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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찰칵→출력"…휴대용 포토프린터 4종

구슬이 서 말이라도 엮어야 보배이다. 사진 3천장도 뽑아야 제맛 아니겠는가.

지난번에 손쉽게 스마트폰 사진을 사진첩으로 만들어주는 앱 몇 가지를 써봤다. 하지만 사진첩 제작을 맡기면 며칠 동안 배송을 기다려야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어 답답했다. 친구와 찍은 사진을 그자리에서 바로 뽑아 나눠가지면 더 좋지 않을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뽑아주는 휴대용 포토프린터가 이미 많이 나와 있었다. 이 가운데 각자 색깔이 분명한 제품 4개를 비교해 봤다. LG전자 '포켓포토2', 후지필름 '인스탁스 쉐어 SP-1', 폴라로이드 'Z2300', 캐논 '셀피 CP910'다.

LG전자 '포켓포토2'


LG전자 포켓포토2는 전작 포켓포토에 이어 LG전자가 내놓은 휴대용 포토프린터다. 잉크 없이 사진을 인화하는 ZINK 방식 종이를 써서 따로 잉크를 넣을 일이 없다.
스마트폰과 연결할 때 와이파이를 쓰는 다른 제품과 달리 포켓포토2는 블루투스를 쓴다. 덕분에 무선인터넷 연결을 끊지 않고도 사진을 뽑을 수 있어 편하다.
크기는 네 제품 가운데 가장 작다. 크기는 '아이폰5S'와 비슷하고 두께는 2.5배 정도(76×126×20mm, 너비×높이×두께)다. 웬만한 남성용 지갑보다 작았다. 무게는 221g이다. 가방에 간편하게 넣고 다니기 안성맞춤이다. 한 번 충전하면 30장까지 뽑을 수 있다.

LG전자 포켓포토2 사진 출력 영상 보기


포켓포토2로 사진을 뽑으려면 스마트폰에 포켓포토 전용 응용프로그램(앱) ‘LG포켓포토’를 설치해야 한다.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공짜로 내려받을 수 있다.
후지필름 인스탁스 쉐어 SP-1
후지필름 인스탁스 쉐어 SP-1은 후지 인스탁스 카메라용 필름에 스마트폰 사진을 뽑아주는 휴대용 포토프린터다. 다양한 필름을 팔고 있어 사진에 어울리는 필름을 모양을 찾아 쓰는 즐거움도 있다.
인스탁스 쉐어는 사용자가 쓰기 편하게 곳곳에 배려해 뒀다. 프린터 앞쪽 LED로 프린터 안에 필름이 몇 장 남았는지를 표시해준다. 1장씩 사진을 뽑으면 LED 불이 하나씩 꺼진다. 또 오른쪽 옆구리에 '재인쇄' 단추가 있어서 방금 뽑은 사진을 또 전송할 필요 없이 몇 장씩 더 출력할 수 있다. 같은 사진을 여러 장 뽑아 나눠 갖기 편하다.
다만 재인쇄 단추 위치는 조금 아쉽다. 재인쇄 단추가 익스탁스 쉐어를 옮길 때 손에 닿기 쉬운 곳에 있어서 뜻하지 않게 같은 사진을 또 뽑는 경우가 몇 번 생겼다.
크기는 조금 큰 편이다. 가로·세로로 '아이폰5S' 높이 정도고 두께는 아이폰 5배 정도(101.6×122.5×42mm, 너비×높이×두께)다. 보통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비슷한 크기다. 다소 부담스럽지만 가방에 넣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부피에 비해 무게는 가벼운 편이다. 배터리와 필름을 뺀 본체만 253g, 배터리와 필름을 넣고도 한 손으로 들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다.


