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 불닭게티, 신나사끼, 오구리…’ 두 가지 서로 다른 맛의 라면을 섞어 새 맛을 내는 ‘섞어라면’의 대표작들이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 불닭게티는 불닭볶음면과 짜파게티를 섞었다. 또 신나사끼는 신라면과 나가사끼짬뽕을, 오구리는 오징어짬뽕과 너구리의 조합을 말한다. 일종의 ‘하이브리드(Hybrid)’ 요리인 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북의 모습
최근 노트북 업계에서도 한 제품에 두 가지 기능을 갖춘 ‘투인원(2in1)’ 제품이 유행하고 있다. 투인원 제품은 업무를 처리할 때는 노트북으로 활용하고, 이동하거나 쉴 때는 태블릿PC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출시한 투인원 PC ‘갤럭시북’을 2주간 사용해봤다.
◆ 윈도 호환성 ‘매력적’…의외의 키감에 놀라
삼성전자는 올해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북을 처음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10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일반 PC를 사용하는 것과 방법이 똑같다. 윈도 기반 태블릿의 가장 큰 강점은 윈도 PC 프로그램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PC에서 하던 스타크래프트 프로그램을 태블릿에도 설치해 즐길 수 있다. 갤럭시북은 외형적으로는 태블릿에 더 가깝지만, 스탠드형 키보드가 더해져 노트북처럼 쓸 수 있다.
갤럭시북을 태블릿 모드로 활용하고 있는 장면
많은 사람이 업무용 PC로 태블릿 대신 노트북을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키감(key-感)’ 때문이다. 기자는 여러 종류의 태블릿을 사용해 봤는데, 대부분 키보드의 반응이 느리고 손가락이 불편했다.
갤럭시북의 특장점은 바로 키감이다. 이 제품의 블루투스 키보드는 노트북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키감을 제공한다. 우선, 갤럭시북의 키보드커버는 키(key)가 분리된 아일랜드(island) 형태다. 백라이트를 지원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타이핑할 수 있다. 기자 작성용으로도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큼 키감이 좋았다.
갤럭시북 키보드 커버와 S펜의 모습
갤럭시북의 경우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투인원 PC의 경우 대개 키보드 일체형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장시간 사용하면 고개를 숙인 탓에 목이 아프다. 하지만 갤럭시북의 키보드는 책상에, 갤럭시북의 태블릿은 노트북 스탠드나 책 위에 올려두면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된다. 때로는 태블 릿과 키보드가 멀리 떨어진 채로 키보드를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북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본체 각도를 조절해가며 3단계(40도·53도·60도)로 조절할 수 있다. 갤럭시북을 활용하는 모드는 크게 3가지다. 키보드를 함께 사용하는 ‘PC 모드’, S펜 사용 시 적합한 ‘노트 모드’, 그림 작업을 할 때 편리한 ‘이젤 모드’ 등이다.
◆ 갤럭시북, 4K 화질에 4096필압의 S펜…디지털 캔버스로 변신
갤럭시북의 또 다른 매력은 디스플레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저력이 엿보인다. 갤럭시북은 4K(3840x2160) 영상을 재생, 감상할 수 있으며, 하이다이나믹레인지(HDR·명암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람의 눈과 유사하게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여주는 기술) 영상도 지원한다.
갤럭시북은 투인원 PC이면서 S펜이 기본으로 제공, 활용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별도 충전이 필요 없는 S펜은 펜촉 지름이 0.7㎜에 불과하고 4096단계의 필압(筆壓)을 인식, 세밀한 표현도 가능했다. 기울기에 따라 선 굵기가 달라져 포토샵 등 윈도우 기반 프로그램에서의 전문 작업도 할 수 있었다. 실제 제품을 리뷰하면서 문서 작성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재미에 빠질 정도로 갤럭시북은 훌륭한 지털 캔버스 도구였다.
갤럭시북 터치패드(왼쪽), 갤럭시북을 캔버스로 활용하는 모습(오른쪽)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는 ‘삼성 플로우(Samsung Flow)’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갤럭시북과 연동시킬 수 있다. 지문 등 생체 인식으로 안전하게 로그인하거나 기기 간 파일을 주고받기도 쉽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카카오톡 등으로 교환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삼성 플로우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에서 본 이미지를 갤럭시북으로 전송하는 모습
스마트폰에서 지문을 인식하면 연동된 태블릿의 잠금이 해제되고 태블릿 이용 도중 스마트폰으로 오는 알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답장할 수 있다. 삼성 플로우 안에서 스마트폰을 모바일 핫스팟으로 전환하는 것도 간편하다.
특히 윈도 기반 투인원 제품 중 처음으로 롱텀에볼루션(LTE) Cat.6(300Mbps)를 지원해 와이파이존을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된다.
갤럭시북 10.6에는 인텔코어 m3 프로세서 등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갤럭시북 12에 경우 인텔코어 i5 프로세서가 적용됐다.
갤럭시 북은 고속충전 기능을 지원한다. 완전히 충전하면 1회 충전으로 최대 10.5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충전과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른 USB 타입C 포트를 장착해 단자 위아래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갤럭시북 가격은 10.6인치 와이파이 모델이 79만9000원이다. LTE모델은 89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