 탐욕은 대표적인 악이었습니다. 기독교 중심 세계 속에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에 따르자면 이웃에게 돈을 빌려주고도 이자를 받아선 안 됐죠. 또한 마땅히 인간이라면 개인의 이윤보다 공공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과거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내려오는 유럽의 가치관이었습니다.

핵심?

칼뱅주의로 보는 자본주의의 정당성

베버의 판단이 옳다면 칼뱅주의는 위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 중세 유럽에 사상적 전환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부의 획득과 개인의 이윤 추구에 대한 정당성이죠. 칼뱅주의에서 이야기하는 직업관과 예정론은 하나로 묶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각자 부여받은 소명이 있으며 이는 일상의 직업활동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게 바로 루터에 의해서도 주창된 '천직' 개념입니다. 열심히 천직에 매진하면 구원이 가능하며, 그렇기에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말도 나온 겁니다.

인간이 구원받기 위해 열심히 직업활동을 해야 한다면, 이에 따른 부산물인 이윤의 획득 역시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질적 이윤 역시 축복이며 선한 것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사유 재산을 인정합니다.

물론 탐욕을 경계하고 검소할 것과 재산은 공공선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강조하죠. 재산을 공동으로 소유하면 오히려 어느 누구도 나눠주는 사랑의 실천에 나서지 못하며, 근면히 일하지 않고 나태해진다고 지적하죠. 이러한 자본주의적 가치관은 칼뱅으로부터 약 100년 뒤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정치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에 의해 좀 더 다듬어집니다. 공공선은 개인의 이윤 추구로 달성될 수 있다는 거죠.

우리가 매일 식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과 양조장 주인, 그리고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고려 때문이다. — 애덤 스미스 <국부론>

부와 이윤의 정당성은 천직 개념으로 확보했습니다. 개인의 이윤 추구가 공공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어느 정도 논증했죠. 중세 이후 유럽에서 부와 개인의 이윤 추구에 대한 정당성 및 정치적·윤리적 합의를 얻는 흐름입니다.

순서를 따지자면 칼뱅주의는 이미 나타나던 중세의 격변과 자본주의의 새싹을 바탕으로 한 개혁안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봉건제의 해체, 농민 봉기와 내전, 가뭄과 질병(흑사병)으로 인한 농촌경제 몰락, 위상을 잃어버린 기존 종교, 신대륙 개척과 교역으로 인한 상업 및 부르주아의 위상 상승 등이죠. 이러한 혼란을 개혁으로 묶어 해결하려 한 것이 칼뱅과 칼뱅주의의 시도입니다. 루터 역시 문제의식과 큰 방법론에선 뜻을 같이하나 칼뱅과 달리 기존 봉건제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는 차이가 있죠. 자본주의의 적용에 대한 사회적 배경과 흐름은 다음 화에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 다음은 '자본주의는 어떻게 사회에 적용됐을까?'가 이어집니다.

? 자본주의는 어떻게 사회에 적용됐을까?

에디터의 노트

지난 화에선 자본주의적 사고 방식과 체제가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얻기 시작했는지 살펴봤습니다. 이전 사회와 대비되는 자본주의의 특징은 상품 거래로 발생하는 이윤 추구에 기반한 경제 시스템인데요. 과거 경제와 정치는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이윤의 추구는 정치·윤리적으로 장려되지 않았고 따라서 상공업의 위상도 높지 않았죠. 지난 화에서 이를 전환하는 자본주의적 의식의 뿌리를 들여다봤다면, 이어서 당시 유럽의 역사적 배경과 이해관계를 짚어봅니다.

개요?

상업에서 산업으로

사회적으로 자본주의가 출현한 시기를 특정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상업이 본격적으로 떠올랐다는 의미에서 흔히 '중상주의'로 일컫는 16세기와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 이후입니다.

위 두 시기로 특정하는 이유가 다른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해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본을 투자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자본가)의 모습이 등장한 때를 자본주의의 시작으로 본다면 16세기 중상주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흐름이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혁신, 대량생산에 힘입어 시대의 지배적 생산양식이 된 때로 잡으면 18세기 후반으로 보는 거죠. 다시 말해 16세기에 태동한 자본주의적 '양식'은 18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체제'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개?

상업 자본주의

봉건제 및 농촌 경제의 몰락 + 중상주의와 함께 상업 경제 부상 = 자본주의 전환의 유인

16세기 유럽에서 상업 자본주의가 태동한 배경은 위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자본주의를 흔히 '상업' 자본주의로 부르는 이유는 자본을 투자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말 그대로 상업에 치중됐기 때문입니다. 산업화나 공장 생산 체제와 같은 상품 생산보다 유통 과정에서 이윤을 추구했죠. 상품 생산 경제는 자본주의의 핵심이기에 이 시기 자본주의를 불완전하다고 보는 이유기도 합니다.

봉건제와 농촌 경제의 위기

중세까지의 주요 문명사회를 구축하는 정치적 근간은 봉건제도입니다. 왕의 입김이 닿기 힘든 지방은 영주가 다스립니다. 봉건사회는 다시 장원(莊園)으로 운영됩니다. 영주는 토지를 소유하고, 영지에 귀속된 농노의 경작을 통해 자급자족 경제 단위를 구성하죠.

중세의 밀 수확 모습을 묘사한 1310년 그림.

그런데 14세기부터 위기가 닥칩니다. 먼저 기근입니다. 14세기 중세에선 자연재해로 인한 기근이 잦았습니다. 1315~1317년(길게는 1322년) 영국에 닥친 기근은 큰 인명 피해를 내 '대기근'으로도 불리죠. 여기에 흑사병(1348~1350)이 찾아옵니다. 인구와 농업 생산물이 대폭 감소합니다. 그런데 영주들은 영지를 확장하고 농노에게 더 많은 공물을 요구함으로써 수입을 늘리려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클로저(enclosure) 운동입니다. 말 그대로 공유지나 소유 개념이 모호한 땅에 영주가 울타리를 치고 자산으로 삼은 건데요. 여기에 당시 도시의 성장으로 수요가 높던 양모(의복)를 확보하기 위해 농경지가 아닌 목초지를 운영합니다. 농업의 성격에 있어서도 생계유지가 아닌 상품성이 들어선 거죠.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농민들의 저항은 극심해지고 장원을 이탈하거나 유랑하기에 이릅니다. 농촌을 떠난 농민들은 임금 노동자가 되고, 봉건적인 장원제 및 농촌 경제는 몰락합니다.

