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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4차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교육의 모습은?
4차 산업혁명은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의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WEF의 보고서 가운데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현재 7세 이하 어린이가 사회에 나가 직업을 선택할 때가 되면 65%는 지금은 없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뛰어난 인공지능을 지닌 기계가 현재 우리의 일자리를 다 뺏을 거라는 얘기겠죠.
이쯤되면 다소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로봇이 인간의 삶 전반을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앞으로 우리 아이들을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우리가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아이들이 기계와 함께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이번 회차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개혁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제78수의 교훈
몇 달 전으로 돌아가봅시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경기가 기억나십니까. 그 때 우리가 목격한 알파고는 분명 뛰어난 두뇌였습니다. 세상에 나온 모든 기보를 다 외우고 있었습니다. 이세돌 9단은 암기력으로는 도저히 알파고를 상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알파고로부터 이세돌은 한 번의 승리를 따냅니다. 이러한 일이 과연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제 78수 덕분이었습니다. 바둑계의 설명에 따르면, 제 78수는 기존 프로기사조차 상상하기 어려운 '창의적'인 한 수였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의 창의력 앞에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바둑 경기 속 단 한 번의 승리였지만 이 경기는 우리에게 묵직한 교훈은 줍니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암기형’이 아닌 ‘창의형’이라는 점이 그것입니다.
암기력으로 인간은 기계를 이길 수 없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암기력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습니다.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두뇌를 지닌 인공지능이 나타나서 입니다.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알파고만 하더라도 인간이 평생 공부를 해도 다 학습하지 못할 분량인 프로기사 기보 16만 개를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기술을 바탕으로 단 5주 만에 독파했습니다.
반면, 인간의 기억장치는 어떠할까요. 수많은 정보를 암기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정보의 입력은 선택적이고 출력은 상황에 따라 변합니다. 누가 더 오래, 누가 더 많이, 누가 더 빨리 기억을 하느냐를 기준으로 인간은 기계를 압도할 수가 없습니다. 암기력이 뛰어난 인재는 다가올 미래에 기계와의 대결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기억 장치는 기계가 인간의 것을 압도합니다.
바뀌는 세상, 여전한 교육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여전히 ‘암기형 인재’를 육성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데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육 방식이 암기에 의존을 합니다.
수능 시험을 예로 들어볼까요. 대표적 암기 과목인 사회와 과학 뿐만 아니라 수학과 영어 과목까지 모조리 외워야 합니다. 사시와 행시, 의사 고시 등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밤을 새워 몽땅 암기를 해야 가능합니다. 더 이상 암기라는 능력이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소용이 없는데, 여전히 우리 사회는 암기만 잘하는 인재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다보스 포럼은 4차 산업 혁명이 본격화 되면, 인간의 지식 노동 영역의 대부분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어떠십니까. 미래에 기계와 대결을 할 지금의 10대 그리고 미래의 후손을 위해 우리 또한 하루 빨리 교육 개혁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요?
암기 NO! 창의 YES!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는 것이 좋을까요? 전문가들은 교육개혁으로 바꿀 새로운 교육 시스템은 기존 지식을 외우는 ‘암기형 인재’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쪽으로 구성이 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은 기존의 지식들을 몽땅 흡수할 수 있는 기억장치는 갖췄지만,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사고 장치’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알파고의 모국인 영국은 이미 이러한 점을 고려해 무조건적인 암기 교육을 버리고 창의적 교육 시스템을 바꿨습니다. 수업 시간에 언제든 자유롭게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정해진 정답과 고정된 지식이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학생들이 새로운 의견을 내놓을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 준 것입니다. 창의성은 기본적으로 ‘왜?’라는 물음에서 시작이 됩니다. 우리의 새로운 교육 시스템도 이래야 하지 않을까요?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기억 장치 기능만 강조하면 절대로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세세한 기억은 인공지능과 기계에 맡겨두고, 우리는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어떨까요. 인간이 기억으로부터 자유를 찾는 순간, 우리의 생각은 새로운 영역으로 더욱 뻗어나갈 수가 있습니다. 인간의 진면목은 결코 기억 장치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도 과거의 암기력이 아닌 현대의 창의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은 올해 초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등 전문가 2천여 명이 모여 세계가 당면한 과제의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과학기술’ 분야가 주요 의제로 선택된 것은 포럼 창립 이래 최초였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산업 혁명의 역사를 짚어봐야 합니다.
