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 바로 세우자
‘S자’로 휜 척추… 심하면 심장-폐기능 장애 《우리 몸을 떠받치면서 상하체 운동의 중심 역할을 하는 척추는, 한 번 무너지면 통증은 물론이고 삶의 질을 극도로 악화시킨다. 한림대의료원과 함께 건강 100세를 위협하는 척추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치료법과 예방법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초등학생 김용준(가명·12) 군은 학교 신체검사에서 등이 휘었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 김 군은 인사하듯이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전방 굴곡 검사를 받았는데, 오른쪽 등이 더 튀어나왔다. 양쪽 어깨와 골반 높이도 서로 달랐다. 전형적인 척추측만증이었다. ○ 청소년 1.5%, 10도 이상 측만증 척추 전체 모양은 앞뒤에서 보면 일직선이고, 옆에서 보면 부드러운 S자 곡선이다. 앞뒤에서 볼 때 척추가 옆으로 휜 경우를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대개 어깨 높이, 골반의 위치가 좌우측에 차이가 나는 경우 이 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증상은 성장하는 동안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성장기 청소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환자가 나타난다. 통계로 볼 때 성장기 청소년의 약 1.5%에서 척추가 정상보다 10도 이상 휜 측만증이 나타난다. 측만증 환자의 80%에서 나타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척추 자체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능성 척추측만증은 척추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오랫동안 책상 앞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 중 앉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책가방을 한쪽으로 기울여 메는 등 자세 때문에 나타난다. 원인을 제거하기만 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이 밖에 뇌성마비, 소아마비, 근육이영양증, 종양 등 질환에 의한 척추측만증도 이따금 나타난다. ○ 심하면 심장과 폐기능 장애
측만의 정도가 심하고 성장 기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연령이라면 증세가 점점 심해져 심장과 폐에 기능장애가 올 수 있다. 심하게 휜 척추 부위에 통증이 생기거나 신경 압박으로 다리의 감각 마비와 같은 신경학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선천성 측만증의 경우 심장, 신장, 신경 등에 기형이 오기도 한다. 측만증은 성장기엔 점점 나빠지다 성장이 완료되면 거의 정지한다. 휜 각도가 20도 미만인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단과 계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각도가 20∼40도면 보조기를 착용해야 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선천성 척추측만증 중 △휘는 각도가 계속 커지거나 △5세 이하의 연령이거나 △50∼70도로 휘었거나 △척추의 휜 길이가 짧은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측만증의 경우도 △성장이 계속되는 10대에서 40∼45도 휘었거나 △보조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진행되거나 △성장이 끝난 뒤에도 50∼60도 휘어 있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비수술적 요법으로는 보조기 착용, 척추교정, 전기자극치료 등이 있지만 보조기 치료만이 만곡의 진행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됐다. 의료진은 측만 정도와 발생 연령, 환자의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보조기 착용을 권유한다. ○ 교정기기를 이용한 교정 특발성 척추측만증 수술은 휜 각도나 위치, 환자의 성장 상태, 앞으로의 진행 가능성 등을 보고 시행한다. 수술원리는 교정기기(척추경 나사못, 강봉)를 이용해 최대한 척추를 바로 세운 뒤 골 유합술을 통해 고정하는 것. 측만증에서 척추는 단순히 옆으로만 휘는 것이 아니라 회전하면서 3차원적으로 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특수강봉이 활용된다. 척추경 나사못으로 휜 척추의 여러 부위와 특수강봉을 연결한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일반 척추수술보다 출혈, 감염, 신경마비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수술팀이 필요하며, 반드시 신경감시장치를 갖춘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측만증에 대한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단지 자세를 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을 비틀고 자는 자세, 걷기, 앉는 자세 등이 측만증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커지는 가슴을 가리기 위해 상체를 움츠리는 경우 등이 있다. 측만이 성장기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자세 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 앉아서 공부하는 동안에 엉덩이(골반)를 의자 뒤쪽으로 깊숙이 넣고 배는 약간 앞으로 나오는 기분으로 척추를 곧게 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걸어 다닐 때에도 머릿속으로 마치 군인들 같이 상체를 곧게 펴고 걷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걷고, TV를 볼 때에도 가능하면 허리 뒤에 쿠션을 받치는 습관을 가지면 좋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척추의 구조적 변형인 경우 그 원인이 생활습관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으로 가는 것이 낫다.