중상주의와 상업 경제의 부상

이제 상업이 어떻게 떠올랐는지 살펴볼 차례입니다. 16세기 유럽은 르네상스를 통해 철학, 예술, 과학, 기술, 항해술 등 찬란한 융성을 이뤘습니다. 종교개혁이 일어날 정도로 종교의 권위는 낮아졌고 봉건제는 쇠퇴했으며 왕권은 강화됐습니다. 다양한 정복 사업을 벌일 정도로 왕의 힘이 강력해 절대왕정 시기로도 부르죠.

하지만 힘도 먹어야 씁니다. 당시 절대왕정 역시 왕권 유지와 영토 팽창, 전쟁에 막대한 재정을 필요로 했습니다. 여기에 자금을 지원한 것이 상인 계층입니다. 절대왕정은 어느 한 국가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열강의 경쟁 구도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자국 상인의 이윤은 국가의 부를 늘린다고 보고 적극 지원했죠. 적극적인 신항로 개척이나 식민 지배, 교역 등도 국부를 증진시키는 행위로 힘껏 수행됐습니다.

16세기 이후 유럽 중상주의적 움직임: ① 자국 보호 무역 ② 식민지 확보를 통한 국제 무역

처음으로 국제적 기업 형태인 무역 상사도 등장합니다. 대항해 시대에 영국을 필두로 유럽 열강들이 아시아 무역을 독점하기 위해 세운 동인도 회사가 대표적이죠.

<동인도 회사> ⓒThomas Malton the Younger via Yale Center for British Art(Paul Mellon Collection)

'무역'이라는 형태에서 읽을 수 있듯 생산이 아닌 상업과 유통에 집중됐으며, 이때 벌어들인 부는 이후 산업 자본주의를 여는 자본이 됩니다. 때문에 마르크스는 유럽의 중상주의 시기를 두고 "원시적인 자본주의 축적 과정"으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의미?

사용가치에서 교환가치로

중세 이후 유럽에서 어떻게 자본주의가 결합했는지에 관해선 자본주의에 대한 해석만큼이나 다양한 견해가 존재합니다. 그중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폴 스위지의 해석을 빌리면 당대 일어난 경제적 가치의 서열 전복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폴 스위지에 따르면 중세 봉건사회는 교환가치가 아니라 사용가치가 지배하던 사회입니다. 쉽게 말해 생산은 사용을 위한 활동(자급자족)이지 교환(상업)을 위한 활동이 아니었다는 얘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다른 경제학자 로버트 브레너는 당시 중세 시장에 나온 상품은 잉여(surplus)였다고 얘기합니다. 장원을 통한 자급자족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토지 소유주인 영주들이 생산방법을 개선하는 게 아니라 농노에 대한 지배력 확대로 수입을 도모한 이유기도 합니다.

두 얘기를 종합해 환기하려는 것은 자본주의가 중세 사회에 가져온 두 가지 혁신입니다. 경제 체계와 생산 방식의 변화입니다. 먼저 얘기할 것은 경제 체계의 변화입니다. 상업과 교역의 발달, 국가적 지원에 따라 중세의 생산 체계는 기존 농업 중심의 농촌과 상업 중심의 도시가 양립하는 상태에 놓입니다. 생산 체계의 신구(新舊)가 비교 대상에 오르고, 장원이라는 봉건적 생산 조직의 비효율성이 드러납니다. 직접 만드는 것보다 도시의 물건을 사는 게 쌀뿐더러 전통적인 농노 노동 역시 유연한 고용 노동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졌죠. 경제 체계는 보다 효율적인 도시(시장) 중심으로 옮겨갑니다.

다음으로 생산 방식의 변화입니다. 기존 봉건사회에선 생산 기술이나 조직에 대해 혁신을 조장할 만한 유인이 없습니다. 생산한 물건은 자급자족에 따라 사용하고 그 외엔 공물이나 부역으로 제공합니다. 혁신이 이윤으로 돌아올 정치적·경제적 구조가 부재합니다. 그러므로 관례에 따라 하던 대로 하면 될 뿐 크게 개선해야 할 압력도 니즈도 없죠. 보상이 없으니까요. 그러나 상업의 발달로 이전에 없던 교환 생산 체계가 창출되자 변화와 가능성을 맞닥뜨립니다.

변화?

체제 변화가 가져오는 혁신

이를 도식화해 정리하면 위와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대표적인 생산 요소(factors of production)는 노동력, 토지, 자본입니다. 오늘날엔 여기에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 추가되는데요.

노동력, 토지, 자본은 존재는 하되 판매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윤을 창출하는 상품성을 갖지 못했죠. 산업혁명 이후 시장 자본주의가 자리 잡으며 생산 요소로서 거래되기 시작합니다. 노동력은 부역에 따라 의무적으로 제공하거나 동원되는 것이지 대가를 지불하는 게 아니었고, 토지는 관료나 귀족에게 지급되는 행정 또는 군사 단위였습니다. 자본 역시 귀중품(귀금속)이거나 생산을 위한 도구(장비)일 뿐이었죠.

정치적으로 통제됐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았기에 생산 요소 역시 용도와 가능성에 제한을 받은 것이죠. 마치 기업가 정신이 과거로썬 상상도 하기 힘든 '생산 요소'인 것처럼요.

자본주의 및 근대화 이전 사회에선 수 세대 혹은 수 세기가 지나도 도구나 체제가 변화하지 않곤 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나 중세 르네상스 시대나 씨 뿌리고 밭 가는 모습엔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요. 그러나 자본주의를 통한 이윤 추구의 보장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추동하고 나아가 사회적 혁신의 문을 열어젖히게 됩니다.

? 다음은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자본주의 변화를 정리한 '현대 자본주의의 주요 흐름은?'이 이어집니다.