1차 산업혁명: 증기기관
1784년 수력 증기기관을 활용하여 철도, 면사방적기와 같은 기계적 혁명을 불러일으킵니다.
오스트리아 최초의 증기 기관차
2차 산업혁명: 전기 동력 대량생산
1870년대부터 시작된 2차 산업혁명은 1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입니다. 공장에 전력이 공급되고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자동차 회사 포드의 ‘T형 포드’와 같이 조립 설비와 전기를 통한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합니다.
포드 사가 도입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3차 산업혁명: 컴퓨터 제어 자동화
컴퓨터를 이용한 생산자동화를 통해 대량생산이 진화합니다. 업무용 메인프레임 컴퓨터, 개인용 컴퓨터,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기술 시대가 개막하죠.
컴퓨터와 로봇 시스템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테슬라 자동차 조립 공장
3차 산업혁명의 주춧돌인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4차 산업혁명의 필요조건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과 연결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적인 소통이 가능해지고 개별적으로 발달한 각종 기술의 원활한 융합을 가능케 합니다. 정보통신기술과 제조업, 바이오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뤄지는 연결과 융합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사과워치, 우주기어가 유행이었죠. 이와 같은 스마트워치는 '하루에 잠은 얼마나 자는지' '밥은 무엇을 먹는지' 등 사람의 신체 활동 데이터를 축적합니다. 스마트워치는 데이터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냉장고, 전등, 텔레비전 등 다양한 기기들과 공유합니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특정한 패턴이 형성됩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합니다. 기업들은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특성에 맞는 물건들을 생산해 냅니다.
이처럼 4차 산업 혁명의 특징은 △초연결성 △초지능성 △예측 가능성입니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연결(초연결성). 초연결성으로 비롯된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일정한 패턴 파악(초지능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예측 가능성).
이와 같은 일련의 단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바로 4차 산업 혁명의 특징입니다.
4차 산업혁명 이미 시작됐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최우선의 가치였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소비자의 요구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 요구를 즉각적으로 제품에 반영하는 기업이 시장을 선도합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조작하는 IT 기업들은 제품개발을 지휘하고 제조회사는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시대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구글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시대 말이죠.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기술은 은 종전의 혁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범위가 넓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4차 산업 혁명의 본질 자체가 ‘융합과 연결’ 즉 어느 분야에 특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기 때문이죠.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각국 산업은 ‘파괴적 기술’에 의해 대대적인 재편을 맞을 것입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유전공학 등 기존의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정도의 위력을 가진 혁신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산업혁명은 승자와 패자를 명확히 구분한다는 겁니다. 1차 산업혁명은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고, 2,3차 산업혁명은 미국을 세계 최강의 패권 국가로 변모시켰습니다. 앞선 언급한 바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입니다. 멕켄지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인터넷, 자동화, 사물인터넷, 무인차, 전지, 신소재 등 4차 혁명의 모든 부분에서 선진국들의 독점 현상이 지속될 것이며, 제조업이나 정보통신기술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들은 상당히 고전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의 물결 속에서 우리나라는 정처 없이 표류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제조업과 정보통신 인프라가 갖춰져 있음에도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에서 도태돼있습니다. 여건은 마련돼 있지만, 이들을 ‘융합,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필수불가결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센서 등 핵심 기술과 기획설계 등 소프트파워는 선진국 대비 취약한 수준입니다. 스위스 금융그룹(UBS)에 따르면 4차 혁명 적응 순위에 한국을 25위입니다. 나라별 제조업 혁신도 독일은 83%, 한국은 36%입니다.
