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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박근혜

박근혜 충격적인 정체 출처: 핫게

세월호 인신공양(인신제사) 음모론 (Feat. 박근혜, 최순실, 최태민, 유병언, 구원파, 국정원...)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사고당시의 상황들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갖가지 추측들이 난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세월호의 항해에서부터 침몰까지의 과정, 그리고 구조작업과 사후조치까지 너무나 비상식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 매우 마이너한 의견 가운데 "인신공양" 혹은 "인신제사" 음모론이 있었습니다.

당시의 음모론은 글로벌리스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다시말해 음모론의 메인스트림인 "NWO(뉴 월드 오더)", "일루미나티", "엘리트" 같은 선상에서 바라본 것이었지요. 그런데 최근 한국정부를 쥐고 흔든 것이 알고보니 "영생교"라는 사이비 종교세력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신공양" 음모론이 새로운 단서들과 퍼즐처럼 연결되어 재등장 했습니다.

이것은 불확실한 추정에 의한 음모론임을 밝히며, 여러 자료들의 짜집기임을 밝힙니다.
그럼 본론 들어갑니다.

1. 대통령 위에 무당이 있음

2. 세월호 선원은 대다수가 구원파


3. 구조작업을 총괄 지휘한 경찰도 구원파 신도


4. 박근혜 7시간 잠수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음)


5. 해경이 구조는 안하고 사람 숫자부터 셈


6. 5월은 최태민이 죽은 날


7. 최태민은 5월에 죽었지만 7월에 사망신고


8. 국정원과 만난 세월호 선원의 다이어리에 소름끼치고도 무서운 세타의 경고라 적혀 있음 (세타는 헬라어로 하나님을 뜻하고, 사이비의 경우 교주 본인을 뜻하기도 함)


9. 연설에 어린 학생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한다고 순실이가 연설문 수정해서 줌


10. 최태민 사망 20주기 천도제를 4월16일에 한 것, 그리고 희생된 사람들...


최태민을 위해 아이들 300명을 제물로 삼고 7시간 동안 굿판을 벌인 것인가?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이 2012년에 중고로 도입하여 선미쪽에 증축·개조 작업을 거친 후 2013년 3월부터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하였다.

세월호는 박근혜 당선 후 국정운영을 시작한 직후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됨.

세월호의 이름은 "세상(世)을 초월(越)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세상을 초월한다는 뜻은 구원파의 교리를 담고 있다.

세상을 초월한다는 것은 부활을 뜻하며, 구원파는 사이비 기독교 중 침례교(baptism) 계열, 침례교는 온 몸을 물 속에 담궈야 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침례'를 주장함. 즉 온 몸을 완전히 물에 담궈야 세상을 초월한 부활을 가져올 수 있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많은 기관사들이 구원파 전 현직 신도.(전직 신도라는 것도 조작일 수 있음)

구원파는 그 본부인 禽獸원의 이름과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 비신도는 인간이 아닌 금수(짐승) 취급함. 실제로 유병언은 설교 때 비신도자를 개나 개구리에 비유하였었음. 그래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수장시켜 죽이고도, 자신의 입장에서는 사람을 죽인게 아니기에 난로 앞에서 떳떳히 양심의 가책 없이 돈 말리기가 가능했던 것임.

세월호의 침몰일은, 사이비기독교에서의 부활주일인 4월 16일.
그리고 국정원의 세월호 개입 의혹(이건 의혹임)


동서양의 샤머니즘에 기반한 인신공양은 항상 300, 3000등 숫자를 매우 중요시함.

심청의 공양미 300석 공양.(고전 해석에 따라서는 심청의 희생 대신, 쌀 한가마니보다 싼 거지 300명을 바다에 공양했다는 설도 있다)


스파르타의 최후 전사 300명 공양.


카르타고의 아기 공양 300명(전투에서 패할 때마다 아기 300명을 공양)


백제의 의자왕과 3000 궁녀 (추후 백제의 부활과 의자왕의 환생을 목적으로 함)


진시황의 불로초 원정대 3000명(남녀 아동들로 구성) 불로초 원정에 실패하자, 3000명을 진시황 자신의 장수를 위해 바다에 수장함.


심청의 공양미 300석, 진시황의 불로초 원정대 3000명 모두 조류가 강한 곳을 찾아 들어가서 수장함. 의자왕의 경우는 강의 물살이 센 부분에서... 그래야 신에게 제대로 바쳐질 수 있을거라 믿었기 때문



박근혜 - 유병언 - 최태민은 구국봉사단을 같이 운영했기 때문에 서로 모를 수가 없다.

최태민이 박근혜에게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를 일찍 여읜 박근혜의 상실감을,
박근혜 어머니의 성대모사를 통해, 마치 빙의 한 듯 연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며, 이는 최순실도 마찬가지였음.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도 성대모사 능력이 뛰어났었으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추정됨.

항상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른 죽음을 마음아파하던, 박근혜를 위해 신령제도 있으니, 굿판(희생제) 한 번쯤은 있을 법하고, 그를 위해 300명 수장 정도는 지금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가능하고도 남음.


최순실 본인도 8선녀에 속한다는 것을 보면, 8선녀는 아마 최태민이나 유병언 같은 특정 사이비 종교 교주의 8명의 첩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큼.
 

최순실도 최태민 첩의 딸이나, 사이비 종교 특성상 어머니의 대를 이어 최태민의 첩으로 있었을 수도 있다.

팔선녀는 아무래도 최태민의 첩 혹은 첩의 딸이 다시 첩이 되어 8명의 첩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최태민의 권력으로 결혼하거나, 부자가 되었거나....


최태민의 사이비 종교는 '영생교', '영생교'의 교주로서 영생했어야 했는데, 1994년 사망.

하지만 다시 부활하면 '영생교'의 교주로서 영생을 누릴 수 있는 것.

8선녀가 목욕재계하고, 제물을 바치고 제사를 드리면, 교주가 부활하여 8선녀와 함께 극락으로 간다.


무서운 점은 최태민의 사망 20주년이 2014년 5월초였다는 것이다. (사망은 1994년 5월 초)


그런데 대통령이 세월호 담화문을 발표한 시점은 사건 발생 34일 후인, 2014년 5월말. 많은 비난과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늦은 담화문.


그 담화문 속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라는 표현...


'고귀한 희생'이라는 것은 어떠한 목적의식을 위해 희생되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현실.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이라는 표현도 기괴함.


'다시 태어난다' 는 말은 부활의 의미이고, '대한민국에 대해 지리멸멸히도 생각지 않는 무뇌 대통령에게 대한민국=부모와 동일시 되는 표현임'

말을 좀 더 붙이면, 어린 학생들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자신의 부모)가 다시 태어나는(부활하는) 계기로 만드시 만들겠습니다. 가 됨.


-이상 주갤펌








1)  사고 하루 전,  남재준 국정원장의 간첩조작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가 있었음

증거조작... 사의.. 남재준 국정원장 사과만?
결과 '남재준' 박근혜... 사표 수리를 끝으로 간첩 조작 사건을 마무리 시키는 분위기 입니다. 사의를 표명한 서차장은 "이번 사건에...
-2014.04.15, MBN

증거조작... 마무리.. 남재준 국정원장은?

남재준 국정원장은... 사표 수리를 끝으로 간첩 조작 사건을 마무리 시키는 분위기 입니다. 사의를 표명한 서차장은 "이번 사건에 도의...
-2014.04.15, MBN

증거조작 수사 결과, 남재준 국정원장 사과만?

마무리했다. 특히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처분했다.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 사건 수사 또는 공소유지를 담당한 검사 2명...
-2014.04.15, MBN

[간첩 증거조작 사건 수사... 남재준 원장, 이번엔 부하 뒤에 숨었다]

있는 남재준 국정원장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증거조작을 사전에는 몰랐다 해도 불거진 이후에는 국정원의 거짓 해명과 책...

2)  사고 하루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원으로 임명함
국가안전보장회의는 국가의 [ 재난위기상황관리팀장 ]을 맡게 되어 있음 ( 제 20조 )

청와대 비서실장, 국가안전보장회의도 출석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위원에... 따라 김기춘 비서실장이 NSC에 출석하게 됐다. 정부는 15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2014.04.15, 경향신문

청와대 비서실장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상임위원으로 추가
대통령이 의장인 NSC의 위임에 의해 국가안정보장과 관련되는 대외정책/군사정책... 개정에 따라 김기춘 비서실장은...
2014.04.15, 세계일보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상임위원으로 추가
있는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위원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추가된다... 규정 개정에 따라 김기춘 비서실장은...
2014.04.15, 메트로신문

NSC상임위원에 대통령 비서실장 추가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원회 위원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추가됩니다... 개정에 따라 김기춘 비서실장은...
2014.04.15, KBS

3)  사고 하루 전,  선장 대신 1등항해사가 선장노릇을 해도 되도록 법이 개정됨

선원법 시행령

[시행 2014.04.15] [대통령령 제25310호, 2014.04.15, 일부개정]

[상세정보확인]http://www.law.go.kr/법령/선원법%20시행령



◇개정이유

선원의 근로기준과 생활기준 보장에 필요한 국제적인 기준을 규정한 「2006 해사노동협약」의 이행을 위하여 선박 조리사의 자격에 관한 사항, 선원의 선내 불만 처리절차 및 외국선박에 대한 점검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선원송환보험가입 대상자를 확대하여 선원의 송환에 관한 권리를 강화하며, 예선(曳船)의 항해당직 부원(部員)의 자격규제를 폐지하여 예선업과 관련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임.


◇주요내용

가. 선원에서 제외되는 사람의 범위(제2조 신설)

「2006 해사노동협약」및「선원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선원의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선박에서 근로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용된 사람 중 선박검사원, 선박수리를 위하여 승선하는 기술자 및 작업원, 도선사, 항만노동자, 실습선원 등을 선원의 범위에서 제외하도록 함.

나. 선장의 조종 지휘를 대행할 수 있는 직원의 범위(제3조의6 신설)

선박이 항구를 출입하는 등 선박에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을 때 선장은 선박의 조종을 직접 지휘하여야 하나, 선장의 휴식 기간에는 1등항해사, 운항장 등이 선장의 조종지휘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하여 선장의 휴시 시간을 보장함과 동시에 선장의 휴식시간 중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도록 함.

4) 사고 하루 전, 단원고와 계약된 선박이 오하나마호에서 세월호로 바뀜

【단독】단원고 제주행 선박 "오하마나호→세월호로 바뀌었다"
수학여행 일정표에는 '15일 6시20분 오하마나호 승선'단원고·여행사 "말해 줄 수 없다, 청해진 해운에 문의하라"

경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제주 수학여행에서 당초 승선하기로 했던 선박은 '세월호'가 아닌 '오하마나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뉴스1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단원고는 지난해 7월 2014학년도 수학여행 위탁용역 입찰공고를 내 학생들을 수송할 제주행 선박으로 '오하마나호'를 제안했다.

학교 측이 제주행 선박으로 '오하마나호'를 제안한 문건 내용은 '단원고 2학년 수학여행 일정표'에 나와 있다.

일정표에는 15일 오후 4시30분 학교출발(인천여객터미널 향발), 5시30분 인천여객터미널 도착, '6시20분 오하마나호 승선'이라고 적혀 있었다.


【인천=뉴시스】최태용 기자 = 전남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선장 이모(69)씨는 정식 자격을 갖춘 세월호 '교대선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인천해양항만청은 이씨가 30여 년 경력의 베테랑이자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정식 선장으로 '인천~제주'간 여객선 세월호와 오하마나호를 운항하는 세 선장 중 한명이라고 밝혔다.