유튜브로 보는 경제학의 기본

에디터의 노트

보이지 않는 손, 국부론, 경제 대공황, 뉴딜 정책, 수정 자본주의, 자유 방임주의...... 혹시 들어는 봤지만 헷갈리거나 명확한 이해는 어려웠나요? 같은 삶을 사는 경제 구도 안에서 좌파 입장은 다르고 우파 입장은 왜 다른지 궁금하신가요? 국제정치 및 교육에 조예가 깊은 미쉘님이 경제학의 두 대부 애덤 스미스와 존 케인스를 비교해 쉽고 빠르게 설명해 드립니다. 좋아하는 분야(?)여서 그런지 영상 내내 하이텐션인 미쉘님의 모습을 지금 영상에서 만나보세요!?

경제학의 기본 핵심 정리 by 미쉘?

1️⃣ 자본주의와 수정 자본주의?

애덤 스미스 → 자유와 효율성을 통한 성장 추구

  • 작은 정부, 최소 세금, 시장의 자율성, 보이지 않는 손, 개인의 자유, 복지 X

존 케인스 → 공평성에 기반한 분배와 사회 안정 추구

  • 큰 정부, 많은 세금, 정부의 시장 개입 및 사회적 의무 강조, 낙오자 방지

2️⃣ 현실 반영 예시?

  • 미국 대공황(주식 폭락, 실업률 상승, 소비 얼음)을 해결하기 위해 케인스가 애덤 스미스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펼침 → 케인스를 계승한 뉴딜 정책으로 국가 개입을 통한 일자리 창출
  • 과거 한국의 무상 급식 논의

3️⃣ 입장에 따른 구분?

우파(Right), 큰 파이?

  • 특징: 적은 세금, 적은 복지, 개인의 자유 중시
  • 대표 국가: 대한민국, 미국

좌파(Left), 공평한 파이?

  • 특징: 많은 복지, 낙오자 방지하지만 높은 세금
  • 대표 국가: 북유럽(덴마크, 스웨덴)

? 자본주의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에디터의 노트

지난 화에선 자본을 투자해 이윤을 창출하는 자본가의 등장과 상업(유통)을 중심으로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봉건사회 상업 자본주의를 짚어봤습니다. 이어서 유통뿐 아니라 생산에 있어서도 사회의 지배적 체제가 된 산업 자본주의부터 변화의 주요 흐름을 살펴봅니다. 각 시대의 사건, 특징, 학자를 토대로 자본주의 역사의 핵심을 정리해볼까요?

전개1️⃣

산업 자본주의

'자본주의' 앞에 붙는 명명은 해당 자본주의 체제를 이끄는 핵심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집니다. 예를 들어 중상주의 시대 자본주의는 유통 위주의 상업이었다면,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는 생산을 포함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개념

산업 자본주의는 상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자본가)가 생산을 주도합니다. 자본이 기계에 투자되고, 제조업을 기반으로 공장 시스템이 자리 잡습니다. 자동화와 분업을 통해 대량생산체제를 갖춰 자본주의 체제를 여는 분기점으로 꼽히죠.

사건

이를 주도한 사건은 역시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입니다. 기후변화로 찾아온 추위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석탄이 새 연료로 떠오르고, 석탄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증기기관이 발달하죠.

영국은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나라였습니다. 법률과 재산권, 은행, 금융회사 등 자본주의적 양식도 갖추고 있었으며, 흑사병으로 인한 노동자 감소로 임금 수준도 높았습니다.

이들은 기업가들에게 혁신을 추동하는 요소가 됐습니다. 방직기나 증기기관 등을 통한 기술, 철도 발달에 힘입어 공장제와 분업이 심화돼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됩니다. 이윤 확보 자세에 있어 시장 독점뿐 아니라 생산비용 절감이 대두되죠. 식민지·노예무역으로 쌓아 올린 부가 이를 뒷받침했고요.

특징

산업혁명으로 인한 공장제 대량생산 분업체제, 일명 '포드주의'는 소수의 자본가와 다수의 단순 노동자로 사회 계급을 재편했습니다. 극도의 이윤 추구 과정에서 노동자는 자본가 및 기계에 종속되는 등 노동자 인권 문제가 발생했죠. 어린이나 노동에 혹사되거나 근로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빈부격차 또한 심해져 마르크스나 엥겔스가 사회주의의 길을 모색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러나 신기술과 새로운 생산조직, 사회적 변화 등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시장 영역은 확대되고 자본주의의 영향력 또한 강화됩니다.

애덤 스미스

초기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학자는 역시 애덤 스미스(1723~1790)입니다. 상품의 생산 과정에서 추구하게 된 이윤은 자연히 생산한 상품을 자유로이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의 자유를 요구합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이 '보이지 않는 손'(가격 형성)에 의해 주도돼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애덤 스미스의 분석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합니다.

어떤 사람도 구매자 없는 곳에 돈을 투자하지 않을 것이며 어느 누구도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공급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필요와 수요가 있는 곳에서는 투자자도 필요한 재화나 원하는 용역을 공급할 것이다. — 애덤 스미스

전개2️⃣

독점 자본주의

개념

산업 자본주의와 이후 수정 자본주의 사이로 언급하면 좋을 자본주의 체제는 독점 자본주의입니다. 소수 대기업이 시장을 독점했으며, 강력한 은행 및 금융 제도의 등장으로 금융자본과 대기업이 결합하는 양상이 나타나 '금융 자본주의'로도 불립니다.

사건

19세기 말에 이르자 그간의 자유 경쟁 과정에서 약소기업들은 도태됩니다. 시장에는 대기업만이 남게 됩니다. 결국 대기업 싸움으로 번지고 과도한 경쟁 속에서 모두가 치명타를 입습니다. 그 결과 서로 경쟁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이윤을 확보하고자 카르텔, 트러스트, 콘체른 등 상호 독점을 위한 기업연합의 형태가 등장합니다.

특징

자본주의 시장 경쟁 체제가 지배적으로 나타난 시기입니다. 자본은 대기업에 집중되고 자본가, 주주, 노동자, 경영자 등으로 구성원 역할도 세분화됩니다. 기업의 소유권과 경영권이 금융자본가들에게 넘어가는 기업 소유자-생산 책임자의 분리도 이뤄지죠.

중소기업이 몰락하고 독점자본 및 대자본의 횡포가 횡행합니다. 실업자가 늘어나고 노사갈등이 심해집니다. 과잉된 생산으로 인해 시장 지표가 악화돼 1873년에는 대불황이 나타납니다. 시장 실패 속에서 이제까지의 자유 방임과는 다른 계획경제 또는 통제경제론이 부상합니다. 시장 자유주의와 다른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회주의 체제도 등장하고요.