척추관 좁아져 신경압박… 구부정한 자세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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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가게를 운영하는 주부 김성숙 씨(65·강원 춘천시 근화동). 퇴직한 남편과 운동과 등산, 여행을 하며 노후를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최근 허리통증 탓에 작은 화분 하나 옮기는 데에도 남편의 도움이 필요한 처지가 돼 버렸다. 평소 걸어다니던 꽃가게까지 가는 것도 힘들다. 100m를 채 못 가서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듯한 통증이 생겨 중간중간에 쉬어야만 했다. 병원에서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은 망설였다. 척추를 수술하면 움직이기 불편해진다는 얘기를 들어서였다. 진통제를 먹으며 견뎌봤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김 씨는 치료를 받으려고 조용준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를 찾았다. 조 교수는 이 병원 부원장으로 지난해 대한신경손상학회 학술상을 받았고 마퀴스 후즈 후 국제 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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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사회의 대표적인 노인병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디스크 다음으로 많은 척추질환. 최근에 노인 환자가 늘고 있다. 주로 50대 이후에 나타나며 60세 이상에서는 20%에서 척추관 협착증이 생긴다. 이 중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10% 정도.
척추는 대나무처럼 안쪽이 비어 있어서 이 구멍을 통해 세로로 신경다발이 지나간다. 이를 척추관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 뼈가 노화되기 시작하면 뼈마디가 자라나므로 척추관이 좁아진다. 척추관이 좁아지면 가까운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생긴다.
많은 사람이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디스크라고 생각한다. 척추관 협착증과 허리디스크의 구별은 간단하다. 방바닥이나 침대바닥에 바로 누워서 무릎을 편 채 다리를 들어 올려본다. 이때 엉덩이부터 허벅지 뒤쪽, 장딴지 뒤쪽, 발등 또는 복사뼈가 당기면 디스크로 봐야 한다. 다리를 올리기 쉬우면 협착증에 가깝다.
또 디스크는 허리를 굽히면 통증을 느끼지만 협착증은 신경구멍이 넓어지므로 더 편하거나 통증이 별로 없다. 다만 허리를 바로 펴고 서서 걸을 때 불편하다. 이 때문에 디스크 환자는 탄력이 별로 없는 단단한 요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몸이 푹 빠지고 허리가 구부러지는 침대에서 엉덩이와 무릎을 구부린 채 잔다.
○ 나쁜 자세가 병을 키운다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나쁜 생활습관으로 인해 증세가 심해진다. 주부가 집안일을 하면서 바닥에 앉아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가 가장 좋지 않다. 이런 동작을 반복하면 척추관절이 밀리거나 두꺼워지는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일할 때는 되도록 의자에 앉거나 똑바로 서서 허리를 곧게 펴는 게 좋다.
또 체중이 늘어나면 척추뼈와 관절에 무리를 준다. 퇴행성변화를 가속시키고 증상이 악화되므로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걸을 때도 배를 너무 앞으로 내밀거나 허리를 굽히고 걷는 자세는 금물이다. 무게중심이 몸 앞쪽으로 약간 쏠리는 듯한 느낌으로 가슴을 활짝 펴서 자세를 잡고 천천히 걷도록 한다.
평소 반 윗몸일으키기가 도움이 된다. 똑바로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허리는 바닥에 대면서 골반을 약간 들어 올린 상태에서 윗몸을 반쯤만 일으킨 후 10초간 유지하다가 바로 눕는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한다. 또 두 손으로 무릎을 잡고 당기면서 윗몸이 반쯤 일어나 무릎과 가슴이 닿도록 하는 동작을 여러 번 되풀이한다. 똑바로 누워서 무릎을 세운 후 양다리를 교대로 폈다가 접는 동작 역시 도움이 된다.
걷기와 수영도 좋다. 수영은 물이 가슴까지 잠기는 곳에서 천천히 걷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쪽 손을 뒤로 올린 뒤 팔꿈치 부분을 반대쪽 손으로 잡은 자세로 걷는다. 걷기는 평지나 낮은 산에서 하루 30분 정도가 좋다.
초기엔 수술이 아니라 약물요법 물리치료 통증주사만으로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척추관이 심하게 좁아져서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을 느끼거나 척추뼈가 어긋난 증상이 함께 생기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방법이 다양하다. 피부를 작게 절개하는 최소침습 수술법, 척추 고정술, 척추 동적 고정술 등이 있다.
