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치료에 쓰이는 면역항암치료 반응이 사람마다 다른 원인이 유전체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면역항암치료 효과를 높이는 다른 지표도 발견해 치료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호 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와 김상우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공동연구팀은 면역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특정 종류 대장암에서 실제로는 면역치료반응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밝혀내고 반응성 차이가 나는 원인도 새롭게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3세대 항암치료 기술로 꼽히는 면역항암치료는 암세포에 대해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체내 면역학적 공격력을 회복시켜 항암효과를 높이는 기술이다. 면역항암치료의 반응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로는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 쓰인다.
현미부수체란 인간의 전체 유전자 중 같은 염기가 반복된 부위로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 있으면 암세포 유전자 돌연변이가 매우 많아져 면역반응이 강하게 일어나는 만큼 면역항암치료 반응도 좋아진다고 본다. 그러나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 있어도 면역항암치료 효과가 나쁜 경우도 있는데 원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김정호 교수 연구팀은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대장암 조직 73례를 모아 분석한 결과 대장암의 면역반응 정도가 매우 다양하고 일부는 매우 낮은 면역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김상우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으로 분석한 결과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대장암의 특징으로 알려졌던 돌연변이 수가 면역반응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예상을 벗어난 결론인 셈이다.
연구팀은 점액성 같은 종양의 조직학적 유형과 종양유전자 KRAS의 돌연변이 여부, 세포증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경로 활성화가 면역반응에 더 중요한 것을 찾아냈다. 이를 토대로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대장암을 분류하고 치료표적이 될 수 있는 혈관신생 관련 분자와 CD200같은 면역관련 분자들도 찾아냈다.
김상우 교수는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양성 대장암의 면역반응 차이를 유전체 수준으로 밝힌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김정호 교수는 “임상적으로 활용되는 표지자의 한계를 알게 된 만큼 앞으로 찾아낸 복합 지표를 이용해 면역항암치료의 정확성을 높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암 면역치료 저널’에 13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