서구 열강을 중심으로 제국주의적 침략이 활발히 이뤄진 것도 이 시기입니다. 소싯적 근현대사를 통해 다양한 열강이 다양한 방법으로 약소국에 개항 및 수교를 요구했던 것 기억나실 텐데요. 이 역시 자국 시장의 생산과잉과 경기불황을 무역을 통해 풀어보려 했던 시도입니다. 물론 등가교환이 아닌 부등가교환을 통한 일방적 이윤 착취지만요. 강제적이나마 이뤄진 수교 및 근대화는 자본주의의 세계화에 기여합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팽창한 식민지 경쟁은 급기야 1차 세계대전을 발발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죠.

전개3️⃣

수정 자본주의

개념

소수 대자본에 의한 독과점과 이에 따른 폐해 때문에 나타난 시장 실패를 해결해야 한다는 연구는 19세기 때부터 이뤄집니다. 사회주의는 아예 다른 노선으로 변경한 케이스지만, 대다수 자유주의 진영에서는 자본주의를 고수하되 '수정'해보기로 합니다.

사건

당시 시장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1929년 미국에서 발생한 대공황입니다. 상황은 1873년 대불황과 유사합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에 기업은 생산을 늘리고 사람들은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에 투자합니다. 그러나 또다시 생산물이 시장에서 다 소비되지 못하고 경제공황이 발생합니다.

생산물의 가치가 절반으로 떨어지고 미국 노동자 네 명 중 한 사람이 실업자가 됩니다. 100만이 넘는 가구가 대출 상환에 실패해 집을 잃고 거리로 나앉습니다. 은행까지 대거 파산해 약 900만명분의 예금이 휴짓조각이 됩니다.

특징

대공황에 따른 수정 자본주의적 처방은 1933년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시행한 뉴딜 정책입니다. 지금도 '○○뉴딜'이라는 식으로 곧잘 등장하는 뉴딜의 핵심은 정부 지출을 통한 수요 창출입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각종 공공사업을 마련해 실업자를 구제하고 소득 및 수요를 안정시키는 한편 노동자의 권리나 사회 취약층 복지를 증진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마련합니다. 기업을 살리고 민간 소득을 증가 시켜 소비 및 경기회복에 이어지도록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거죠.

존 메이너드 케인스

공공사업이나 사회보장 제도 등을 통해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큰 정부'의 추구는 케인스(1883~1946)가 대표합니다.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길 게 아니라 '보이는 손'의 개입이 필요하다며 애덤 스미스를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 가격이었다면, '보이는 손'은 국가 또는 정부입니다.

케인스가 얘기하는 정부 개입의 필요성은 시장의 총 유효수요 부족입니다. 시장 체제엔 자본주의가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스스로 작용하는 특성은 없다는 겁니다. 요컨대 시장이 성장하도록 건강한 파이를 키우는 메커니즘은 장착돼 있지 않다는 거죠. 그러므로 정부 지출을 통한 수요 창출로 침체된 경제를 자극하거나, 복지 및 사회안전망을 통해 생계 및 소득을 보조하는 것이 수정 자본주의의 방법론입니다.

이후 신자유주의가 대두하기 전까지 정부 지출은 국민 총생산(GNP)에서 상당 비율을 차지하게 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호황을 이끈 자본주의의 변화 요인 중 하나로도 제기됩니다. 복지나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복지국가주의, 국가자본주의로도 불리죠.

? 다음은 신자유주의 및 자본주의 4.0에 대해 알아보는 '자본주의의 현주소는?'이 이어집니다.

에디터의 노트

그간 여러 화에 걸쳐 자본주의의 주요 흐름과 특징을 짚어봤습니다. 역사적으로 부수적 역할을 수행하던 시장경제는 상업과 유통 발달에 힘입어 사회 주요 영역으로 부상했습니다. 산업혁명을 맞아 생산 영역을 포함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고, 자유방임주의에 따라 그 몸집과 경쟁 양상이 커졌습니다. 이에 독과점 및 생산과잉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정부는 수정 자본주의라는 메스를 꺼내 들었죠. 이번 화에선 다시 정부 실패를 지적하며 시장 주도 경제 질서를 주창한 신자유주의와 함께, 양극화와 환경 문제로 또다시 변곡점을 맞은 오늘날 자본주의를 짚어봅니다.

전개4️⃣

신자유주의

개념

신자유주의는 정부 불신과 시장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수정 자본주의 아래 커졌던 정부 역할을 최소화하고, 다시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추구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하죠.

정부 실패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며 정부의 시장 개입이 오히려 비효율을 초래하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정부가 수요를 제공해 경기를 잡을 수 있다는 케인스주의(수정 자본주의)로는 설명되지 않는 상황인 거죠. 이에 민간 중심으로 자유 경제 활동을 옹호하는 이론이 지지를 받게 됩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그럼 왜 정부 실패가 발생한 걸까요? 이에 대해선 신자유주의 진영의 대표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의 분석을 빌릴 수 있습니다. 그는 '너무 많이 투자됐고, 너무 많이 써서 공황이 왔다'고 표현합니다. 통화가 무분별하게 팽창해 수요 과잉이 왔다는 거죠.

정부의 잘못된 경제계획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그의 해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의 조정 능력을 신뢰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부는 시장 경제에 있어 무능하다는 지적입니다. 너무 많이 개입하면 정부가 관여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경제는 비능률적으로 돌아갑니다. 시장성 없는 사업이 늘어나거나 경쟁력 없는 기업까지 살려내 자원 배분 및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거죠.

계획 경제의 한계도 지적합니다. 아무리 똑똑한 정부나 계획자라도 스스로 자기가 속한 사회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경제에 있어 완벽한 계획을 내놓을 수 없으며, 기반이 되는 정보나 지식 역시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는 당시 소비에트 연방과 같은 대규모 중앙계획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합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심화에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을 대변하기도 하고요. 정부의 계획이나 관료가 시장 경제나 시장 참여자에 비교해 매우 수동적이라는 점도 한계입니다.