청해진해운은 사고 여객선 세월호를 화·목요일, 오하나마호를 월·수·금요일 각각 운항하며 한명씩 담당선장을 두고 있다. 이 선장은 두 담당 선장이 휴가 등으로 부재할 경우 교대로 선박을 운항한다.

인천항만청 관계자는 "이 선장은 세월호 전에 오하나마호를 오랫동안 운항했기 때문에 항로를 벗어나거나 여객선 조작에 미숙함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른바 '대타'선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5) 사고 하루 전, 1등 항해사를 대통령이 정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됨

6) 사고 하루 전, 세월호 선장이 갑자기 휴가로 교체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세월호 선장 휴가로 대리 선장이 운항

TV리포트 l 이현희 기자
입력 14.04.16. 21:53 (수정 14.04.16. 21:53)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TV리포트=이현희 기자] 16일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이 침몰한 가운데, 사고 여객선을 운항한 선장이 대리 선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객선은 일본에서 건조된 선령 20년이 된 낡은 배로, 지난 2012년 국내에 수입됐다. 운항 1년이 자나 올해 2월 중간 검사를 통과했다. 세월호의 선장인 신 모 씨는 사고 당시 휴가 상태여서 이 모 씨가 대리 선장으로 운항했다.

해경은 대리 운항한 선장이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7) 사고 하루 전, 일등항해사 신정훈이 입사함.
사고 직후 국정원과 통화함, 살인죄 기소에서 제외됨, 이유는 불명.

세월호 1등 항해사, 사고 전날 입사
2014-04-30 16:04:27

세월호 운항을 맡았던 선장 이준석(69)씨 등 15명의 선원 중 10명이 근무 6개월 미만의 짧은 경력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선장의 오른팔인 1등 항해사 중 한 명은 사고 전날인 지난 15일 입사, 사고당일 처음 세월호에 올라 세월호 운항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다시한번 드러냈다.
...

정총리 "세월호 선원이 국정원에 보고한 것으로 안다"
2014-05-20 15:47:35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선원이 사고에 대해 국가정보원에 전화로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밝혀 언론을 통해 알았다는 국정원 주장과 배치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정 총리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의 "국정원은 청해진해운에서 보고 받은 것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청해진해운에서는 보고했다고 한다"라는 질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홍원 총리는 "제가 듣기로는 (국정원이) 전화로 사고 보고를 받았다고 돼 있고, 그 보고는 세월호 선원이 한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40430113107309
(하루 전날 입사했는데 평소에도 배의 복원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함)









8) 사고 하루 전, 조기장 입사함(세월호 안전담당)
http://m.media.daum.net/m/entertain/newsview/20140501105009456

9)  사고 하루 전, 짙은 밤안개 속에서 인천항을 출항한 배는 오직 세월호뿐이었음.

이날 출항 예정이었던 여객선은 모두 10척이었으나, 모두 취소됨.

[스크롤주의]이쯤 되면 나올 것 같은 세월호와의 연관성 의혹(내용 여러가지 정리해봄)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2853267&ref=D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419224209537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40419202105360







10) 사고 하루 전, 한미연합군사훈련 지역에 대한 국립해양조사원 항행경보 상황판

 

▲ 붉은색 박스 항행금지구역, 옅은 하늘색 박스 사격구역 표시.
사격훈련구역도라는 화면 좌측 맨위 체크박스 표시도 되어있음








11) 사고 당일, 세월호 운항 항로에 '사격훈련 항행경보' 발령

의문점


세월호 사건은 지금까지도 대체 왜 세월호가 침몰했어야 했는지 밝혀지지 않은 미스테리한 사건입니다.

사고 당시의 상황은 마치 고의적으로 세월호를 침몰시키기 위한 운항을 했던 것 같다는 분석결과에 대해서는 이미 접해보신 분이 많을 줄로 압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알 수 없는 것은, "대체 왜 세월호를 침몰시켜야 했는가" 입니다.

그간 세세한 부분까지 최순실의 지시에 따라 박근혜가 움직여왔다는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당연히 세월호 사건에 대한 박근혜의 대처에도 최순실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 정도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최순실은 교주 최태민의 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모두가 경악할만한 진실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 세간에 떠도는 음모론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정말 나라가 흉흉하군요...

김어준, ‘이재용 2심→최순실 1심 선고.. 삼성 면죄부 빅피처?’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좌), 최순실 씨 <사진제공=뉴시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최순실 1심’ 판결에 대해 “삼성이 등신이거나 (재판부가)국민을 등신 취급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이 재판은 최순실, 신동빈 재판이 아니라 이재용 추가 면죄부 재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씨는 14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방송에서 “삼성에 적용했던 기준을 롯데에도 적용하면 신동빈 회장도 집행유예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렇게 되면 재벌들 다 풀어준다는 소리를 들으니 재판부가 엄정했다는 제스처를 취하기 위해 신동빈을 재물로 제공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특히 “(언론들이)‘최순실 20년 선고’를 집중 보도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 속에 숨은 의미는 ‘이재용 추가 면죄부’다. 이걸 보도해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20년 승계 작업을 몰랐다는 건데 (판결대로라면)삼성과 박근혜, 바보들의 대행진인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2심’과 달리 ‘최순실 1심’에서는 삼성이 정유라에게 제공한 말이 뇌물로 인정되고, 안종범 업무수첩도 증거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부각한 언론 보도에 대해 “핵심을 놓친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재용 재판부(2심)는 36억만 (뇌물로)인정했는데, 최순실 재판부(1심)는 72억을 인정했다. 준 사람은 36억 줬다고 판단하고, 받은 사람은 72억 받았다고 판단한 거다.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며 “36억이든 72억이든 액수만 바뀌었을 뿐 핵심은 둘 다 이재용이 청탁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더불어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 있다고 한 것도 핵심이 아니다”면서 “전부 인정된 게 아니라, 이재용 부분, 청탁 부분은 모조리 다 뺐다. 이재용은 무죄라는 거다. 다시 한 번 이재용 면죄부가 이 재판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원래 최순실 재판이 지난달 26일이었다. 갑자기 미뤄진 것”이라며 “순서가 뒤집혀 이재용 재판을 먼저 했다”며 “2심(고등법원)에서 먼저 면죄부를 줘야 그 논리를 1심에서 받아 할 수 있으니 그렇게 설계한 거라고 저 혼자 주장하는 바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재판도 마찬가지로 (이재용에게)3번째 면죄부를 줄 것”이라며 “재판부를 다 공범으로 만드는 거다. 그래야 판사들끼리 삼성 면죄부를 주는데 부담도 덜고, 차근차근 여론 관리도 가능하고, 그래서 재판도 그렇게 설계한 거라고 저 혼자 그렇게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고발뉴스닷컴]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452

박범계 “최순실 1심, ‘이재용 석방’ 정형식 재판부 웃기게 만들어”[출처: 고발뉴스닷컴]

▲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 최순실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최순실(62)씨 1심 선고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한 정형식 재판부를 웃기게 만들다”라고 평가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SNS에서 “매우 정밀한 재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형식 재판부에 놀랜 가슴을 김세윤 재판부에 쓸어내리다”라고 표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18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씨에 대해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 원, 추징금 72억 원을 선고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과 검찰은 지난해 12월14일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25년에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9735만원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원과 429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또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에는 징역 2년6월과 70억원 추징금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서 승마지원 용역비 36억3484만원, 말 3마리 구입비 36억5943만원 등 총 72억9735만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코어스포츠 명의로 삼성전자와 213억원 지원 용역계약은 뇌물 수수 전체 금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삼성 측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위해 뇌물을 건넸다는 특검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 관련기사 : 최순실 1심 재판부도 ‘승계 청탁 불인정’…“삼성은 치외법권인가”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안종범 수첩’은 증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면담 내용을 불러줘 수첩에 받아적은 것은 면담자 사이에 대화 내용을 추단할 수 있는 간접 사실에 해당한다”며 “간접사실 정황증거로 사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 서울고법 정형식 부장판사 <사진출처=국민권익위원회>




이날 선고에 대해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풀어준 정형식 판상님, 보고 계시냐”며 “최순실 재판서 안종범 수첩이 증거능력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째 항소심 판사가 그 모양입니까?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비판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최순실 20년 선고, 뇌물죄가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며 “박근혜 1심 선고는 같은 재판부에서 하니까 무기징역 이상일 것으로 나는 추정한다. 사필귀정이다”라고 전망했다. 

이것만 보면 다 안다, 최순실 게이트 총정리

[더(THE) 친절한 기자들]
끊이지 않는 ‘비선 실세’ 논란, 진짜 몸통은 누구?
미르·K스포츠 재단 배후로 지목된 최순실을 주목하는 이유

미르 재단·케이(K)스포츠 재단은 어떻게 기업들로부터 800억원이라는 큰 돈을 모을 수 있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른다는 최순실씨가 공공연하게 뉴스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뭘까요? 뉴스가 쏟아질수록 맥락을 놓치기 쉽습니다. 언제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조선일보 주필이 문제라더니, 느닷없이 최순실씨가 등장한 격입니다. 지난번 ‘정윤회 파문 총정리’를 통해 뉴스의 맥락을 꿰는 보도를 선보였던 한겨레는 이번에도 ‘더(THE) 친절한 기자들’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과 끝을 가늠해 보려 합니다. 비선 논란의 최종 종착지로 꼽히는 최순실씨는 누구이고, 의혹의 근거는 무엇인지, 왜 갑자기 최순실씨가 등장했는지 촘촘한 맥락을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청와대의 ‘비선 실세’ 논란이야말로 이 정권을 관통하는 이슈라 할 만 합니다. 박근혜 정권에서는 유독 “흙 속에 숨은 진주”같은 인물을 발굴해내는 ‘깜짝 인사’가 잦았습니다. 집권 여당 내에서, 행정부에서, 심지어 청와대 내부에서조차도 이유를 모르는 ‘불통’ 행보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공식 라인이 아닌 ‘비선 실세’의 존재를 의심했습니다. 국무총리 인선에 두 차례나 실패한 ‘인사 참극’ 이후, 비선 실세로 정윤회씨가 지목됐던 데는 그런 배경이 있습니다. (▶관련기사 : 한눈에 딱 들어오는 정윤회 파문 총정리 2탄) 정씨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박근혜 당시 국회의원을 보좌했던 인물입니다. 그가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터져나온 것이 2014년 ‘정윤회 게이트’였습니다.세간에 떠도는 ‘비선 실세론’을 청와대에 보고했던 박관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내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가 정윤회, 3위가 대통령”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씨는 정씨의 전 부인입니다.하지만 최순실(이혼 뒤 최서원으로 개명)이라는 이름은 2년간 물 밑에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보고서에 직접적으로 거론된 인물이 정씨였던 까닭입니다. 2년 만에 최순실씨를 다시 끄집어낸 시발점은, 역시 청와대의 ‘인사 실패’였습니다.■ 진경준 ‘공짜 주식’ 이 불러온 나비효과7월로 돌아가봅시다. 시작은 68년 검찰 역사상 최악의 비리 스캔들로 꼽히는 ‘진경준 사건’입니다. 7월18일, 진경준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49)이 현직 검사장급으로는 최초로 구속됐습니다.진 검사장은 3월25일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156억원을 신고했는데, 이 중 주식을 팔아치워 단 번에 벌어올린 수익이 무려 126억원이었습니다. 재산 증가액으로 치면 공무원 가운데 1위. 일반인은 접근할 수도 없는 넥슨의 비상장주식을 2005년 구입해 상장 후인 2015년 팔아치워 ‘주식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입니다. (▶관련 기사 : [단독] 진경준 검사장 ‘수상한 주식대박')공직자윤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섰고, 성난 여론에 떠밀려 검찰도 수사에 나선 결과, 현직 검사장급 검사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이릅니다. 검찰 내에서 ‘검사장급’에 오르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기업으로 치면 고위 임원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검사장 대우를 받는 이는 검찰 조직 내 54명밖에 없는데요, 검찰과 법무부·청와대에 걸친 엄격한 승진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여기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등장합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고위 공직자의 인사 검증을 맡는데요, 검사장 승진 후보 심사를 받는 검사가 업무연관성이 있는 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데도 민정수석실이 그냥 보아넘긴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 수석과 진 검사장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고, 법무부에서도 비교적 가깝게 근무하며 진 검사장이 승진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는 설이 파다했습니다. (▶관련기사 : 우병우-진경준 특별한 검찰 인연) ‘부실검증’ 우병우 수석 비리 의혹 불붙어우 수석에 대한 공세의 포문은 <조선일보>가 열었습니다. 조선일보는 7월18일치(월요일) 1면에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5년 전 1326억원에 사줬다’는 기사를 냅니다. 진 검사장이 다리를 놔주어 우 수석 처가의 ‘골칫거리 땅’을 넥슨이 사도록 주선했고, 우 수석은 대신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를 눈 감아 줬다는 이야깁니다. ‘부실검증 책임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본격적인 비리의 주체로 우 수석을 지목한 것입니다.<한겨레>를 비롯한 잇딴 언론의 취재로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과 국회 인턴 특혜, 가족회사 설립을 통한 횡령·탈세 논란, 처가의 농지법 위반 실태, 차명 의혹 땅 보유 등의 비리들이 무더기로 드러났습니다. (▶관련기사 : 그런데 우병우는 무슨 죄야? 의혹 총정리)