최근엔 척추 동적 고정술을 선호하는 편이다. 척추와 척추 사이를 고정시켜 움직일 수 없던 기존 고정술과 달리 동적 고정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은 제한하는 반면 정상적인 움직임은 가능하게 함으로써 허리를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조용준 교수팀은 2007년 5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동적 고정술을 받은 94명의 척추관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활동 장애지수와 통증지수를 조사했다. 연구결과 수술 전에 78.3이던 평균 신체활동 장애지수가 수술 후 14.5로, 수술 전 8.2이던 통증지수가 1.3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단, 척추뼈가 어긋나거나 불안정하고 디스크의 노화가 심하다면 일반적인 척추 고정술을 고려해야 한다.
뼈엉성증 가볍게 봤다가… 하나씩 주저앉는 척추 뼈《주부 조미숙 씨(67)는 최근 빨래를 널다 미끄러져서 허리를 삐었다. 조금 쉬면 회복되리라 생각했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병원에서는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압박골절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뼈엉성증 때문에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 골절이 생겼다는 얘기다. 골절은 65세 이상 폐경 여성의 50%가 경험한다. 이 중 절반은 척추 압박골절 진단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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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화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는 “노인 인구의 증가로 척추 압박골절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뼈엉성증은 초기엔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나가므로 골절이 발생한 이후에야 뼈엉성증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
건강한 사람은 보통 교통사고나 낙상사고와 같은 심한 외상이 있는 경우 척추 골절이 생긴다. 뼈엉성증이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뼈엉성증이 있는 노인은 살짝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가볍게 주저앉을 때에도 척추 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아무런 외부 충격이 없어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에 뼈엉성증이 잘 생긴다. 칼슘 흡수를 증가시키고 칼슘 저하를 방지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폐경으로 갑자기 감소하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활동력 감소, 영양 섭취 부족으로 뼈의 손실이 일어난다. 나이가 젊어도 칼슘 섭취 또는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가족 중 뼈엉성증 환자가 있는 경우, 흡연이나 과음을 중단하지 않거나 갑상샘 항진증과 같은 호르몬 관련 질환에 걸린 경우에 잘 생긴다. 커피를 많이 마셔도 골밀도가 떨어진다.
뼈엉성증은 오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병이다. 방치하면 척추 뼈가 자신의 체중을 이기지 못해 하나씩 주저앉는 압박골절이 생겨 등이 굽고 키가 줄어든다. 뼈엉성증에 따른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나중에 척추가 휘어지는 변형으로 ‘꼬부랑 허리’가 될 수 있다.
○ 압박골절 수술 다음 날 퇴원 가능
척추 압박골절은 수술로만 치료하지 않는다. 골절된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2주 정도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통증 주사요법, 보조기 치료를 통해서도 증세가 호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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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압박골절이 진행하거나,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의료진이 수술을 권유한다.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해도 수술에 들어간다. 압박골절된 척추 뼈에 의료용 특수 시멘트를 넣어주는 척추체 성형술이나 풍선 성형술을 시행한다. 국소 마취만 하고 아주 작은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 다음 날 걸어서 퇴원할 수 있다.
척추체 성형술과 풍선 성형술은 척추가 골절된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골절 정도가 비교적 적다면 골절된 척추에 의료용 시멘트를 바로 주입하는 척추체 성형술을 시행한다. 또 과도하게 주저앉은 척추 골절은 풍선을 이용해 척추 뼈를 편 다음 의료용 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체 풍선 성형술을 시행한다.
최근 척추체 성형술에는 골절된 척추 부위(척추체)에 직접 바늘을 넣어 시멘트를 주입하는 방법도 활용된다. 이럴 경우 바늘을 넣을 때 다소 위험할 수 있지만 흉추 부위도 치료할 수 있다.
골절된 척추에 골 괴사가 동반된 심한 압박골절이 생기면 신경조직 압박에 따라 팔 다리 마비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척추를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척추 고정술이 필요하다.
○ 골밀도 유지가 압박골절 예방책
척추 압박골절 자체를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단지 골밀도 검사를 자주 받으면서 뼈엉성증의 가능성을 빨리 발견해 골밀도가 더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특히 폐경 전후의 여성이나 원래 뼈가 가늘고 체격이 마른 사람,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는 사람, 질병으로 오래 누워 있던 사람, 부모가 뼈엉성증에 걸린 사람, 갑상샘 질환을 앓은 사람, 난소 제거수술을 받은 여성 등은 뼈엉성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이런 사람은 될 수 있으면 주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뼈엉성증 예방 5계명 ::
①칼슘을 충분히 섭취한다.
②가슴을 펴고 반듯하고 올바른 자세를 취한다.
③규칙적인 운동, 특히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한다.
④금연을 생활화한다.
⑤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