신자유주의 노선을 채택한 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좌)과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특징

하이에크 및 밀턴 프리드먼(1912~2006)에 의해 주창된 신자유주의적 해법은 당시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영국 수상 마가렛 대처에 의해 수용됩니다. 다시 국가의 개입을 배제하고, 시장 가격에 생산과 소비를 맡기는 자유 방임 체제로 노선을 변화하죠. 이에 미국과 영국에서 나타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적용을 각각 '레이거노믹스' '대처리즘'으로 부릅니다.

경제에 있어 국가 및 정부 활동 영역을 축소하고 민간(자유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는 게 핵심입니다. 정부의 역할은 법률 집행이나 공공재 생산 등에 국한돼야 한다고 보죠.

  • 정부 축소: 공기업 민영화, 공공지출 삭감, 복지 축소
  • 시장 확대: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노동 시장 유연화, 세계화 및 자유무역 강조

현 주소?

포스트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는 승리했습니다. 1980~1990년대 소비에트 진영이 무너지며 세계적 규모에서 자본주의화가 이뤄졌습니다. 자본주의가 경제를 발전시키는 가장 이상적 체제임이 증명된 셈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지닌 본질적 문제는 남았고 심화됐습니다.

경제 발전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자체로 절대적 가치는 아닙니다. 어느 국가나 사회의 경제가 발전했다고 해서 모든 구성원의 행복을 보장하는 지표로 볼 순 없습니다.

남은 문제는 불평등입니다. 그 격차는 양극화로 심화됐습니다.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공무원이나 정규직과 같은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인건비가 싼 비정규직이나 일용직이 늘어났습니다. 경제는 성장해도 중산층의 소득 증가율은 이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중소기업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 납품 단가를 맞추기 위해 비정규직 등 안 좋은 일자리를 선호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자유무역체제는 세계화를 이뤘습니다. 불평등의 단위는 개인, 집단, 사회를 넘어 전 지구적으로 확대됐죠. 신자유주의적 효율성의 입증과 문제의 상존은 시대의 고민거립니다. 대중적 감정이 양가적인 이유기도 하죠. 누구도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무언갈 떠올리기 힘들어하지만 그렇다고 영원하길 바라지도 않죠.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거진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세계로 퍼지면서, 양극화 문제뿐 아니라 현 시장 경제 체제가 올바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대두합니다. 새로운 자본주의를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전망?

자본주의 4.0과 미래의 자본주의

자본주의 4.0

자본주의 4.0은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아나톨 칼레츠키가 2010년 저서 <자본주의 4.0>에서 사용한 개념입니다. 그는 이제까지의 자본주의를 '자본주의 1.0' '자본주의 2.0' '자본주의 3.0'으로 구분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자본주의 4.0으로 제시했죠. 마치 소프트웨어의 버전을 표기하듯 큰 변화에 따라 소수점 앞 숫자로 구분했습니다.

당장 적용 가능하거나 굉장히 혁신적인 방안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까지의 자본주의를 정리하고 현시대 상황 속에서 필요한 앞으로의 자본주의를 그려본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문제적으로 진단한 현시대 상황은 '지속 가능성'의 위협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것은 경제 발전과 맞바꾼 양극화와 환경 오염입니다.

주요 메시지는 정부와 시장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포용 성장입니다. 정부와 시장 둘 다 실패할 수 있고, 앞으론 둘 다 필요하다는 거죠. 시장 기능을 존중해 성공한 사람의 더 큰 성공을 밀어주는 한편, 낙오자를 견인하는 사회적 책임도 강조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적응성 혼합경제'를 추구합니다. 일반 경쟁시장과 '효율성'에 제한을 둘 소수 통제시장을 신중히 혼합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제도나 규제, 경제 원칙들을 유연히 변화시킬 수 있는 적응성을 갖춰야 한다는 거죠. 규제를 세심하게 조정하고 민간과 공공 부문의 경계를 지금보다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방법론 중 하나입니다.

거시경제나 금융규제를 관리하는 정부 역할은 키우고, 정부 규모나 재정은 줄여야 한다는 것도 주요 주장입니다. 전자는 역사적 금융위기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며 후자는 시장 경제를 존중하기 위함입니다. 세부적인 방법론은 정부와 민간기업이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아쉬운 결론인데요.

그러나 칼레츠키의 저작과 자본주의 4.0이 보여주는 의미 있는 통찰은 정부나 시장 역할 외에도 있습니다. 그간 자본주의 시각으로 포섭하지 않았던 '사회적 가치'를 시장 영역에서 사고하는 진전을 보여줬다는 건데요.

성과 중심의 현재 세계에서는 우리가 측정하는 것이 우리가 행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우리가 잘못된 측정법을 적용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것(예컨대 GDP 증가)이 실제로는 삶의 질을 악화시키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는 실제로는 생산과 환경보호 사이의 이율배반적인 선택은 존재하지 않는데도,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성과를 더 정확하게 측정하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경제에도 이롭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경제학자 조셉 스티글리츠, <자본주의 4.0> 415쪽.

앞으로의 자본주의, 즉 4.0의 세계에선 사회적 가치 또한 경제적으로 사고해야 한다는 겁니다. 칼레츠키가 저서에서 인용한 윗부분은 2009년 가을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요청으로 아마르티아 센, 장 폴 피투시와 함께 자리한 조셉 스티글리츠의 발언 일부입니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이 3명은 경제성과를 측정하는 좀 더 포괄적이면서 이전과 다른 방법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환경' '규제 완화' '소득 분배' '삶의 질 평가'와 같은 요소들이 고려됐죠.

칼레츠키는 이와 같은 요소의 반영은 물론 관련 신기술 및 산업, 세금이나 탄소 배출권 거래 등 실질적으로 시장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움직임이 새로운 시장-정부 역할을 통해 출현할 것을 역설하죠. 뿐만 아니라 깨끗한 환경이나 양질의 교육 등 사회적 가치에도 시장 가격을 고려하는 노력이 높은 경제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래 그리고 지금 여기 자본주의

낯선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은 기존의 이익 및 성장 중심의 '주주 자본주의'에서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참여자를 고려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로 자본주의의 개념과 방향을 변화할 것을 내세웠습니다.