박근혜 대통령이 8월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병우 민정수석(왼쪽 둘째)이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선일보가 ‘우병우 때리기’의 선봉에 섰다는 것은 청와대와 보수언론의 ‘밀월’이 끝났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우 수석은 청와대의 ‘실세 수석’이라고 불립니다. 2014년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일할 당시, 정윤회 사건을 ‘일반인의 국정 농단 사건’이 아닌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프레임을 전환하고 사건을 마무리한 공으로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직후인 2015년, 40대에 사상 최연소 민정수석직에 오르는 파격 인사의 당사자가 됩니다. 우 수석이 검찰 19기 출신인 반면, 동일 선상에서 국무를 처리하는 검찰총장이 당시 14기(김진태 전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은 13기(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라는 점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청와대는 왜 조선일보에 ‘전쟁’ 선포했나이처럼 청와대의 신임을 얻고 있는 ‘실세 수석’을 보수언론의 대표격인 조선일보가 정면 공격한 것은, 4월 총선 참패 이후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도 청와대가 이쯤에서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보수 세력의 신호이기도 했습니다.청와대는 총선 당시 당내 공천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과 총선 참패 이후 전면개각 요구 등에 침묵하면서 ‘불통’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었습니다. 우 수석이 인사 검증 문제를 비롯한 국정운영 실패를 책임지고 물러서는 선에서 쇄신이 이뤄질 법도 했습니다. 실제로 새누리당 쪽에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왔습니다. (▶관련기사 : 새누리 원내지도부, ‘우병우 사퇴’ 거듭 주장)하지만 청와대는 정반대의 강수를 둡니다. 대통령은 21일, 우 수석 비리 의혹이 폭로된 지 3일 만에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집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 최고책임자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고, 앞으로도 국민들을 지켜내기 위해 해야 할 것은 최선을 다해 지켜낼 것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랍니다.

사실상 우 수석에게 ‘흔들리지 말라’고 주문한 것이죠.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리 의혹들과 숱한 경질설에도 청와대는 침묵으로 맞섰고, 우 수석은 지금까지 민정수석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공직자의 비위를 조사하고 검증하는 민정수석 자신이 수많은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청와대의 ‘버티기’는 왜일까요. 청와대의 상황 인식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발언은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관련보도 보기)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병우 죽이기의 본질은 임기 후반기 식물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도”라면서 (중략) “우 수석에 대한 첫 의혹 보도가 나온 뒤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즉, 우 수석에 대한 공격을 ‘청와대 흔들기’로 간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일부 언론 등 부패기득권 세력’이라는 말로 조선일보를 지칭한 것이었습니다. 그냥 기득권 세력도 아닌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는 거론은, 청와대가 조선일보의 어떤 “부패”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를 반격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암시였습니다.■ 우병우 비리폭로 와중 등장한, ‘재단 비리’

서울 강남구 논현동 미르재단 입구.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조선일보는 이때 우병우의 비리 폭로와는 별개로 또 다른 의미심장한 보도를 내놓습니다. 7월 26일, 조선일보 계열사인 종편 TV조선은 ‘청와대 안종범 수석, 문화재단 미르 500억 모금 지원’ 이라는 보도를 합니다. ‘문화재단 미르’ 라는 곳이 설립되면서 기업들로부터 486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후원받았는데, 사실상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보도였습니다. 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재단 설립과 내부 인사까지 간여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 수석은 부인했습니다.이어 8월2일에는 K스포츠 재단에도 380억원을 모아줬다는 보도(▶관련기사 보기)를 내보냈습니다. 8월12일까지도 TV조선은 청와대가 두 재단과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관련기사 : 박 대통령 행사마다 등장하는 미르·케이스포츠)전두환 대통령이 퇴임 후의 비자금 마련을 위해 ‘일해재단’을 만들었던 것처럼, 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권력 비자금을 마련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났습니다. 우 수석이 아닌 대통령 자신 또는 비선들의 비리 문제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점에서 타격이 클 수 있는 보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우 수석 의혹에 가려 이 보도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고, ‘최순실’이라는 키워드도 등장하지 않아 파장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석수 나가” 청와대의 ‘반격’이 때쯤 위기감을 느꼈던 것일까요? 청와대의 반격은 8월 중순 시작됐습니다. 8월16일 청와대는 3개 부처 장관을 개각하며 우 수석을 재신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17일치 사설에서 “검찰은 ‘우병우 비리 의혹’ 왜 수사하지 않는가” “이런 맥빠지는 개각”이라며 실망을 드러냅니다.

“이번 개각을 보면 총선 참패 사실을 벌써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 새 대선 후보가 떠오를 수도 없고 결국 재집권도 힘들 것이다.”-조선일보 8월17일치 사설

그 다음으로 청와대는 내부에서 우 수석의 비리 의혹을 감찰 중이었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쳐냈습니다. 17일 저녁 MBC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조선일보 기자에게 감찰 내용을 흘렸다’는 보도를 내보냅니다. 조선일보 기자와 이석수 특별감찰관 간의 ‘SNS’를 입수했다는 건데요. 이 특감이 조선일보 기자에게 “우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우 수석이 계속 버틸 경우 특별감찰활동 만기(8월19일) 이후 검찰에 사건을 넘기겠다”고 전했다는 내용입니다. (▶관련기사 보기) 카카오톡으로 보이는 이 내용을 MBC가 어디에서 입수했는지에도 의혹의 눈길이 갔습니다.

8월18일치 동아일보.

<동아일보>도 18일치 보도(사진)를 통해 “감찰 착수 당시부터 우 수석의 사퇴를 전제로 감찰을 진행해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이 특감을 비판했습니다.19일엔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중대한 위법행위이고 묵과할 수 없는 사항으로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며 “배후에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고, 이 특감을 겨냥했습니다. 일종의 프레임 전환 시도입니다.■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렸다’미처 예상하기 어려웠던 전개였습니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박 대통령 자신이 대선 후보 당시 친인척이나 청와대 고위간부의 자체 감찰을 맡기겠다며 고안한 것이었고, 이석수 변호사를 특별감찰관으로 선임한 것도 역시 박 대통령이었기 때문입니다. 우 수석 비리 진상규명 요구가 거세진 7월25일 특별감찰이 시작됐지만, 적당한 선에서 무마해 주고 끝나는 것은 아닐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하지만 당시 조사가 ‘청와대가 바라는 선’을 넘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한겨레>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특감이 우 수석 비리 뿐 아니라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의 모금 비리를 수사하고 있었고,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 [단독] 이석수 특감, ‘재단 강제모금’ 안종범 수석 내사했다)

“(청와대가 지난달 19일 이 특감의 기자 통화 내용을 거론하며 ‘국기 문란’이라고 한 데 대해) 그것은 단순히 통화한 사실 자체나 우병우 수석을 감찰한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 아니라고 본다. 특감이 건드려서는 안될 것,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두 재단을 내사한 데 대한 (박 대통령의) 극도의 당혹감과 불쾌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까 이 특감이 건드려서는 안 될 것,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건드렸고, 그래서 청와대의 노여움을 샀다, 여기서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이란 바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라는 얘기입니다.■ 검찰·김진태, 조선일보에 ‘부패 언론’ 프레임이 특감을 쳐낸 청와대는 8월 22일, 조선일보를 향해 가늠쇠를 조준합니다. 방아쇠를 당긴 것은 검찰이었습니다.검찰은 올 1월 대형비리수사를 전담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을 꾸리고 6월 첫 수사를 시작했는데, 대상이 대우조선해양이었습니다. 최대 경제현안인 해운업 부실경영을 파헤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대우조선해양 비리 문제가 이명박 정권의 핵심인사들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이전 정권을 흔드는 수사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박근혜 정부로서는 ‘이명박 정권 사정수사’는 일석삼조의 효과입니다. 정권 말기 레임덕에 맞서 기업들을 다잡고, 부패 수사라는 점에서 여론의 지지도 얻으며, 차기 대선을 앞두고 당내 친박계의 결집을 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을 수사하던 검찰이 8월22일 갑자기 박수환(58)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를 불러서 조사하겠다고 언론에 공표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홍보대행사였던 뉴스컴의 박 대표가, 정·재계와 ‘유력일간지 고위간부들’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를 했다는 의혹이었습니다. 예상하시다시피, 유력일간지란 바로 조선일보였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기업 사장의 치부를 감싸준 ‘부패언론’이라는 프레임이 잡히면서 조선일보는 주춤합니다. 18일 보도를 마지막으로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에 대한 TV조선의 후속보도는 끊깁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임대한 호화전세기와 요트를 이용해 유럽 향응 외유를 다닌 언론인은 조선일보의 송희영 주필”이라고 실명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강성 친박계로 꼽힌다.

결정타는 여당이 날렸습니다. 26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유력 언론인이 2011년 대우조선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며 공세를 펼친 데 이어, 대체 ‘유력언론인이 누구냐’는 의혹이 치솟았던 29일 “조선일보의 송희영 주필이 호화요트 접대를 받았다”고 실명을 공개해 쐐기를 박았습니다. (▶관련기사 보기)같은 날 검찰은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조선일보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였습니다. 이날 이 특감은 청와대에 사표를 냈습니다. 조선일보는 송희영 주필의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이후 조선일보는 ‘쌍둥이 재단’ 보도에 침묵했습니다. 청와대의 완승이었습니다.■ ‘청와대 왜 저럴까’ 할 때마다 등장하는 ‘비선실세’여기까지만 봐서는 청와대가 조선일보와의 정면 대결을 불사할 정도로 우 수석을 감싸고 도는 것 같습니다. 비리가 공공연하게 드러난 인물을 민정수석으로 유지하는 것은 여러가지 의구심을 샀습니다. 각종 검증을 맡고 있는 우 수석이 박근혜 정권의 ‘약점’을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돈 것도 이 때문입니다. 청와대의 ‘약점’이라는 것이 ‘쌍둥이 재단’과 관련한 ‘비선’의 존재라는 ‘카더라’도 돌았습니다.박근혜 정부에서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질 때, 사람들은 늘 ‘비선 실세’를 의심했습니다. 재단 설립을 빙자해 전경련과 문체부까지 휘두를 수 있는 이 또한 비선실세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정·재계를 중심으로 떠돌고 있었습니다. 바로 박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최순실씨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선데이저널USA의 8월18일치 보도.