후지 인스탁스 쉐어 SP-1 사진 출력 영상 보기


배터리는 CR2/DL CR2 리튬 배터리 2개가 들어간다. 후지필름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한 번 배터리를 바꾸면 사진을 100장 정도 뽑을 수 있다. 사진을 뽑을 때는 인스탁스 쉐어가 내보내는 와이파이 신호를 스마트폰에서 잡아 연결해야 한다.
인스탁스 쉐어로 사진을 뽑으려면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전용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앱은 무료다.

캐논 셀피 CP910



캐논 셀피 CP910은 사진 인화에 특화된 소형 포토프린터다. '휴대용 포토프린터’라기보다 ‘휴대 가능한' 포토프린터에 가깝다. 따로 파는 배터리팩과 충전기 어탭터를 쓰면 엽서 크기(4×6인치, 100×148mm) 사진을 36장 뽑을 수 있지만 대중교통을 타면서 들고다니기엔 적잖이 품이 들었다. 리뷰할 때는 일반적인 유선 어댑터를 꽂아 썼다.
셀피 CP910은 사진 출력용지와 잉크를 한 묶음으로 판다. 인쇄에 쓰이는 원색인 CMYK 각 색을 필름으로 한 층씩 덧씌워 색을 표현한다. 기본적으로 엽서 크기 용지를 사용할 때 쓰는 카세트가 포함돼 있고, 카드 크기(54×86mm) 등 크기가 다른 용지를 쓰려면 따로 파는 카세트를 사야 한다.
사진을 크게 뽑을 수 있는 만큼 크기도 크다. 비교 제품인 포켓포토2보다 4배 넘게 크다. 178×127×60mm(너비×높이×두께)다. 단행본 책 3권 정도를 쌓은 크기와 비슷하다. 무게는 810g, 어댑터까지 들고 다니면 1kg에 육박한다. 들고다니기엔 아무래도 버겁다.

캐논 셀피 CP910 사진 출력 영상 보기


그렇지만 포토프린터로서 성능은 가장 강력하다. 화질도 훌륭하고 색도 가장 기대한 바에 가깝게 구현해낸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USB 메모리나 SD카드에 담긴 사진도 컬러 LCD창으로 보며 뽑을 수 있다. 컴퓨터와 연결하는 것도 물론 문제없다. 애플 기기에 에어프린터로 연결해서 간편하게 사진을 출력하는 것도 된다. 스마트폰과 연결할 때는 와이파이를 쓴다.
스마트폰에서 셀피 CP910으로 바로 사진을 뽑으려면 '캐논 이지 포토프린트’ 앱을 깔아야 한다.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폴라로이드 Z2300

폴라로이드 Z2300은 포토프린터는 아니다. 디지털 폴라로이드 카메라라고 불러야 맞겠다. 굳이 리뷰 대상에 포함한 까닭은 폴라로이드코리아가 휴대용 포토프린터 제품인 폴라로이드 GL10을 국내에서 곧 단종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구할 수 없는 제품을 소개하기 보다는 조금 방향이 어긋나더라도 쓸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앞서 얘기했듯, 폴라로이드 Z2300은 디지털 폴라로이드 카메라다. 일반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찍는 대로 사진이 나오지만, Z2300은 디지털 카메라이기 때문에 찍은 사진을 먼저 확인하고 인쇄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간단한 보정도 할 수 있다. 물론 사진은 카메라 본체에서 바로 뽑힌다.
사진은 SD카드에 저장된다. 뒤집어 말하면, 다른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더라도 SD카드를 폴라로이드 Z2300에 옮겨 넣기만 하면 Z2300에서 바로 뽑아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본격적인 디지털 카메라로 보기엔 한계가 많다. 일단 초점을 사용자가 맞출 수 없다. 원경과 근경 두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만 있다. 반셔터 기능도 없기 때문에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찍듯 사진을 찍어야 한다. 카메라 뒷면에 3인치 크기 LCD 화면이 있지만 구도와 초점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쓸모 있다. 23만화소라고 하는데 출력한 사진보다 LCD로 본 모습이 더 볼품없다. 화면에 나타나는 색도 출력한 사진과 많이 다르다.
사진은 최대 1천만화소(3648×2736픽셀)까지 찍을 수 있다. HD해상도(1280×720, 초당 30프레임) 영상 촬영도 된다. 32MB 메모리를 내장해서 몇 장 정도는 SD카드 없이도 찍어볼 수 있다. SD카드는 32GB까지 쓸 수 있다. 내장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뒤 한나절 정도 사진 찍고 뽑아봤는데 배터리는 반 정도만 닳았다.
크기는 포켓포토2와 비슷하다. 118×76×34.6mm(너비×높이×두께)다. 일반 똑딱이 카메라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뺀 무게는 264g다. 모두 포함해도 무겁다는 생각은 안 든다. 인화지도 포켓포토와 같은 ZINK 용지를 쓴다.