이는 기업 경영에 환경, 사회 영향, 의사결정 및 지배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ESG와도 맞물립니다. 물론 자본주의 4.0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ESG를 하나로 이해할 순 없으며 각기 적용 방향 및 얼마나 '포스트 신자유주의'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세부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에 관해선 다다음 주 발행될 마지막 자본주의 리포트에서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은 자본주의의 성과를 정리해보는 '자본주의의 득실표는?'이 이어집니다.

? 자본주의의 득실표를 따져볼까요? 

에디터의 노트

앞으로의 자본주의를 그려보기에 앞서 자본주의 체제가 인류 역사에 남긴 대표적 변화와 의미를 검토합니다. 세계를 단일한 자본주의 체제로 파악했던 사회 경제학자 이매뉴얼 월러스틴의 저서 <역사적 자본주의/자본주의 문명>을 토대로 자본주의가 가져온 집단적, 개인적 삶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가려지기 쉬운 시장 외부효과를 '폴라니의 역설'과 함께 돌아봅니다.

검토1️⃣

자본주의는 '묵시록의 네 기사'를 물리쳤는가?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를 지냈던 고 이매뉴얼 월러스틴(1930~2019)은 세계체제의 차원에서 자본주의 역사를 분석해 <근대세계체제> 시리즈로 유명한데요. 1991년 진행한 대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 문명> 전반부에서 그는 자본주의 문명의 역사적 성과에 대해 '득실표'를 따져봅니다. 먼저 얘기할 것은 '묵시록의 네 기사'로 표현된 인류의 오랜 과제, '역병' '기근' '내전' '전쟁'을 자본주의가 물리쳤다는 믿음입니다.

역병에 대한 성과는 인정합니다. 자본주의의 등장과 과학의 발달로 인간 수명이 늘어나고 대규모 질병에 대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세 신항로 개척 및 국제무역으로 발생한 전염병의 발생 및 이로 인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사망은 무시할 수 없으며, 인구 증가 및 환경 오염으로 발생할 새로운 질병의 출현에 대해서도 경고했죠.

기근에 대해서도 비슷합니다. 과거엔 가뭄과 같은 재해로 겪었다면, 환경에 대한 개입으로 이를 해결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 위협은 커졌으며 삶의 수준에 따라 이에 대한 노출도 차등적이리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권 다툼 때문에 벌어지는 내전의 경우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발명품이라고 표현합니다. 전쟁은 물론 자본주의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히로시마 원자 폭탄이나 걸프전과 같은 현대전의 영향은 자본주의 이전과 비교할 수 없다고 꼬집습니다.

검토2️⃣

집단 삶의 변화

모든 역사적 체제는 사회적 정당성을 얻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중심 가치나 구조, 주체가 바뀌기 때문인데요. 자본주의는 기존 왕과 귀족 중심의 봉건 사회에서 자본가와 시장이 주체가 되는 사회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 폐해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질서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유주의, 민주주의 발전이 따라왔죠.

자본가 혹은 개인의 이익활동을 긍정하고 이에 따라 국가의 기능도 정의되다 보니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나 몽테스키외에서 발전한 삼권분립 등도 주창됐습니다. 왕권신수설과 절대주의 국가의 정치적 정통성도 몰락한 상태에서 자본주의 국가의 지배 근거를 확보하고 구성원을 결집하기 위해 이전과 다른 국민국가(사회·경제·정치 공동체) 형태가 출현했죠.

자본주의의 성과 중 하나는 보편주의의 확립입니다. 보편적이고 영구적인 진리가 존재한다는 사상이며, 대표적인 것이 인권과 과학, 능력주의죠. 이들이 사회 진보에 기여한 바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이데올로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입니다.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을 정당화하고 '만물의 상품화'엔 민주와 자유의 기표가 씝니다.

'진보'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팽창은 패턴이자 공식이 있습니다. 월러스틴은 '기독교의 전도' '유럽어의 강요' '특정 기술과 관행의 주입'으로 표현하는데요. 이러한 과정이 진보와 보편주의의 이름으로 '불가피한 것'을 넘어 '발전적인 것'으로 개념화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간과되는 불평등이나 축적의 불합리성, 개인·계급 그리고 가치의 소외는 은폐된다는 거죠. 이러한 양상은 개인 삶의 영역에서 잘 포착됩니다.

검토3️⃣

개인 삶의 변화

자본주의가 물질적으로 안락한 삶을 제공한 것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노미 현상이나 소외, 정신질환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본주의가 낳는 핵심 가치나 문제는 모두 '차등'에서 발생합니다. 자본주의가 발전을 추동하든 문제를 야기하든 기여요인이든 문제원인이든 결국 차등입니다. 보상이든 도태의 합리화든 말이죠. 문제는 보편주의의 이름으로 자본주의의 혜택을 모두 보는 것처럼 조명된다는 점입니다. 못 보면 낙오자인 거고요.

빈곤은 정말 사라졌을까요? 물질의 안락함은 모두가 누리고 있을까요? 월러스틴은 농민과 도시 빈민의 경우 500년 전 그들의 조상보다 못 먹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일생의 노동 시간은 길어졌지만 총 보수는 감소했다고도 말하죠.

통계 및 표본의 오류도 지적합니다. 사회과학은 세계 경제 인구 중 10~15%에 해당하는 '중간계층'의 연구에 집중한다는 점이죠. 산업 노동자들의 수입은 과거에 비교해 상승했으나 그들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다는 점도 비슷한 지적입니다.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역시 계층이동을 발생시키긴 하지만 거시적 양극화 추세에 근본적 변화를 발생시키진 않죠.

보편주의의 이름으로 이데올로기가 재단됐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인류사에서 자본주의와 함께 민주주의, 자유주의가 가져온 인권의 진보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구체적 현실에서 인권 침해는 여전하거나 더 심각하다고 월러스틴은 말합니다. 소위 '선택과 집중'으로 자본주의에 도움 되는 쪽으로 가치를 몰아주고 그 바깥은 부정적 영역으로 내버려 뒀다는 거죠.

대표적인 것이 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입니다. 물론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자본주의는 독특한 형태로 둘을 발전시켰다는 겁니다. 인종차별주의는 증오나 박해가 아니라 차별받는 인종 집단을 경제 내에 포함시키되 하층 노동자 집단으로 구분해 배치하는 식으로 작동합니다.