그러나 두 재단 문제는 국내에선 TV조선 외엔 보도하는 곳이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오히려 외국에 적을 둔 언론인 <선데이저널USA>가 8월18일 “청와대 내부에서 파다하게 퍼지고 있는 소문이 최순실 배후설”이라며 “구체적 증거는 드러난 것이 없지만 정황상 설득력 있게 들린다”고 보도(사진)했습니다. 그럼에도 재단의 배경을 차츰 깊이 더듬어가고 있던 조선일보가 이즈음 후속보도를 중단하면서, 이 두 재단에 대한 국내 보도는 잠잠해졌습니다.■ ‘최순실’ 배후설 확인한 한겨레의 특종 릴레이그대로 수그러들 법 했던 두 재단 문제를 ‘메가톤급 이슈’로 부활시킨 것이 바로 <한겨레>입니다. 한겨레 특별취재팀은 9월20일, K스포츠의 이사장을 실제로 임명한 사람이 박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씨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증언과, 실제로 최씨가 재단 인사에 관여한 정황을 확보해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한겨레>는 최씨가 체육계의 지인들에게 K스포츠재단의 기획 취지를 설명하며 재단이사장직 등을 제안하고 다녔다는 다수의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관련기사 : [단독] 최순실 오랜 지인 “내게 이사장직 제안했지만 거절” … K스포츠 재단이사장 누가 앉혔나 / [단독] 최순실, K스포츠 설립 수개월 전 기획단계부터 주도)

한겨레 9월20일치.

수백억 재단 출연금을 운영하는 K스포츠 재단의 정동춘 이사장은 체육계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어서 의구심을 샀었습니다. 이 역시 <한겨레> 취재 결과, 최순실씨가 다니는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원장으로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씨가 지난해까지 살았던 신사동 집과 이 마사지센터가 불과 50미터 거리에 있다고 하니, ‘동네 사람’을 중책에 앉힌 셈입니다. (▶관련기사 : [단독] K스포츠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특별취재팀은 “신생 재단이 기업 돈을 끌어모으고 대통령 순방에 따라다닐 정도면 정권의 입김이 있었을 것이고, 그 배후를 의혹 수준 이상에서 취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취재 착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겨레는 정·재계와 스포츠계까지 다방면의 취재를 한 달 넘게 진행했고 최종 확인을 거친 뒤 9월20일 첫 보도를 내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겨레가 9월 20~22일 이어간 ‘최순실 배후설’ 확인 보도[단독] K스포츠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단독] 최순실의 오랜 지인 “내게 먼저 참여 제안했지만 거절”[단독] ‘권력의 냄새’ 스멀…실세는 정윤회가 아니라 최순실K스포츠 초대 이사장은 본인이 이사장 된 줄도 몰랐다[단독] 최순실, K스포츠 설립 수개월 전 기획단계부터 주도

‘최순실’이라는 이름은 지금까지 불거졌던 모든 의혹을 맞추는 마지막 퍼즐과도 같았습니다. 기업들이 두 재단에 800억여원에 달하는 돈을 몰아주고, 문체부가 다섯시간 만에 설립 허가를 내줬으며, 전경련이 “자체적으로 기획”했다는 재단에 전경련 출신 이사가 하나도 없는 점 등의 수수께끼가 풀립니다. 한류문화재단인 미르와 흡사한 순서로 설립된 두 번째 재단이 ‘스포츠’ 재단인 것도, 승마선수인 딸의 영향으로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최씨와 부합합니다.■ 메가톤급 후폭풍 … 최순실은 누구인가최순실은 어떤 인물이기에, 박 대통령의 ‘측근 실세’로 꼽는 데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 것일까요?

승마장에 나타난 최순실(위쪽)과 정윤회씨.

최씨는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입니다. 최태민 목사는 70년대 ‘새마음봉사단’을, 80년대엔 ‘육영재단’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운영하며 ‘멘토’ 노릇을 했던 인물입니다. (▶관련기사 : 이름 7개, 부인 6명, 승려 목사 ‘최태민 미스터리’) 최씨는 이때부터 박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을 쌓았고, 10·26 뒤 모두가 권력을 잃은 박 대통령 곁을 떠났을 때도 옆을 지키면서 40년간 고락을 함께 했습니다. 1998년 박 대통령이 정계에 등장했을 때 보좌관이 바로 최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입니다. 박 대통령의 보좌진인 ‘문고리 3인방’이 구성된 것도 이 때입니다.문제는 최순실씨가 아무 직위도 없는 ‘시스템 밖’의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공직에 오른 인사가 아니므로 청문회를 거칠 필요도 없습니다. 대통령에게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인물들이 로비를 펼쳐도 국민들이 알 도리가 없습니다. ‘깜깜 인사’ ‘밀실 청탁’이 만들어지기 쉽습니다.지금까지 이런 ‘약한 고리’는 대개 대통령의 친인척이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때는 차남 김현철씨가 ‘황태자’로 거론됐고, 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때는 대통령의 형들이 구설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미혼에다가 동생들과도 1980년대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을 벌이며 사이가 멀어진 박 대통령에게는 최씨가 혈육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얼마나 사이가 친밀하냐구요? 최순실·정윤회 부부의 딸인 승마선수 정아무개씨가 국가대표 선발을 결정짓는 승마대회에서 2위로 밀려난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승마협회는 문체부의 감사를 받았습니다. 감사 결과가 입맛에 맞지 않았던 탓일까요? 박 대통령은 문체부 장관을 불러 해당 감사를 진행한 문체부 과장과 국장의 이름까지 ‘콕’ 찍어 경질 압박을 가한 사실(▶관련 기사 : [단독] 박 대통령 수첩 보면서 “문체부 국·과장 나쁜 사람이라더라”)이 한겨레 취재 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최순실씨의 이름이 공론화되며, 야당의 공세도 거셉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변호사로 활동 중이던) 우병우 민정수석의 민정비서관 발탁과 윤전추 행정관의 청와대 입성도 최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전추 행정관은 유명 연예인과 재계 인사들의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하다 2013년 3급 행정관으로 청와대 제2부속실에 채용됐는데, 개인 트레이너를 공무원으로 채용했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청와대 인사에 ‘최순실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이야깁니다.

최씨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로 두 재단이 채워졌다는 정황은 추가로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르재단 이사인 김영석씨는 박 대통령이 취임식 당시 입었던 한복의 디자이너인데, 이 주문을 넣은 것이 최씨였다고 합니다. 미르재단의 실권을 쥔 인물로 알려진 차은택 문화창조융합본부장도 최씨와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상 두 재단 설립 배후에 최씨가 있었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두 재단은 창립 초기엔 그럭저럭 이름이 있는 인물들로 이사진을 채웠다가, 나중에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물갈이를 하면서 내홍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 1년도 안된 미르재단, 이사 3명 교체…그 안에선 무슨 일이)■ 대통령의 분노 … “나요” 뒤늦게 손든 전경련9월22일 박 대통령은 그간의 무대응 원칙을 깨고, 정면 돌파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청와대는 한겨레 보도를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무시해 왔습니다.

이런 비상 시기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국민들의 단결과 정치권의 합심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복합적인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다.-박근혜 대통령, 2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기조연설

직접적으로 재단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두 재단 논란과 최순실씨의 비선실세 의혹을 두고 ‘비방’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논란을 대통령이 청와대를 흔들려는 공세로 보고 있고 분노가 상당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보기)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전경련이 황급히 수습에 나섰습니다. 9월23일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두 재단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것”이며 안종범 청와대 수석과도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는 문화체육 분야에서 기업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용해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설립한 재단이다.”“안종범 청와대 수석에게는 두 재단의 출연 규모나 방법 등이 거의 결정됐을 시점에 알렸다. 안 수석은 ‘좋은 아이디어다. 열심히 해 달라’며 격려를 했을뿐 사전 지시는 받은 바 없다.”“사회적 필요성이 공감되고 논의 과정만 마무리되면 모금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천안함 성금은 사흘 만에 170억이 모였고 1000억이 넘는 세월호 성금도 짧은 기간에 모금됐다.”

하지만 천안함 성금이나 세월호 성금이 당시 가슴 아픈 비극으로 언론의 관심과 전국민적인 성원이 함께했던 것과 견줘, 대다수 국민들은 있는 줄도 몰랐던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을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애초에 미르재단 등이 입길에 오르기 시작한 것도, 두 차례나 거금을 내야 했던 기업들의 ‘볼멘 소리’에서 기인했다는 사실도 간과하는 것입니다. 현재 개별 기업들은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다’는 자세로 입을 닫은 상태입니다.■ 국무총리 “유언비어 엄단”전경련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23일, 황교안 국무총리도 “의혹은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의혹제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유언비어, 불법에 해당하는 것은 의법조치도 가능한 게 아니냐”며 압박을 가합니다.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첫번째)가 8월25일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 참석해 이정현 대표(왼쪽 두번째)의 발언을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날 저녁, 박 대통령은 이석수 특감의 사표를 전격 수리합니다. 이 특감은 8월29일 사표를 냈는데, 당시만 해도 ‘(특감의 내사정보 유출에 대해) 검찰 조사를 해본 뒤에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버티던 청와대가 한 달이 다 지나 갑자기 사표를 수리한 까닭은 뭘까요? 9월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국정감사에 이 특감을 피감기관증인 자격으로 불러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내사한 내용을 캐물을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감의 사표가 수리된 뒤 민간인 신분으로 증인에 채택하려면 여야 합의를 거쳐야 하니, 사실상 국감장에 부르기 어려워지는 점을 노린 ‘꼼수’입니다. 사표 수리를 사람들이 비교적 뉴스를 많이 보지 않는 금요일에 했다는 점도 뉴스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로 보입니다. (▶관련 기사 : 이석수 특감 사표 전격 수리…국감 증언 막기 ‘꼼수’)■ 최순실 넘어선 ‘창조경제 게이트’일련의 보도가 지목하는 것이 최순실씨 일개 개인의 비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는 향후 거대한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비화할 수 있습니다. ‘최순실’로 대표되는 ‘권력형 비리’는 바로 청와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겨레>가 확보한 두 재단의 법인 등기와 이사록을 보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모은 774억원의 출연금 가운데 80%가 별도의 관리감독 없이 지출할 수 있는 ‘운영재산’이었습니다. 즉 620억원이 재단 운영자의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라는 얘깁니다.제2의 ‘일해재단’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과거 전두환 정부는 아웅산테러 희생자 유족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며 ‘일해재단’을 만들었습니다. 대통령 퇴임 이후를 대비한 ‘전두환 비자금’ 조성 목적이었습니다. 기업들에게서 무려 600억여원에 달하는 돈을 받았는데, 대표적인 5공 비리로 역사에 남았습니다.