색 왜곡 않는 포켓포토2, 느낌 다른 인스탁스 쉐어와 폴라로이드 Z2300

친구에게 품평을 부탁했다. 평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친구였다. IT와 그리 친하지 않지만 이런 제품에 관심이 있는 일반 소비자 시점에서 평가해 줄 수 있으리라 보고 그에게 도움을 구했다. 리뷰용 제품 4대를 1시간 정도 써보도록 하고 어떻냐고 물어봤다. 기기를 만지는 데 능하지 않지만 네 제품을 쓰는 데 크게 불편해하지는 않았다. 앱을 설치하거나 블루투스 또는 와이파이로 프린터와 연결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포켓포토2는 내 돈으로 사고 싶다”라고 말했다.
친구는 사진을 빨리 볼 수 있는 점을 포켓포토2가 가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ZINK 용지를 쓰는 LG 포켓포토2와 폴라로이드 Z2300은 인쇄가 끝나자 마자 사진을 볼 수 있다. 인스탁스 필름을 쓰는 후지 인스탁스 쉐어는 사진이 나오는 데는 10여초 밖에 안 걸리지만 사진이 제대로 나타나기까지 2~3분을 기다려야 한다. 캐논 셀피 CP910와 포켓포토2는 출력 자체가 1분 넘게 걸렸다.

휴대용 포토프린터 4종 출력 속도 비교 영상.

모두 편집 없이 통으로 찍은 영상이다. 후지 인스탁스 쉐어는 사진이 제대로 보이기까지 너무 오래 걸려 중간에 편집했다.

포켓포토2가 휴대용 포토프린터로 쓰기에 가장 적당해 보였다. 친구는 포켓포토2로 뽑은 사진이 "가장 원본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색 왜곡이 적었기 때문이다. 후지 인스탁스 쉐어는 사진을 원본보다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피부 잡티가 안 보이게 디테일을 적당히 뭉개고 중간톤을 밝게 끌어올린다. 일부러 보정하지 않아도 사진에 ‘뽀사시’ 효과를 넣어주는 셈이다. 인물 사진을 뽑을 때는 좋을 수도 있지만, 예상치 않게 허여멀건 사진을 받는 걸 원치 않는 이에겐 단점이기도 하다.

폴라로이드 Z2300은 색을 ‘폴라로이드스럽게’ 왜곡한다. 카페 같이 노란 조명 밑에서 찍은 사진은 더 누렇게, 숲 속에서 찍은 사진은 더 녹색으로 뽑는 식이다. 폴라로이드 느낌을 알아서 살려준다는 점은 장점일 수 있으나, 기대한 대로 출력물을 받아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폴라로이드 Z2300 사진 출력 영상 보기