여성의 노동 역시 낮은 생산성에 낮은 보수를 주는 식으로 정당화했죠. 자본주의에서 보수가 낮은 노동이란 질 낮은 노동이며, 임금노동이 삶의 영위 수단인 자본주의에서 이는 차별을 정당화합니다. 전통적 가사 노동의 지위는 더욱 말할 것 없고요. 인권은 자본주의가 옹호하는 가치 아래 주어지는 보상인 셈입니다.

키워드?

시장 외부효과

시장경제 체제와 보편주의 아래 발생하는 자본주의적 문제의 은폐는 좀 더 가깝고 실증적인 사례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살펴볼 것은 '시장 외부효과'입니다.

시장 외부효과란 시장이 움직여서 발생하는 특정 결과입니다. 긍정적 경우도 있지만 대개 부정적입니다. 포인트는 이를 시장이 의도하진 않았지만 자본주의적 목표(시장요소)를 위해 간과된다는 점입니다.

폴라니의 역설

산업혁명에 대한 분석으로 유명한 <거대한 전환>을 쓴 칼 폴라니는 '폴라니의 역설'을 통해 시장 외부효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시장체제엔 자율적으로 자기조절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위 시장 외부효과를 볼 때 그게 가능하냔 거죠. 오히려 시장체제가 강화될수록 한낱 상품으로 전락한 인간과 자연은 파괴의 길로 접어든다는 겁니다.

착취식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한 잔에 해당하는 커피를 얻어내는 과정이나, 한 장의 티셔츠 생산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이 시장 외부효과가 점철된 적절한 예입니다. 요지는 현재의 신자유주의 체제 역시 노동력 착취나 환경파괴 비용 등을 시장 밖에 전가함으로써 유지되고 있는 것 아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자본주의는 과연 변화할 수 있을까요?

? 다음은 자본주의의 미래를 점쳐보는 '앞으로의 자본주의는?'이 이어집니다.
? 앞으로의 자본주의는 어떤 모습일까요? 

에디터의 노트

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이즘 스튜디오 마지막 화를 맞아 앞으로의 자본주의를 전망합니다. 자본주의는 현재 어떤 과제를 맞닥뜨리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국내외 정·재계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요? 자본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그리고 ‘ESG’를 통해 살펴봅니다. 현실적 적용에 어려움은 없는지도 짚어 봅니다.

문제의식?

지속가능성의 위협

현 신자유주의 체제 자본주의가 맞닥뜨린 과제는 지속가능성의 위협입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소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맹목적인 자본 축적이 낳는 양극화와 성장 과정에서 시장 외부효과로 간과된 환경오염입니다.

자본 축적의 욕망은 자본주의의 힘입니다. 이 욕망 덕분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했으며, 체제까지 바꿔놨습니다. 인류 단위로 볼 때 부의 양은 늘었습니다. 그러나 성장은 유력 자본가 및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수혜 역시 편중돼 빈부격차 및 사회적 불평등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다시 대물림돼 국가, 개인할 것 없이 양극화와 사회문제를 존속시킵니다.

문제는 소득 분배만이 아닙니다. 자본주의 세계의 위협은 자연환경에 가해진 충격에서도 드러납니다. 지난 화에서 소개한 시장 외부효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표현했듯, 시장경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 ‘가격’에 따라 운영됩니다. 그러나 가격은 ‘시장가치’만을 설명합니다. 외부효과로 발생하는 비용은 포함되지 않죠.

결국 실제 시장가격으로 지불하는 비용과 사회적 책임으로 돌아오는 비용의 간극은 막대함에도 지불되지 않거나 심지어 경고되지 않죠. 이러한 문제의식은 전통적인 자본 축적 과정을 돌이켜 봄으로써도 확장해 볼 수 있습니다.

경제 성장에는 화폐자본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자연자본, 정치자본, 사회자본과 같은 비화폐 자본이 경제자본으로 전환될 것을 요구합니다. 쉽게 말해 오늘날 경제 성장은 단순한 축적이 아니라 환경, 제도, 권리, 사회적 네트워크 등 시장지표로 잡히지 않는 또 다른 자본을 사용함으로써 얻은 결과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5화에서 짚었듯 2009년 아마르티아 센, 장 폴 피투시, 조셉 스티글리츠 등의 학자들이 그간 국내총생산(GDP)로 대표되는 경제지표에 ‘환경’ ‘규제 완화’ ‘소득 분배’ ‘삶의 질 평가’와 같은 요소를 고려한 보고서를 발표한 겁니다. 탄소세 부과나 탄소 배출권 거래에 관한 움직임 등도 시장 외부효과 및 자연자본에 대해 가격을 매기고 시장 안으로 끌어들인 사고고요. 그간 시장과 분리했던 사회적 가치를 포함하는 게 경제 성과를 더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이며, 동시에 경제에도 이롭다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사례?

2020 세계경제포럼

자본주의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세계 차원에서 논의 중입니다. 예로 들 것은 2020년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입니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월 정치·경제 부문 인사 및 학자들이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주요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지난해 주제는 ‘상호협력하며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 for a Cohesive and Sustainable World)입니다. 소득 불평등, 사회 분열, 기후변화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주의 전환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대안으로 기업 경영의 목적을 기존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로 전환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주주 중심의 기업 경영을 지양하고, 기업과 연관된 경우는 물론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선언했죠. 자본주의의 개념과 방향에 변화를 주기로 천명한 셈입니다.

대상1️⃣

주주 자본주의

그럼 주주 자본주의가 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4화에서 짚었듯 ‘자본주의’ 앞에 붙는 명명은 해당 자본주의 체제를 이끄는 핵심입니다. 주주 자본주의는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기업 형태인 주식회사가 등장하고, 은행이나 투자자 같은 금융자본가가 결합해 등장한 형태입니다. 기업의 소유주와 전문경영인(CEO)이 나뉘기 시작한 것도 이때입니다. 소유주는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투자자, 즉 주주죠.