우병우 민정수석이 8월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안종범 경제정책조정수석을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비선”이라는 자극적인 키워드로 최순실씨가 주목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역할을 따져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청와대가 기업 ‘강제 모금’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정권 말기를 뒤흔드는 권력형 비리 추문으로 거듭날 것이기 때문입니다.정권 내내 ‘창조경제’를 부르짖었고, 대통령의 창조경제에 화답하겠다며 탄생한 재단이 실은 기업들로부터 비자금을 받는 수단이 될 수 있다니요. “독재 시절의 부정부패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창조경제 게이트’라고 불러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이것만 보면 다 안다, 최순실 게이트 총정리 2탄

비선실세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1979년 6월 10일 한양대학교에서 새마음운동의 일환으로 열린 ‘제1회 새마음 제전’ 행사에 당시 박근혜 새마음봉사단 총재를 최순실씨(왼쪽)가 그림자처럼 수행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이게 나라냐.” ‘헌정 사상 최대의 국기 문란 사건’으로 비화한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습니다. 어떤 공적인 지위도 전문성도 없는 일반인이 대통령의 연설문부터 나라 정책, 국가 기밀까지 쥐락펴락했다는 사실은 충격과 분노를 넘어 허탈감마저 안깁니다. 딸의 입시비리부터 수조원대 ‘창조경제’에 드리워진 음모, 청와대에 포진한 최순실의 사람들까지… 쏟아지는 뉴스를 따라잡기만도 벅찹니다. “상상 그 이상” “막장 드라마를 뛰어넘는다”는 말이 나오는 최순실 게이트, ‘더(The) 친절한 기자들’이 2탄을 전해드립니다.

<한겨레>는 앞서 ‘이것만 보면 다 안다, 최순실 게이트 총정리’를 통해 그동안 가려져 왔던 ‘비선 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는 누구이며 어쩌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게 됐는지 소개했습니다. 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800억여원을 뜯어내 미르재단·케이(K)스포츠재단을 세웠고, 문화체육관광부를 움직여 초고속 설립허가를 받았으며, ‘창조경제’를 빌미로 정부 예산을 ‘셀프 낙찰’해 쓸어담은 사상 초유의 재단 비리 사태 뒤엔 대통령의 “친구” 최씨가 있었습니다.‘더 친절한 기자들’은 9월26일 총정리 1탄에서 “앞으로는 청와대의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의 역할을 살피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마무리한 바 있습니다. 안종범 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이 알면서도 이들 재단을 지원했다면, 현직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기업 돈을 뜯어낸 거대한 비리로 비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라는 얘깁니다.▶1탄 보러 가기 이것만 보면 다 안다, 최순실 게이트 총정리 1탄한 달 여가 지난 10월말에 이르러, 마침내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재단 모금은 안종범 수석이 지시했다”고 검찰에 털어놓았습니다. 검찰은 11월 2일 안종범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칼 끝이 청와대 핵심부로 향해야 할 판입니다. 얼마나 깊게 파고들 지가 이제는 관건이 될 겁니다.■ ‘박근혜 게이트 막아라’… 새누리당이 전면에 나섰다이승철 부회장이 ‘자발적 재단 설립’이랬다가 ‘실은 청와대 지시’라고 실토하기까지, 지난 한 달 간(9월26일~10월25일)은 재단과의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청와대와 흔적을 추적하는 언론 간의 맞대결이 팽팽하게 펼쳐진 최순실 게이트의 ‘2막’이었습니다.사태 초기, 청와대를 위시한 친박계는 “최씨는 대통령 곁에 없다”고 부인합니다. 최씨가 비선이 아닌데, 어떻게 재단 기금 모금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느냐는 논리입니다. 안종범 수석도 “기업에 지시하지 않았다” “최씨를 본 적도 없다”고 부인합니다.한편 새누리당은 국정감사가 시작된 9월26일엔 유례없는 ‘국감 거부’를 선언합니다. 국감에 재단 관련 증인이 출석하는 것을 막는 한편, 국민들의 관심을 비선실세가 아닌 ‘여야 정쟁’으로 돌리려는 의도였습니다. 심지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느닷없이 단식에 들어가며 카메라를 끌어모았습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꼬투리 삼았지만, “대통령의 심기를 언짢게 하는 최순실 문제로부터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관련기사보기 이정현 단식, 왜 감동보다 조롱이 쏟아졌을까?)

친박계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9월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 당대표와 귓속말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여당이 수선을 피우는 동안 청와대와 여당은 우병우 민정수석 비리 의혹, 최순실 게이트를 정리할 시간을 벌었습니다. 9월28일 두 재단과 관련한 문서 자료를 없애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단독] “미르·K재단 문건 모두 없애라” 문서파쇄 증거인멸 ) 29일엔 두 재단 내사를 벌였던 청와대 특별감찰관실을 사실상 ‘해체’해 버렸습니다. (▶국감 증언 막으려 이석수 이어 특감실 전원 해직 통보) 30일 검찰은 우병우 수석 비리 문제도 ‘혐의없음’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0월2일,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의 단식 종료와 함께 국정감사에 복귀합니다. 사태의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의 파국은 국회가 아니라 다소 엉뚱한 곳에서 닥쳐오고 있었습니다. 바로 최씨의 딸, 승마선수인 정유라(개명 전 이름 유연)씨의 ‘특혜’ 의혹이 불거진 이화여대에서입니다.■ 분노 기폭제 된 최순실 딸 이화여대 입시비리·학점특혜이정현 대표가 방문을 닫아걸고 단식에 돌입한 26일 밤, <한겨레>는 또다른 단독보도를 온라인에 공개합니다. <한겨레> 9월27일치 1면에 실린, 최씨가 이화여대에 찾아가 딸의 제적을 경고한 지도교수에게 폭언을 퍼붓고 교체했다는 보도였습니다. (▶ [단독] 딸 지도교수까지 바꾼 ‘최순실의 힘’ ) 그림자도 밟기 어렵다는 스승을 갈아치우는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2013년 7월19일 경기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공원에서 정윤회·최순실 씨가 딸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한겨레>가 찍은 이 사진은 당시까지 언론에 노출을 꺼리는 최씨의 최근 모습을 포착한 유일한 사진이었다. 과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박 대통령의 측근이지만 노출을 극도로 꺼렸던 최씨가 권력의 그림자에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은 항상 딸 문제였습니다. 정체 모를 비선이 박 대통령의 인사에 개입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처음으로 크게 불거졌던 2014년 말 ‘정윤회 게이트’ 때도 그랬습니다. 정윤회씨는 최씨의 전 남편(2014년 5월 이혼)입니다. 당시 정윤회·최순실 부부가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딸인 정유라씨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정황이 역시 <한겨레> 보도로 널리 알려진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정윤회 파문’ 총정리 2탄-정윤회 딸 ‘판정 시비’부터 박 대통령 “나쁜 사람”까지 ) 정유라씨는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에 힘입어 이화여대에 합격합니다. (▶관련기사 보기 실세 의혹 정윤회와 최순실, 이들의 딸과 말의 비밀 )딸이 받은 특혜 의혹을 짚는 것은, 부모가 정권 실세로서 휘둘러온 영향력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정윤회씨가 아닌 최순실씨가 비선 실세라는 <한겨레> 보도 이후, 여러 언론이 일제히 정유라씨를 주목한 이유입니다.수상한 점은 속속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이화여대는 정유라씨의 입학 전 체육특기자 종목을 처음으로 승마까지 확대했고, 원서마감일 뒤에 받은 아시안게임 실적까지 감안해 합격시켰습니다. 입학 1년 뒤 정유라씨가 제적 위기에 놓이자, 체육특기생이 결석하더라도 학점을 주도록 학칙을 개정했습니다. (▶이대, 최순실 딸 위해 학칙 뜯어고쳤다” )■ “총장 사퇴” 이대생들의 분노‘승마특기생’ 문제는 입시비리에 민감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분분한 뒷말이 나왔습니다. 9월28일 야당 단독으로 열린 국회 교문위 국감에선 이화여대가 최씨의 딸에게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교육부 재정지원사업에 대거 선정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야당 교문위원들 ‘최순실 딸 학점 취득 의혹’ 이대 현장조사 ) 특히 이대생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이대생들이 들고 일어난 배경을 알려면,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하기 전인 7월 말로 돌아가봐야 합니다. 7월30일, 이화여대에서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사흘째 본관 점거농성 중이었습니다. 교육부가 30억원을 지원하는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사업에 이대가 선정됐는데, 교내 의견 수렴 없이 졸속으로 강행한 것에 항의하며 ‘총장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대학에선 종종 있는 일로, 총장이 학생들을 만나주면 자연스레 대치가 풀리곤 했습니다.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이대 안에 무려 경찰 21개 중대(1600명) 병력이 들이닥쳤습니다.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단순한 학내 갈등을 이유로 이만한 규모의 경찰 병력이 학교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 [연합] 이화여대 시위에 경찰 투입… “과잉진압 해외토픽감” ) 이 소식에 분노한 졸업생들마저 시위에 합류합니다. 8월3일 결국 미래라이프 단과대학은 전면 백지화됐지만, 이대생들은 학내에 경찰을 끌어들인 총장은 물러나라고 요구하며 긴 투쟁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교수들까지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데도, 최 총장은 끈질기게 버텼습니다.그런 와중에 대학 쪽이 교육부 지원사업을 따내려고 정유라씨에게 여러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겁니다. 최경희 총장 때 이대는 교육부가 돈을 주는 9개 사업에 응모해 8개를 따냈습니다. “최경희 총장 뒤에 최순실이 있었다!” (사진) 이대생들은 총장 사퇴 시위와 언론 제보를 이어갑니다.