사진 화질면에서는 단연 캐논 셀피 CP910이 압도적이다. 가장 색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화질도 다른 세 제품보다 좋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친구는 셀피로 뽑는 사진이 ‘너무 크다’며 부담스럽다고 했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엽서 크기(4×6인치) 용지를 써서 다른 제품에 비해 사진이 서너배 크게 나왔기 때문이다. ZINK 용지를 쓰는 LG포켓포토2와 폴라로이드 Z2300은 명함보다 약간 큰 2×3인치 크기로 사진이 나온다. 후지 인스탁스 쉐어는 필름 자체는 ZINK보다 약간 크지만 사진 크기는 조금 작다. 세 제품 모두 사진을 지갑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출력해준다. 반면 셀피는 작은 액정으로 보던 사진을 화면보다 몇 배 크게 뽑아주니 어색할 만도 하다. 하지만 이 얘기를 뒤집어 보면, 제대로 사진을 출력할 생각이라면 캐논 셀피 CP910을 선택하는 쪽이 낫겠다는 말도 되겠다.

가격은 포켓포토2, 인스탁스 쉐어는 너무 비싸

가격도 사진을 뽑을 때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사진 한 장 뽑는데 몇천원씩 든다면 사진을 출력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가격을 봐도 LG전자 포켓포토2가 다른 휴대용 포토프린터보다 낫다. 오픈마켓 기준으로 본체는 13~15만원 정도다. 전용지 30장은 2만원이다. 1장당 670원 꼴이다. 똑같이 ZINK 방식 용지를 쓰는 폴라로이드코리아 Z2300은 본체만 24만원, 50장들이 전용지가 3만8500원이다. 1장당 770원이다. 인스탁스 필름을 쓰는 후지 인스탁스 쉐어 SP-1가 가장 비싸다. 본체는 23만원, 필름 10장이 1만5천원 정도다. 1장에 1500원(공식 웹사이트 가격 기준)인 셈이다. 캐논 셀피 CP910은 엽서 크기 전용지 36장과 필름 묶음이 2만원이다. 1장당 550원 정도다. 본체는 15만원 정도다.

▲왼쪽부터 LG전자 포켓포토2, 캐논 셀피 CP910, 후지 인스탁스 쉐어 SP-1으로 뽑은 사진이다. 같은 파일을 뽑았지만 느낌이 약간씩 다르다. 출력한 사진을 다시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에 왜곡이 있다. 크기와 색감 차이를 확인하는 정도로만 봐주시길 바란다.

휴대용 포토프린터 활용 팁

1. 원본 사진을 뽑아라
사진을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메신저 또는 MMS로 주고 받으면 전달 과정에서 화질이 많이 낮아진다. 파일 자체가 작아지면 출력물 화질도 나빠지기 마련이다. 가장 좋은 사진을 얻으려면 원본 사진을 바로 뽑자. 스마트폰을 프린터에 연결하는 게 어렵지 않으니 각자 뽑고 싶은 사진을 골라 출력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겠다. 부득이 사진을 전달받아 출력해야 한다면 사진을 e메일로 보내달라고 하자. 번거롭지만 e메일로 받은 사진을 내 폰에 저장하고 출력하면 해상도가 낮아지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2. 원본 비율을 유지하고 싶으면 '테두리'를 남겨라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은 인쇄용 규격이 아니다. 그래서 포토프린터로 출력하다보면 위아래나 좌우가 잘려나간다. 이게 싫다면 사진에 '테두리'를 남겨라. 그럼 프린터가 용지 크기에 맞춰 사진 크기를 줄여서 뽑아준다. 마치 액자에 넣은 것처럼 흰 테두리가 사방에 남으면 이걸 칼로 잘라내면 된다.
3. 종이(필름)는 넉넉히
휴대용 포토프린터를 사는 목적은 주변 사람과 사진을 나눠갖고픈 마음이 가장 크지 않을까. 그러려면 사진을 많이 찍고 뽑아봐야 한다. 친구에게 '필름 몇 장 남았다'며 인색한 티를 내기 싫다면 종이를 넉넉히 준비해 맘껏 뽑아보게 하자. 사진을 나눠가지며 추억도 곱절 커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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