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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단백질이 자궁경부암 유발하는 원리 밝혔다 |

국내 연구진이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암을 일으키는 원리를 밝혔다. 이미 HPV 백신이 상용화됐으나, 치료제는 아직 없다.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해 향후 바이러스 단백질을 억제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암을 일으키는 원리를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김승준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구본수 선임연구원, 이은우 대사제어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HPV의 암 유발 단백질이 인간의 암 억제 단백질과 결합해 이를 분해시키며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향후 HPV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 온라인판 7월 19일자에 발표됐다. 

 

HPV는 자궁경부암의 98%, 두경부암의 7%를 직접 유발하는 원인이다. HPV 백신이 상용화됐으나 치료제는 아직 없다. 학계에서는 HPV의 유전자 중 E6와 E7이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만든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E7 단백질이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E6 단백질과 함께 체내에서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과 세포주기를 억제하는 단백질을 방해할 것으로 추측됐다.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E7 단백질이 체내에서 세포가 이상증식하는 것을 막는 단백질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E7 단백질이 인간의 암 억제 단백질인 PTPN14과 직접적으로 강하게 결합해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 단백질 복합체의 고해상도 3차구조를 최초로 규명했다. PTPN14은 체내에서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다 증식하는 것을 제어한다. 연구팀은 E7 단백질이 이와 비슷한 구조의 단백질 100여 종 중에서도 PTPN14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분자 수준의 원리도 찾았다.

 

연구팀은 또 건강한 상피세포와 자궁경부암이 발생한 세포에서 이 단백질 복합체가 생기는 것을 억제할 경우 암 억제 단백질 분해 현상이 줄어들면서 세포 이상 증식과 이동성 증대 같은 암 특성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구본수 선임연구원은 "HPV가 암을 유발하는 작용 원리를 밝혀냈다"며 "이 연구결과를 활용해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을 치료하는 타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HPV의 E7 단백질이 E6 단백질과 함께 체내에서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과 세포주기를 억제하는 단백질을 방해해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E7 단백질이 체내에서 세포가 이상증식하는 것을 막는 단백질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