10월18일 서울 이화여대 교정 곳곳에 학생들이 최순실씨 딸 입학과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만든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대자보, 인쇄물, 말모형 등이 붙어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대학·기업·공무원도… 최순실 딸에 ‘벌벌’10월11일,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누리집에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며 사실상 정씨를 지목해 뽑으라고 했다”는 입시면접관의 폭로가 올라왔습니다. 12일치 <한겨레> 지면에는 정씨가 계절학기 수업에 제대로 출석하지도 않은 채 학점을 받았다는 보도( [단독] 최순실 딸 이번엔 이대 의류학과 ‘학점특혜’ 의혹 )가 나왔습니다. 중국 패션쇼에 참여하는 현장학습 수업이었는데, 정씨는 학생들과 따로 비즈니스석을 타고 보디가드를 동행한 채 움직였고 과제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담당교수인 이인성 교수는 최경희 총장의 오른팔로, 1년여간 무려 55억원에 이르는 정부 지원 연구 프로젝트를 따냈습니다. (▶정유라 학점 특혜 의혹 교수, 1년 새 정부지원 연구 3건 맡아 )13일에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씨의 ‘엉터리 리포트’를 공개했습니다. “해도해도 안되는 망할새끼들에게 쓰는 수법”같은 비속어를 비롯해, 오타와 비문 투성이인 수준 미달의 리포트로 B학점 이상을 받았습니다. 교수들은 엉망인 리포트에도 맞춤법까지 첨삭을 해주었고, 심지어 첨부파일을 보내지 않았는데도 “잘하셨습니다”하고 답장했습니다. (▶리포트 곳곳 오탈자…이대 학점 특혜 의혹 )대학만이 아니었습니다. 공공기관, 대기업이 일제히 비선 실세의 딸을 위해 움직였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정씨의 훈련 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훈련 수당을 지급했습니다. (▶[JTBC] 최순실 딸, 승마 국가대표 훈련 ‘이상한 일지' ) 한국마사회는 정씨 한 명을 위해 독일에 승마감독을 파견 보내 나랏돈으로 ‘황제 교습’을 해주었습니다. (▶[경향]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관련 의혹 끊이지 않는 까닭은 ) 국내 기업이 정 선수가 훈련할 수 있도록 독일의 승마장을 인수해 제공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JTBC] ‘삼성 인수설' 독일 승마장, 모나미 측이 구입 )공무원도 ‘파리 목숨’이었습니다. 10월12일치 <한겨레> 1면은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 대통령 한마디에 문체부 국·과장이 강제 퇴직’ 보도를 실었습니다. 과거 정유라씨의 편의를 봐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직 해임당했던 문체부의 노태강 국장·진재수 과장을 박 대통령이 거명해가며 끝내 사표를 받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게다가 ‘남북 체육교류’ 등을 내세우며 대기업 돈 288억원을 걷은 케이스포츠 재단이 한 일을 뜯어보니, 최씨의 딸 독일 전지훈련을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겨레>는 10월17일치 1면에 케이스포츠 재단의 박헌영 과장 등이 재단이 설립된 2016년 1월께 최씨를 수행해 독일에서 딸의 숙소와 훈련지를 물색했다는 보도를 냈습니다. 정유라씨의 특혜 문제, 두 재단 문제 등에 <경향신문> <제이티비시>(JTBC) 등 여러 언론도 가세하며 사건 보도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정윤회·최순실씨의 딸 유연씨가 2013년 7월19일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마장마술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 과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재단도 딸 위해 만들었나… 차은택·고영태 거느려 운영10월 들어 ‘최순실의 사람들’의 윤곽도 점차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것은, 미르재단을 좌지우지한 차은택 CF감독(47)입니다. 차씨는 2014년부터 최씨와 막역한 사이로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르재단의 공식적인 직책을 직접 맡지는 않았지만, 재단 이사장, 사무총장, 각급 팀장까지 모두 차씨가 아는 사람으로 임명했다고 합니다. 미르재단 사무실도 차씨의 후배인 그래픽디자이너 김성현씨의 이름으로 빌렸습니다. 김성현씨는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직을 맡았고, 케이스포츠 재단에 최씨의 지시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 최순실, 미르 김성현 통해 K스포츠 관여 )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의 일환으로 2014년 8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대학교 상명아트센터에서 열린 융복합 공연 ‘하루(One Day)'를 관람하기에 앞서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이 차은택 공연 총연출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두 재단은 ‘문화융성’을 빙자해 나라 예산도 가져갔습니다. 미르재단이 참여하는 사업마다 박 대통령이 얼굴을 비칩니다.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이란, 프랑스 등지로 해외순방을 나가서 문화교류행사를 열면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이 참가합니다. 재단은 ‘차은택 사단’이 세운 광고기획사에 일감을 넘겨줬습니다. (▶ [단독] 미르·K와 ‘동업’ 플레이그라운드, 차은택 놀이터였나 ▶차은택 관련업체 <플레이그라운드>, 계약 전 미리 선정 특혜 의혹 ) 쉽게 말하면 미르재단이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로 포장된 국가 사업을 기획해내려보내면, 차 감독의 사람들이 용역을 따냈습니다. 정부나 정부의 입김이 미치는 기업의 광고 일감도 차씨 사람들이 독식했습니다. 이외에도 차씨가 국가적 비호 속에 이권을 챙긴 행각은 너무나 방대해 따로 총정리가 필요할 정도입니다.

◆ 차은택은 어떻게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나미르재단 뿐 아니라 문화계 전체를 주물렀다는 차은택씨는 어떻게 ‘실세’로 떠올랐을까요? 주목받는 CF 감독이었지만 “밀려나고 있는 게 아닌가 위기감을 느꼈”다고 술회하기도 한 차씨는, 2014년 중반부터 문화계 정책 전반의 핵심인사로 급부상합니다. <티브이조선>은 고영태씨가 차씨를 2014년 중반 최순실씨에게 소개해줬다고 보도했습니다. 혹은 최씨의 조카 장유진씨(장시호로 개명)가 차씨를 이모에게 소개시켰다는 주장도 있습니다.차씨는 2014년 8월19일 대통령 산하 문화융성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뒤부터 화려한 행보를 이어갑니다. 먼저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영상감독에 발탁됩니다. 2014년 10월엔 ‘2015밀라노엑스포’ 한국관 행사 감독이 갑자기 차씨로 바뀌었고, 예산은 33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시사인] [단독] “차은택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 ) 2014년 11월엔 국민체조 대신 ‘늘품체조’를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3억5000만원 예산이 책정됐지만 정작 안무가는 제작비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조선] 정아름 “문체부·차은택 ‘늘품체조’ 내게 떠넘겨…모두 한패” )2015년 4월, 차씨는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됩니다. 원래 창조경제추진단 단장은 2명이었는데, 두 달 전에 단장을 3명으로 늘리도록 대통령령을 바꾸고, 차씨가 새로 생긴 자리에 앉았습니다. 2015년 9월, 한국관광공사는 차씨가 주도한 사업에 관광진흥개발기금 145억원을 내줬습니다. 원래 예산(26억원)에서 여섯배 넘게 늘려 책정(171억원)하겠다고 하는데, 나라살림을 엄격하게 감독하는 기획재정부가 하루 만에 승인해 줍니다. (▶청와대 지시로 차은택 총괄사업에 145억 밀어줬나 ) 2년여간 차씨가 대표인 ‘아프리카 픽처스’, 그리고 차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광고기획사 ‘더 플레이그라운드’(대표 김홍탁) 등 관련 업체들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케이티(KT) 광고를 싹쓸이하다시피 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근혜-송중기 만남도 미르재단 관계 있다? )정부 요직도 ‘차은택 사단’이 차지했습니다. 차씨의 영상대학원 시절 스승이었던 김종덕 교수는 차씨가 등장한 2014년 8월 문화체육부 장관이 되었습니다. 석 달 뒤인 11월 차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교수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됩니다. 12월에는 차씨가 ‘은인’으로 여겼다는 송성각씨가 콘텐츠진흥원 원장으로 취임합니다. (▶[경향] “차은택, 송성각에게 장관시켜준다고 했다” ) 반면 임기를 2년 남겨둔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돌연 사임합니다. (▶[노컷뉴스] “차은택 총감독 반대하자 나가라는 분위기” ) 차씨가 제안한 사업은 모두 대통령의 ‘컨펌’을 받는다는 설이 퍼지면서 문체부 공무원들이 앞다퉈 그를 찾았다고 합니다.

2014년 11월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서 늘품건강체조를 익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최씨, 독일에 ‘돈세탁’할 회사 세웠다하지만 미르재단의 경우 차씨가 최순실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해버리면 그만입니다. 당시 최씨와 차씨 모두 언론보도 이후 종적을 감춘 상태여서 조사도 어려웠습니다. 이 무렵 여권에서는 ‘송민순 회고록’ 문제를 제기하며 ‘색깔론’으로 정치적 난국을 돌파하려 했고, 종북이니 내통이니 하는 이야기가 오르내리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듯 했습니다. (▶미르·K로 수세 몰린 여, ‘송민순 회고록’ 대공세 )‘송민순 회고록’으로 꽉 막혀가던 사태의 물꼬를 튼 것은 크게 세 가지 보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첫째, <경향> <한겨레>가 18~19일치 지면에 실은 ‘독일에 최순실 명의로 된 자금 세탁용 유령 회사가 있다’는 뉴스입니다. 최씨가 케이스포츠 재단의 돈을 독일로 빼돌리려 한 건데, 최씨와 재단의 연관성이 명백히 드러나게 됐습니다.둘째, <제이티비시>가 19일 밤 최씨가 대통령의 연설문도 고친다는 고영태 케이스포츠재단 이사 인터뷰를 내보냅니다. 최씨와 청와대 간의 긴밀한 교감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셋째, <경향>이 19일치로 “돈도 실력”이라는 정유라씨의 에스엔에스(SNS) 발언을 공개합니다. <티브이조선>은 최씨에게 폭언을 당한 이화여대 교수 인터뷰를 내보냅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날 세 악재가 터지면서 여론은 악화하고, 사태도 급물살을 탑니다.■ 평창·도쿄 올림픽 관련 예산 싹쓸이?먼저 첫 번째 뉴스부터 보겠습니다. 케이스포츠 재단은 올해 초 ‘2020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을 할 테니 대기업에 80억원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사업 시행사는 독일의 비덱사로, 조사해 보니 주주가 최씨였습니다. (▶K스포츠 ‘대기업 80억’ 요구 사업, 독일의 ‘최순실 모녀회사’가 주도 ) 케이스포츠재단의 돈이 흘러가는 곳이 최씨의 주머니였던 겁니다. <한겨레>도 한국과 독일에 ‘더블루케이’라는 최씨 소유의 회사가 있다는 보도(▶최순실이 세운 블루K, K재단 돈 빼돌린 창구)를 내보냈습니다. 최씨의 측근으로 케이스포츠 재단 일을 도맡아 ‘비선실세의 비선실세’로 불리웠던 고영태(40)씨가 더블루케이의 관리인이었습니다.

그래픽 강민진 디자이너 rkdalswls3@hani.co.kr

미르재단과 똑같이, 정부·대기업 등의 자금을 받은 뒤 최씨 소유의 회사에 일을 떼어 맡기는 척 하며 돈을 보내는 ‘셀프 용역’ 자금 세탁 수법이었습니다. 최씨가 직접 케이스포츠 재단의 연구용역을 ‘더블루케이’에 맡기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K 전 사무총장 “재단 주인은 최순실씨입니다” )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재단 관계자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케이스포츠 재단의 돈을 합법적으로 독일에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로 최순실씨의 오랜 심복들이 일을 보고 있다. 한국의 블루케이는 케이스포츠재단의 돈 되는 사업을 모두 가져가고, 이 돈을 세탁해 독일의 블루케이로 보내는 것이다.” (<한겨레> 10월19일치)

최씨가 독일에 자금 세탁을 위해 세운 유령회사만도 수십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무도 몰랐다면, 2018평창동계올림픽, 2020도쿄올림픽 등을 핑계 삼아 나랏돈과 기업의 ‘투자금’이 그대로 최씨의 주머니에 흘러들어갔을 것입니다. (▶관련기사 보기 최순실 3천억대 평창 올림픽 시설 공사 추진 “대통령 회의서도 언급” ▶최순실, 평창올림픽 홍보 드라마도 손대 )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가 공동소유한 강원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산191번지 땅에 토석 채취와 벌목 등 개발행위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허가 면적 외 지역까지 토석 채취와 절개지를 만들어 최근 평창군이 초지법과 국토이용계획법 위반으로 정씨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연합뉴스

■ 청와대 연설문 고치는 엄마, “능력 없는 부모 원망하라” 는 딸이대 사태 때부터 활활 타오르던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10월19일치 <경향신문>이 공개한 정유라씨의 SNS였습니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2014년 12월 작성한 이 글은, 정씨가 이대 합격 사실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주변에서 특혜 의혹이 이는 데 불만을 토로했던 글로 보입니다. ‘돈도 실력이니 부모를 원망하라’는 정씨의 금수저론은, 취업난·경제난에 신음하는 2030세대는 물론 그들의 부모 세대까지 상처 입히는 발언이었습니다.한편 청와대와 최씨의 관련성에 모두들 촉각을 곤두세우던 찰라, 고영태 케이스포츠재단 이사가 “회장(최순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일”이라고 말했다는 JTBC 보도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설마’라고 생각했습니다.

JTBC 갈무리.

