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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리포트] 한국도 주목해야할 중국의 우주백서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지난 1월 28일 발간한 우주 정책·활동 관련 백서인 '2021년 중국의 우주' 신화/연합뉴스 제공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지난 5년간 중국이 우주 분야에서 이룬 성과와 향후 5년간 추진할 계획을 담은 백서를 지난달 28일 발간했다. 중국은 2000년부터 5년에 한 번씩 백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이번 백서 발간은 2000년, 2006년, 2011년, 2016년에 이어 다섯 번째다.

백서의 제목은 ‘2021년 중국의 우주’이며 약 A4 30장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중국 우주산업의 현주소를 고려하면 한번 정독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자료다. 백서는 “이 거대한 우주를 탐사하기 위해 우주산업을 개발하고, 중국을 우주 강대국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영원한 꿈이다”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인용구로 시작한다. 중국의 ‘우주 패권’을 향한 열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백서에서 우선 주목해야 할 내용은 중국의 발사체 개발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작년 역대 최다인 56회 로켓 발사를 시도했고 이 중 53회를 성공했다. 미국은 이보다 약간 적은 51회 발사를 시도했고 48회를 성공했다. 중국은 백서에서 “향후 5년간 발사체의 성능과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신화/연합뉴스 제공

이어 “로켓의 종류를 더욱 다양화하고, 차세대 유인우주선과 고출력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하며, 중대형 발사체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라고 했다. 발사체 다각화는 민간 발사체 기업들과의 공조를 통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개발한 차세대 발사체인 창정-8과 창정-7A와 더불어 민간에서 개발한 스마트 드래곤-1, 콰이쇼우-1, 하이퍼볼라-1, 세리스-1 등을 함께 언급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조달하는 우주 관련 제품과 서비스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한다는 내용도 있어 이러한 전망에 신빙성을 높여준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는데 이를 위해 “복합 사이클(combined cycle) 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라고 했다. 복합 사이클은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을 보내는 데 있어 로켓과 공기흡입 기관을 혼합 사용하는 방법으로 재사용 로켓을 만드는데 필요한 핵심기술 중 하나다. 백서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내용은 우주 공간 거버넌스(통치 시스템)에 대한 것이다. 우주의 상업화와 군사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는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법을 개정 또는 신설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021년 10월 16일 베이징 우주통제센터(BACC) 내 스크린에 비친 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할 선저우 13호는 이날 새벽 '창정(長征)-2F 야오(遼)-13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중국국가항천국 제공

백서에서 중국은 “외기권에 대한 국제규정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국제 이슈에 대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관련한 메커니즘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라고 했다. 구체적 관심사도 나열했는데 우주환경 거버넌스, 우주교통관리, 우주자원에 대한 개발과 활용, 지구에 가까이 있는 물체에 대한 모니터링과 대응 등이 포함됐다. 국제협력에 있어서는 중국과 그 우방국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의 협력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명확히 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보좌(serve)하는 방향으로 우주협력을 강화한다”라는 부분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특히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발도상국에 더 많은 우주협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 협조적이며 우주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만 기술적·재정적 여건이 되지 않아 우주개발을 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을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나라들은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 있는 국가들과 중국 사이에 우주협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자국이 개발한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더우를 이용해 튀니지,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남아공, 알제리, 태국 등 개발도상국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심우주 탐사선과의 통신을 위해 아르헨티나, 나미비아, 파키스탄과도 협력하고 있다.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4호'에서 분리된 탐사 로버 '옥토끼-2'가 달 뒷면에서 바퀴 자국을 남기며 이동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