주주 자본주의의 핵심은 주주 가치의 극대화입니다. 경영인의 유일한 의무라고도 표현됩니다. 신자유주의 진영의 핵심 학자인 밀턴 프리드먼과 그의 동료 학자인 시카고학파에 따르면 경영인은 투자자의 대리인입니다. 그러므로 투자자의 자금을 오용하지 않고 그들이 바라는 대로 쓸 의무가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바라는 건 명확합니다. 돈 많이 버는 거죠. 경영인의 보수가 주주 가치와 연동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주주 가치의 극대화를 목표로 한 주주 자본주의는 생산성을 입증했습니다. 기술 발전, 세계화로 인한 자유 시장의 확대 등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생각해 볼 점은 있습니다. 주주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떠오른 것은 1970년대 초반 오일쇼크 및 정부 실패,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거시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때입니다.

성장 동력으로 삼은 것은 대기업입니다. GDP는 올랐습니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의 결실 대부분은 소득 상위층에 돌아갔습니다. 투자는커녕 자본도 없는 일반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변화를 겪지 않았고요. 지구 온난화, 해양 오염, 생물종 멸종 등 헤아리기 힘든 환경 비용은 대체로 무시됐습니다. 주주 이익과는 상관없으니까요.

대상2️⃣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그럼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 경영의 방점을 주주 이익이 아니라 어디에 찍자는 걸까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떠오른 것은 지난해 다보스포럼보다 이전입니다. 2019년 8월 미국 200대 대기업 협의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서 기업 목적에 관한 성명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선언했습니다.

여기서 이해관계자란 고객, 근로자, 거래기업, 지역사회 등을 포괄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BRT의 선언은 그간 사회적 책임에 소홀했음을 인정하고, 기업의 목적을 주주 가치 제고에서 이해관계자 니즈 만족으로 바꾸겠다는 겁니다.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겠다.
근로자에게 투자하겠다.
거래기업을 공정하고 윤리적으로 대우하겠다.
지역사회를 지원하겠다.
주주를 위해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겠다.
— 2019년 8월 BRT에서 내건 기업의 5가지 책무

이러한 선언에 181개 대기업 최고경영인들이 서명합니다. 주주 가치가 빠지진 않았지만 가장 후순위로 밀려났습니다. 언론이 화들짝 놀랍니다. ‘주주 자본주의는 끝나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시작됐다’며 플래시 라이트를 터뜨립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해프닝에 그쳤습니다. 이후 선언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한 기업은 1곳에 그쳤던 거죠. ‘착한 기업’이라는 마케팅 효과만 소비한 셈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에서 자본주의 전환은 어떤 식으로든 가시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업은 근로자, 지역사회, 국가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대선 공약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일어난 2008년 금융위기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the Wall Street)는 시위로 번진 바 있죠. 신자유주의(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은 뿌리가 깊습니다. 영화 <빅쇼트>로 다뤄지기도 했고요.

전망?

주주 자본주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변화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해 현시점에서 당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하거나 주주 자본주의를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현재 이해관계자의 개념이 두루뭉술하다는 점입니다. 고객, 노동자, 협력사, 지역사회 등으로 대상의 윤곽은 그려졌으나 확정적이지 않고, 그 범위나 우선순위도 모호해 이론이나 실무적 체계를 갖추기 어렵습니다.

이는 기업의 의사 결정에도 혼선으로 작용합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선 이해관계가 충돌해도 주주가 지분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경영에 중시할 목표와 방법을 명확히 합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경우 이해관계자 사이 우선순위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경영인의 자의적 선택으로 흐르고 주주의 이익을 해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이해관계자의 니즈가 우선시돼도, 아예 주주 가치를 외면하는 일은 기업 경영과 생존에 있어 그리기 힘듭니다.

두 번째 난점은 현재 기업 경영을 관장하는 제도가 주주 자본주의에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주주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반영하긴 어렵습니다. 오늘날 경영인의 평가나 보수는 주주 가치에 기반합니다. 이는 곧 기업의 재무적 성과, 즉 재무제표가 말해줍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들은 모두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는 비재무적 성과입니다. 비재무적 성과 때문에 재무적 성과를 도외시하는 경영인은 이사회에 의해 해고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더라도요.

결국 경영인은 물론 이사회를 동반한 기업의 경영 철학이 바뀌어야 합니다. 주주 가치 이상으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포함해야 하죠. 그러려면 이사회의 성격도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런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씨앗들은 이미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라든지, 노동조합에서 이사를 선임하는 노동이사제가 부분적이지만 찾아볼 수 있는 예입니다. 기업이 목표한 매출의 초과액이나 사전 약정에 따라 이익 일부를 협력사에 나눠주는 이익공유제 역시 협력사라는 이해관계자를 존중하는 제도고요.

키워드?

ESG와의 연결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마지막으로 얘기하려는 것은 경제지표의 변화입니다. 나라 단위로 전통적 자본주의의 성장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게 GDP라면, 기업의 성과를 드러내는 건 재무제표입니다. 이해관계자를 존중하는 경영을 위해선 이를 측정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공시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인도 안 잘릴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다보스포럼을 비롯해 글로벌 공시표준 기관, 회계법인들도 이해관계자 존중 경영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관계자를 존중하는 자본주의 모델로 보다 선명히 그려볼 수 있는 게 이미 있습니다. 바로 ESG 경영입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비교해 좀 더 실천 가능한 소프트웨어 느낌이랄까요. 다소 모호한 이해관계자의 범위에 대해서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로 더 구체화돼 있으며 주주 가치를 배제하지도 않죠.

애초에 ESG는 투자 원칙으로 등장한 개념입니다. 2006년 UN이 제정한 ‘책임투자 원칙’(PUI)에서 나온 것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ESG를 중시하도록 기준을 제시했죠. 현재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을 비롯해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기업 가치 평가에 ESG를 핵심 기준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무적 성과가 아닌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도 기업 가치로 인정받기 시작한 거죠. 아직 그 점수와 기준에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지만, ESG 평가에 좋은 점수를 받아 놓으면 주가도 오릅니다.

사회적 호응도 힘을 실어줍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국제사회 전체가 기후 위기, 사회 양극화 등 환경 및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죠. 애초에 거론되던 그린 뉴딜이 더욱 각광을 받는 등 자금도 녹색 산업에 몰리고 있고요. 게다가 생산과 소비 양쪽에서 경제주체가 되기 시작한 M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름 아닌 환경, 사회, 공정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데 돈까지 몰립니다. 앞으로의 자본주의를 당장 뽑아야 한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는 단연 ‘ESG 자본주의’입니다.

? 다음 똑똑 리포트는 1월에 새로운 주제로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