■ “아는 사이는 맞지만…” 청와대, 한발 물러섰다불길한 예감을 느꼈던 것일까요? 최순실씨에 대한 언급 자체를 회피하던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적극적인 반박에 나섭니다. 10월20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사태 한 달 만에 처음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을 언급합니다. 비록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는 ‘유체이탈식’ 발언이긴 했지만요.2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도 최씨와 대통령의 관련성을 부인합니다(우병우 민정수석은 이때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최씨가) 대통령과 아는 사이지만 ‘언니’라고 부르며 40년간 절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과 멀어진 사이라는 애초 청와대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었습니다.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친다는 보도에 대해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겠나? 처음에 기사 봤을 때 실소를 금치 못했다”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가 어떻게 활자화되는지 개탄스럽다”고 대답했습니다. 최씨가 몰래 청와대를 출입한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선 “대통령께서는 친형제도 멀리하시는 분인데, 수시로 드나들고 밤에 만나고 그거는 성립이 안되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 “최순실, 박 대통령과 아는 사이지만 절친 아니다” )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2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실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출석을 설득하라는 여야 원내대표단의 권고에 전화를 걸었으나 설득에 실패하고 이 사실을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전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반박만으로는 부족했던 걸까요. 월요일인 24일 아침, 박 대통령은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집니다. 바로 ‘개헌론’ 입니다. 대통령이 권한을 국회와 좀 더 나누는 이원집정부제, 4년 중임제 등 민감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중첩된 이슈라서 국회의원들이 모두 몰두할 만한 화제이지요. 개헌 얘기만 하느라 다른 모든 민생현안이 묻힐 수 있다고 해서, 의원 시절 “개헌 블랙홀”이라고까지 표현하며 박 대통령이 기피했던 주제입니다. (▶관련기사보기 8·15 때 청 개헌 건의 묵살한 박근혜, 진짜 노림수는? ) 그런데 갑자기 개헌론을 들고 나온 것은 최순실 게이트의 ‘국면전환용’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봉건시대에도 없어”…그런데 그것이 사실로 일어났습니다하지만 24일 저녁, JTBC가 던진 폭탄은 “개헌 블랙홀” 강수마저도 무력화하는 충격적인 보도였습니다. JTBC는 최순실씨의 사무실에 있던 태블릿PC를 입수했으며, 그 안에 든 파일 200여개 중 대부분이 청와대 관련 문건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대통령 연설문이나 공식 발언 파일이 44개가 있었는데, 대통령이 실제 현장에서 발언하기 전에 최씨가 문건을 받아 열어본 흔적이 남아있었다는 겁니다. 대통령의 공식 발언은 정책 발표와 같은 힘을 지닙니다. 나라의 방향을 결정 짓는 발언이 사전에 외부로 유출되면 어떻게 될까요? 연설문은 수정된 흔적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그렇게 수정된 내용을 실제 현장에서 그대로 읽었습니다.연설문 뿐 아니라 국무회의 자료, 비서진 교체같은 인사 관련 문건, 극비 외교서류, 북한과의 비밀접촉 사실을 담은 안보 서류가 가득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아무런 공적 직책도 없는 최씨가 이런 극비 자료들을 받아볼 수 있었을까요?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너무 초법적인 일 아닌가. 이걸 어떻게 얘기해야 될 지 모르겠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의 말처럼, 할 말을 잃었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을 겁니다.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대통령을 투표로 뽑습니다. 그 대통령을 보좌하라고 청와대 시스템이 있습니다. 나라의 중요한 정책을 다루는 각 부처와, 청와대가 함께 머리를 맞댑니다. 그런데 그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정책 발표를 일반인이 먼저 들여다보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단적으로, 최씨는 정부의 토지 개발 계획 문건을 입수한 뒤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합니다.( ▶ [TV조선] 최순실, 소유 부동산 인근 개발정보도 들여다봐 ) 이런 일을 막기 위해, 공적인 직책을 맡은 이들은 업무와 관련해서 이권을 챙겼는지 엄격한 감시를 받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바로 고위공직자의 비위 사실을 감사하는 역할을 하지요. 하지만 시스템 밖의 인물이라면, 국정을 농단해도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이게 나라인가.” 탄식이 나오는 것은 그래섭니다.

27일 낮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충격적인 뉴스는 다음날 <한겨레>에 의해 연이어 터집니다.

“이런 얘기는 통념을 무너뜨리는 건데, 사실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최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도 사실 다들 최씨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아바타’나 다름없다는 겁니다. 이 보도가 국민들에게 안긴 충격은 <돌아온 최순실 총정리 3탄>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이것만 보면 다 안다, 최순실 게이트 총정리 시리즈
1탄 한겨레가 열어젖힌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 (~9월26일까지)
3탄 대통령 사과, 그리고 드러나는 국가의 사유화 (10월26일~)[디스팩트 시즌3#26_이젠 '박근혜 게이트'다] 바로가기

이것만 보면 다 안다, 최순실 게이트 총정리 3탄

국가의 시스템이 무너졌다, 대통령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 외침이 전국을 뒤덮고 있습니다. 기업의 돈을 갈취한 재단 설립이 대통령 지시였다는 증언이 속속 나옵니다. 청와대와 행정부를 휘두르며 2018평창동계올림픽, 한류에 이르기까지 이권을 챙긴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례는 끝을 모르고 쌓입니다. ‘최순실 게이트 총정리’를 선보여 온 <한겨레>가 3탄을 내놓습니다. 이것만 읽으면, 최순실 사태의 시작과 전개, 주요한 변곡점들을 링크를 타고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월4일 오전 2차 대국민 사과를 하는 동안 광화문 광장을 지나는 시민들. 강재훈 선임기자 kahn@hani.co.kr

‘최순실의 태블릿PC 안에서 수정된 흔적이 있는 대통령의 연설문과 정책자료 등이 발견됐다’는 제이티비시(JTBC)의 보도(10월24일), 최순실씨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청와대 자료를 가지고 개성공단 폐쇄 등의 국정을 논의했다는 <한겨레> 보도(10월25일)의 의미를 앞선 2탄에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제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 측근이 기업의 돈을 뜯어낸 권력형 비리 수준을 넘어, 아무런 직책도 없는 민간인이 청와대의 정책을 좌지우지한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커졌습니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것도 모른 채 휘둘린 꼭두각시일 뿐이었을까요? 박 대통령은 직접 기업 총수들을 만나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에 돈을 내라고 독려했고, 비서관들에게 세세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최씨와 박 대통령은 한 몸이나 다름없었고, 제 잇속을 챙길 목적으로 국가 권력을 휘둘러 왔다는 증거들이 11월11일 현재까지 속속들이 드러나며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12일 열리는 대규모 촛불집회는 그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 이것만 보면 다 안다, 최순실 게이트 총정리 시리즈1탄 한겨레가 열어젖힌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 (~9월26일까지)2탄 잡아떼는 청와대, 언론의 추격전 (9월26일~10월25일)3탄 대통령 사과, 그리고 드러나는 국가의 사유화 (10월26일~)

■ ‘거짓말’ 들키자 멈춰버린 청와대10월24일 밤 JTBC의 태블릿PC 보도를 접한 신문사들은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청와대의 해명을 확인해 다음날치 조간신문을 인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청와대에선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한겨레> <경향신문>을 비롯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다음날치 1면에 JTBC의 보도를 실었습니다. <조선일보>는 2면에 펼쳐 썼습니다. 청와대의 ‘불통’은 다음날 낮까지 이어졌습니다. 25일 오전 9시 기자들 앞에 나선 정연국 대변인은 쏟아지는 질문에 “파악 중이니까 지켜봐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재난이라도 닥쳤다면 어땠을까요.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에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뉴스를 보고 잠을 못 이뤘다. 청와대 사람 누구도 사실 확인 전화를 안 받는다는 보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사정당국은 최씨 모녀를 즉각 소환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소명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최씨는 독일에서 잠적한 상태였습니다.

조선일보, 10월25일.

여당의 절박한 요구가 터져 나온 지 약 7시간 뒤인 25일 오후 3시43분,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래 처음으로 국민들 앞에 나섭니다. 오후 4시 정각에 전국에 방송될 사과 담화를 녹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와의 인연”을 마침내 인정하고, 대통령 스스로 청와대 밖으로 연설문을 ‘유출’했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아시다시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 받은 적 있습니다.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물은 적은 있으나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습니다.저로서는 좀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유난히 사과에 인색했고, 국민 앞에 직접 나서는 것도 꺼려 국무회의·수석비서관 회의 등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로 끝냈던 대통령이 ‘녹화방송’으로나마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만큼 청와대가 직면한 위기가 심각했다는 얘기였습니다. (▶[뉴스AS] 박근혜 대통령 ‘녹화사과’는 어떻게 탄생했나 )■ 논현동 비밀 아지트서 나랏일 본 최순실그도 그럴 것이, <한겨레>가 25일 낮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한 [단독] “최순실, 정호성이 매일 가져온 대통령 자료로 비선모임” 기사(지면 10월26일치)를 보면, ‘이 나라의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나’ 탄식이 나올 정도입니다.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 대통령 보고용 문건을 최씨의 논현동 비밀 사무실로 들고 오고, 그 곳에서 개성공단 폐쇄 등의 중대 정책과 장관을 누구를 만들고 안 만들지 나라의 인사를 논의했다는 겁니다. 태블릿PC라는 ‘물증’이 없었다면,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라는 증언은 듣고도 믿겨지지 않는 그런 얘기였습니다. (▶관련기사 : <한겨레> 미르TF팀 기자가 밝히는 최순실을 무대에 세우기까지 두 달여 취재 뒷이야기)<한겨레> 특별취재팀은 논현동의 비밀 사무실을 찾아내고 주변에서 최씨와 차은택씨, 김종 문화관광체육부 차관, 문고리 3인방 등의 얼굴을 봤다는 다수의 증언을 확보해 26일 온라인으로 보도했습니다.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몸이 좋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고, 수북한 서류뭉치를 차 트렁크에 넣는 행동을 해 주변의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이 비밀 사무실은 최씨가 운영하던 카페 테스타로싸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티브이조선>은 25일 저녁 최씨가 대통령의 의상을 준비하는 동영상을 확보해 공개했는데, 청와대 행정관이 최씨를 따라다니며 모셨습니다. 믿겨지지 않는 일들이 사실로 드러나며, 전 국민은 패닉에 빠집니다.

“우스갯소리처럼 권력 1위 최순실이다, 농담조로 얘기했는데, 진짜 최종 결재권자는 최순실씨였습니까? 그런 대한민국이…어… 말이 잘 안 나와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10월25일 당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나?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 내내 논란이던 ‘십상시’나 ‘문고리 3인방’, 주변 ‘환관’들은 최소한 공무원 신분이기라도 했다. 도대체 대통령의 위에서 이 사회 최고 권력자처럼 행동해 온 ‘최순실’은 누구인가. 그런 비선의 조종에 의해 앵무새처럼 연설문을 읽고 있던 박근혜씨는 도대체 누구인가.” (송경동 시인)

최씨는 승려, 영세교 교주, 목사라는 다채로운 이력을 지녔던 고 최태민의 딸입니다. 최태민은 1973년 대전에서 ‘원자경’이라는 이름으로 “영세계 칙사”를 자임하며 난치병 치료 등을 빙자해 신도들을 모았습니다. 신흥종교연구가였던 고 탁명환씨는 “처음 만난 무당도 그에게 절을 하고, 그의 치료를 받으면 신기가 떨어져 무당업을 폐업하고야 만다” “소위 영력이 어느 정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기록했습니다. (▶무당들 벌벌 기던 큰무당 원자경, 2년 뒤엔 ‘십자군’ 총재 ) 1975년 ‘영애 박근혜’를 만나 신임을 얻은 최태민은, 목사를 자임하며 구국선교단 등을 차렸고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것으로 악명이 자자했습니다. 최태민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당하고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뒤 전직 대통령 자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흐지부지됐습니다. (▶관련기사보기 : [한국] “최태민, 돈 문제 모두 박근혜가 안다고 잡아 뗐다”)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1982~1991년)으로 있을 때도 최태민·최순실 부녀의 전횡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때 박 대통령은 친동생들과 멀어져가면서까지 최씨 일가를 감쌌습니다. 인터넷 언론 <고발뉴스>는 ‘최순실 게이트’ 취재가 열기를 띠던 10월 중순 ‘ 무당 최태민, 예지력 이어받은 최순실 총애했다’ ‘박근혜는 사이비종교 교주의 후계자 최순실의 신도인가’ 등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2대에 걸친 맹목적인 신뢰는 마치 사이비 교주-신도 관계 같다는 것입니다.☞최태민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박 대통령과 최태민·최순실 부녀, 1970년대부터 2016년까지

문화일보, 10월26일.

