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세계 첫 양자 통신 위성 발사… 2024년 세계서 유일한 우주정거장 운영 계획
올 6월엔 세계 최고 성능 수퍼컴퓨터, 세계 최초 6기가 D램 탑재 스마트폰도 올 초 내놔
차세대 기술 드론, 민간시장에선 세계 70% 장악
지난 8월 16일 오전 1시 40분(현지 시각) 중국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 로켓이 불꽃과 굉음을 일으키며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중국이 세계 첫 양자 통신 위성을 '창정(長征)2D'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린 것이었다.
중국이 2011년부터 개발해온 이 위성은 양자 암호를 이용해 지상과 통신하는 기술을 실험하기 위한 것이다. 양자 통신은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현존하는 통신 기술 중 보안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은 오는 2024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정거장(ISS)을 운영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미국·러시아 등 16개국이 공동 운영하는 우주정거장이 2024년 수명을 다하게 되는데, 이에 앞서 2022년부터 우주정거장을 자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달 우주비행사 2명이 30일간 머물며 연구를 진행할 실험용 우주정거장 발사에 성공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공산당 창건 100주년을 맞는 2021년에는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겠다는 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중국의 테크놀로지 굴기(崛起·일으켜 세움)가 본격화하고 있다.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앞세워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이 첨단 기술에서 세계적인 최강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기술의 대약진(大躍進)은 스마트폰·드론(무인 항공기)·반도체에서부터 우주 기술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IT 업계 관계자는 "값싸고 조악한 물건을 의미했던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앞으로는 첨단 기술로 무장한 혁신 제품을 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중국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중국의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2호’가 ‘창정2호 FT2’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시작으로 우주정거장 건설에 나서 2022년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스마트폰·드론·우주·수퍼컴퓨터… 중국 기술의 전방위 약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퍼컴퓨터 1·2위는 미국이 아닌 '중국산'이다. 올해 6월 세계 최고 성능 수퍼컴퓨터 자리에 오른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의 성능은 93PF(페타플롭스)다. 1페타플롭스는 1초에 연산을 1000조번 할 수 있는 성능을 뜻한다. 즉, 93PF는 초당 9경3000조번 연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특히 이 수퍼컴퓨터는 예전의 중국산과도 다르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 수퍼컴퓨터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써서 성능을 높였다. 작년 세계 1위에서 선웨이에 밀려 2위로 내려간 '톈허-2'가 인텔 CPU를 쓴 대표적인 사례다. 작년에 일부 미국 IT 매체는 "중국 수퍼컴퓨터가 인텔 CPU를 못 쓰게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수퍼컴퓨터가 껍데기이기 때문에 여전히 미국이 최고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선웨이는 인텔이 아니라 중국에서 자체 설계한 CPU를 썼다. 선웨이는 톈허-2 성능의 약 3배다. 3위인 미국 타이탄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다.
중국 기술의 도약은 IT 산업의 대표 제품인 스마트폰에서도 두드러진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대량으로 파는 형태가 아니라, 최고 기술을 집약한 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양(量)이 아닌 질(質)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보(Vivo)와 오포(Oppo)다. MP3플레이어를 만들던 회사 '부부가오'의 계열사인 비보와 오포의 세계 시장 점유율 합계는 올해 1분기 화웨이를 제치고 세계 3위(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집계)로 올라섰다. 이들은 최고 기술에 집착한다. 오포가 올 초 내놓은 스마트폰 'R9'는 전면(前面)에 1600만 화소 카메라가 달려 있다. 당시 최고 화질을 탑재한 것이었다. 비보가 선보인 'X플레이5'는 세계 최초로 6GB(기가바이트) D램을 탑재해 구동 성능을 향상시켰다.
유진투자증권 이정 애널리스트는 "오포는 젊은 여성층, 비보는 남성층을 겨냥한 브랜드"라며 "고객별 선호하는 기능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오포·비보의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고급스러운 브랜드라는 인식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날아다니는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드론 분야에서는 중국 DJI가 전 세계 민간용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DJI는 2013년 복잡한 조립 과정 없이 바로 날릴 수 있는 '팬텀'을 내놓아 드론을 본격 대중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에 비유해 '드론계의 애플'로도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