반면 선진국들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다시 한 번 재도약의 기회를 가지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이 강한 독일은 스마트, 디지털 공장으로 더욱 효율적이고 유연한 생산 공정을 가능케 하는 '21세기 초제조업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데이터센터 역할을 담당하는 클라우드가 발달한 미국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클라우드 모델을 로봇이 발전한 일본은 산업의 로봇화를 추진 중입니다.
이런 4차 혁명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올라타면 승자가 될 수 있지만, 낙오하면 일자리를 다른 국가나 기업에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재능과 기술을 가진 사람과 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창조하는 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만 그렇지 못한 개인과 기업은 도태될 것입니다.
“우편 마차는 여러 대 연결해도 결코 기차가 될 수 없다”
경제학자 요셉 슘페터가 약 1세기 전에 말한 혁신의 본질입니다. 마차를 개량해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도 그것은 근본적인 진화가 아닙니다.
누군가 4차 산업 혁명의 미래를 묻거든, 독일을 보게 하라
4차 산업 혁명의 물결은 제조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은 산업 전반의 생산∙관리 등 시스템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독일의 ‘Industry 4.0'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Industry 4.0’은 2011년부터 독일의 민·관·학이 제조업혁신을 목표로 내건 슬로건입니다.
우리는 독일 남부 인구 4만의 작은 도시 암베르크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5년 전 세계적인 전기·전자 기업인 지멘스는 암베르크에 부품 공장을 세웠습니다. 2015년, 생산 대수는 연 천2백만 개로 8배 이상 증가합니다. 부품의 종류도 5배가 증가한 천 종류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제품 백만 개당 결함도 5백 5십여 개에서 12개로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원은 천여 명 그대로입니다. 생산 설비가 추가된 것도 아니었지요. 그런데도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정답은 ‘연결과 융합’입니다. 바로 4차 산업 혁명이지요
암베르크 공장은 부품 제조업체, 조립공장, 물류에서 판매회사까지 다양한 현장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공장 내 생산 장비와 부품 등 모든 사물들이 인터넷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생산 설비 시설 곳곳에 IC태크나 바코드 정보를 해독하는 센서가 붙어있습니다. 제품에도 IC태그와 바코드 정보가 붙어있죠. 센서를 갖춘 설비들은 제품의 정보들을 판독합니다. '제품들은 어디에 있는지?' '손상은 없는지?'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제어합니다.
기계들은 서로 정보를 끊임없이 주고받습니다. 따라서 기계들은 재고량에 따라 생산량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사람 없이도 생산라인을 스스로 재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쏘나타를 생산해 오던 공장에 도요타 캠리 생산 주문이 들어오더라도, 부품만 있다면 생산라인은 자동으로 조립 순서나 부품을 바꿔 캠리를 생산합니다. 기존에 생산라인을 재편하기 위해서 최소 수십 일이 소요됐지만, 이제 24시간 이내 생산라인을 재편할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 교환되는 정보의 속도나 양은 사람이 할 경우와 비교하면 수백, 수천 배 더 빠릅니다. 사람의 도움 없이 기계 스스로 다양한 제품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 이유죠.
생산라인이 수시로 재편될 수 있다는 말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가 실시간으로 공장에 전달되고, 그에 따른 생산 라인 재편이 순식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카탈로그에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엔진의 종류나 색상 등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자동차를 만들기 직전까지 말이죠. 4차 산업혁명 다양성과 신속성을 무기로 단일제품의 대량생산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있습니다.
패러다임의 대변화입니다. 이를 통해 생산에서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독일의 암베르크 공장 사례처럼 창의적인 기술개발과 기술혁신은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입니다. 이는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도전해오는 신흥국과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