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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제1저자인 김인호 KAIST 신소재공학과 연구원(왼쪽)과 김상욱 교수. - 사진 제공 KAIST
원자 한 개 두께로 얇은 탄소 구조인 ‘그래핀’에 홍합에서 나온 생체 접착 물질을 적용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김인호 KAIST 신소재공학과 연구원과 김상욱 교수팀은 홍합이 물 속에서 바위 등에 몸을 부착시키는 데 쓰는 물질인 ‘폴리도파민’을 이용해 그래핀 층 사이의 접착력을 높이고, 이를 이용해 강하고 전기가 잘 통하는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4일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그래핀을 액체에 분사했을 때 액정(liquid crystal)을 이루는 새로운 현상을 밝혀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액정은 고체 특유의 성질인 결정(규칙적이고 반복적인 구조)성과 액체 특유의 유동성을 갖는 물질로, 물질의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된다. 연구팀은 이 그래픽 액정을 이용해 섬유를 만드는 값싼 공정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싸게 탄소셤유를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렇게 섬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마치 얇은 종이 귀퉁이가 구겨지듯, 그래핀 층이 접히는 현상이 생기고, 이 때문에 섬유 속에 빈 공간(공극)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포가 잘못 들어간 플라스틱처럼, 탄소섬유의 강도나 전기적 성질을 약화시키는 약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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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그래핀 섬유의 단면(왼쪽)과, 도파민을 이용해 두단계로 결함을 줄인 그래핀 섬유의 단면 전자현미경 사진(가운데, 오른쪽). - 사진 제공 KAIST
김 연구원팀은 홍합의 접착 물질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된 고분자인 폴리 도파민을 이용해 그래핀 층을 강하게 붙이는 방법을 떠올렸다. 종이가 여러 겹 겹쳐 있으면 귀퉁이가 잘 접히지 않는 것과 같다. 특히 도파민에 열을 가하면 그래핀과 비슷한 구조를 갖기에, ‘접착제’로 쓰기에 적합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공극이 발생하지 않은 강도 높은 탄소섬유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제작 과정에서 폴리도파민에 탄소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전달하는 성질도 향상되는 부수적 효과도 얻었다.
연구 총책임자인 김상욱 교수는 “그래핀 액정을 이용한 탄소섬유는 기술적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구조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복합섬유를 제조하거나 다양한 웨어러블 직물 기반 응용소자에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