이런 와중에 ‘오방낭’ 파일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무속 신앙’을 연상했습니다. (▶[노컷] 朴대통령 취임식부터 ‘무속신앙'…이유를 살펴보니) 지난 2월 국회의사당에서 굿판이 벌어진 일 (▶[국민] 무당굿으로 국운을? 국회서 굿판 벌이다니… ), 3월 정부상징이 무궁화에서 ‘태극’으로 바뀐 것이 최씨의 측근 차은택씨의 주도였다는 보도 (▶관련기사 : [조선] 정부 상징… 오방낭… 崔개입설 각종 문양, 무속 신앙과 연계 의혹 ) 등도 나왔습니다.박 대통령이 써왔던 심상치 않은 단어들도 입길에 올랐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 “이 비정상” “다 읽으면 그런 기운이 온다”…. 보통 정치인의 말과 동떨어진 단어들인데, 최씨가 써준 말이 아니냐는 겁니다. 대통령의 의상을 최씨가 하나하나 챙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며(▶[티브이조선] 최순실이 옷 만들면 박 대통령 며칠 뒤 공식·외교 행사에 입고 나와), 색깔에 유난히 집착했던 것도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돌았습니다. ‘무당’ ‘사이비 종교’ 운운은 최씨의 ‘국정 농단’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입니다만, 그만큼 사람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황당함이 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동아일보, 10월27일.

■ 최태민 비리 그대로 반복… 예고된 최순실 게이트굳이 종교적 이유를 끌어다대지 않더라도, ‘최순실 게이트’는 오래 전부터 조짐을 보여 왔습니다. 대통령을 호가호위하며 이권을 챙긴 최씨의 행태는 아버지 최태민의 41년 전 모습 그대로입니다. 최태민이란 이름은 박 대통령의 정치인생에 공공연히 따라붙은 오점이었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최씨 일가 문제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가를 봐야 합니다.1991년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하던 박 대통령은, 1998년 대구 달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합니다. 이때 비서실장이 최태민의 사위, 즉 최순실씨의 남편 정윤회씨였습니다. 정씨는 비선조직인 강남팀을 꾸리고, 박 대통령의 주변에 소위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체제를 구축합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최씨 일가 문제는 ‘약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상대인 이명박 후보 쪽에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습니다.

2008년 1월11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박근혜 중국 특사단장 등 4개국에 파견할 특사단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정수장학회, 영남대학, 육영재단 운영 등 박 후보와 관련된 의혹의 중심에 늘 최태민이 있었다. (…) 아직도 최씨의 딸과 사위인 정윤회씨가 박 후보를 돕고 있다. (…)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최씨 일가에 의한 국정농단의 개연성은 없겠는가. 국민들은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최태민이라는 이름 석 자의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이명박 캠프 장광근 대변인, 2007년 6월18일)

■ 그림자로 숨은 최씨 일가이 무렵 정윤회씨는 공식 보좌진에서 물러납니다. 최씨는 단 한 번도 공적인 직책을 맡지 않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최씨 일가와의 연관성을 끊어낸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박 대통령의 주변에 ‘비선’이 있고, 그 실체가 최순실·정윤회 부부인 듯하다는 의혹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의원 시절에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공식 보좌진들과 의논하는 대신 전화기를 들고 사라졌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2004~2006년)이던 시절, 대변인을 맡았고 박 대통령의 집을 드나들었던 전여옥 전 의원은 이렇게 회고합니다.

기자들은 대변인인 내게 물었다. “맨날 박 대표가 전화하는 사람이 누구예요? 강남팀 정윤회씨죠?” 나는 답할 수가 없었다. 나도 그 실체를 몰랐으니 말이다. (…) 그러나 ‘그들’은 숨어 있었다. 하지만 모든 대 언론용 언급을 챙기고 옷과 살림을 도맡았다. 그렇다면 그들을 왜 숨길까. 박지만씨도 본 적 없는 ‘친척들’이 집안일을 돌보고 최순실 부부는 비선 팀을 움직이고 있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의 음산한 분위기가 무슨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해 보였다. 떳떳하게 드러낼 수 없는 관계라는 것 말이다. ( 전여옥 기고 ‘내가 모신 박근혜…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 조선일보 2016년 10월29일치)

한나라당에서 이름을 바꾼 새누리당은 2012년 박근혜 대선 후보를 내세워 정권 재창출에 성공합니다.■ 정말 최씨 존재 몰랐나?친박들은 하나같이 “최순실을 몰랐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을 지원해 온 정치원로모임 ‘7인회’의 좌장인 김용갑 상임고문조차 “정윤회가 집권 초반에 좀 문제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을 뿐 최씨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박 대통령 옆에 최순실이 있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딨나.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몰라도, 옆에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었다. 그걸 모른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박’ 이혜훈 의원은 “(2007년께에는) 후보 주변에 당과 나라를 걱정하는 사심없는 분들이 좀 있었기 때문에 지금 드러나는 최순실씨 사건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농단’ 이런 건 그때는 가능하지 않았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사심 없던 분들이 자의든 타의든 떠나는 상황이 됐다. 수상한 분들에게 줄을 대는 분들이 요직을 차지했다”고 말했습니다. (▶‘쫓박' 이혜훈 “그거 말리다 쫓겨난 거잖아요” )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은 찍혀서 쫓겨났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만 남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해 7월8일 당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배신의 정치’를 언급한 지 13일 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씨의 존재 혹은 정확한 역할을 알았든 몰랐든, 여당 의원들이나 원로조차도 대통령과 독대하거나 고언을 건네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기사 : 18년간 박 대통령의 장막이 된 3인방 )

“멘토 역할은 당선될 때까지였다. 2012년 당선 후 축하전화 한 뒤로 대통령과 연락이 끊겼다. 청와대 내부 사정을 전혀 몰랐다. 대통령 되기 전엔 내가 전화하면 (수행비서가) 다 바꿔줬다. 그런데 청와대 들어가고 나서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더라. 내게 새 번호도 알려주지 않고. (3인방 중) 한 사람의 바뀐 번호를 어떻게 알게 돼 전화했더니 사근사근하던 이 놈들이 벌써 음성부터 다르더라고. 통로를 완전히 차단한 거지.” (11월 7일, 동아일보, 김용갑 새누리당 상임고문 인터뷰)

전여옥 전 의원은 “모든 것이 장막에 가려 누구를 통하지 않으면 전화가 안 되는 현실을 그대로 방관하지 않았더라면 세월호 7시간의 공백도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촛불 타오르자…사과 5일 만에 문고리 사퇴

세계일보, 10월27일.

언론사들이 독일로 기자들을 보내 최씨와 숨바꼭질을 벌일 무렵, <세계일보>가 10월27일치에 최씨 인터뷰를 싣습니다. “당선 초기 연설문을 이메일로 받아봤을 뿐”이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의혹은 부인하고, “건강상 문제로 한국에 돌아갈 수 없다”고 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는 분노를 샀습니다. 28일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연설문 대부분이 초안과 비슷하게 나갔다”고 주장했지만 불붙은 여론을 진화하지 못했습니다.

10월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근처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처음으로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분노한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며 애초 신고 인원인 2000명을 넘어 주최 쪽 추산 3만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을 기록했습니다. 학생들부터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 노인들까지,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높은 점도 특징이었습니다. (▶학생·교수·시민단체, TK·PK서도…온나라가 시국선언중 )■ 최순실 전격 귀국, 시나리오 다 썼나심상찮은 여론의 기류를 느낀 청와대는 이즈음 눈에 보이는 대책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28일 오전까지만 해도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을 하겠다. 다음주쯤 인적 쇄신을 고심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날 밤 일괄사표를 받고 주말을 넘기지 않은 30일 일요일에 사표를 수리합니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우병우 민정수석 그리고 ‘문고리 3인방’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이 경질됐습니다.

한겨레, 10월31일.

30일 아침엔 독일에 머무르던 최씨가 전격 귀국합니다. 최씨의 귀국을 앞두고 증인 회유와 증거 인멸 시도도 있었습니다. 안종범 전 수석은 검찰 출석을 앞둔 정현식 전 케이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회유하려는 문자를 보냈고, 최씨의 회사 메일 계정도 폐쇄됐습니다. (▶[단독] 최순실 귀국 전후 조직적 증거인멸·짜맞추기 흔적) 최씨가 비행기를 탄 뒤에야 귀국 사실을 알았다는 검찰은 최씨에게 시차 적응 등을 이유로 31시간 동안 소환을 미뤄 “입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준 것 아니냐”는 지탄을 받았습니다.최씨는 31일 오후 3시 검찰에 출두했습니다. 그 전까지 서울 청담동의 한 호텔에 묵었으며 사람들이 서류 등을 가지고 들락거렸다고 합니다. 검찰은 7시간여 조사하고 밤 11시57분께 최씨를 체포했습니다.최씨가 장관들이 오가는 ‘11문’을 이용해 행정관의 차를 타고 최근까지 청와대를 드나들었다는 사실도 <한겨레> 단독보도(11월1일치 1면)로 알려졌습니다. 보좌진이 완비되기 전까지만 최씨의 조언을 들었다는 대통령의 25일 사과는, 거짓말이었던 겁니다.■ 국가 사업과 예산 모두 최씨 손에25일 박 대통령의 ‘사과’ 이후 거의 모든 언론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기사를 쏟아냈는데요. 정부가 기획해야 할 국가 사업과 예산이 최씨의 손아귀에서 움직였고 측근들이 이권을 챙긴 정황은 지금도 계속 드러나는 중입니다. 일단 큰 흐름만 추려 보겠습니다.첫째, 박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문화융성’은 최씨가 기틀을 짠 것이었습니다. ‘명품 브랜드와 한복의 콜라보 패션쇼’(40억원) 대형 융합공연(140억원) 드라마·영화·뮤지컬 제작 지원(300억원) 등 1796억원대의 예산을 짜자고 제안하는 문건이 최씨의 사무실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중 문화창조센터 건립은 400억원대 규모로 실제 예산이 편성됐고, 현재 7000억원대의 대형 산업으로 커진 상태입니다. (▶[조선]최순실, 1800억 문화융성 예산안 직접 짰다 (10.28) )둘째, 최씨의 측근들은 기업들을 겁박하며 이권을 챙겼습니다. 차은택씨는 포스코 계열의 광고사를 인수하려다 실패하자, 지분의 80%를 넘기지 않으면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협박합니다. (▶[경향]“대한민국서 가능한 일인가”…“말 안 들으면 회사 없어져”(10.28) ) 차씨는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며 정부 문화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장·차관 인사와 대기업 임원 청탁까지 전횡을 저지른 사실도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고영태씨는 케이스포츠 재단 설립 전에 17억원을 냈던 롯데그룹을 찾아가 추가로 70억원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보기 : [단독] K재단, 궁지몰린 롯데 팔 비틀어 70억 더 뜯어냈다(10.27) ) “기업인들이 나에게 굽신굽신한다, 기업인들 별 것 아니다”며 주변에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 계열사 사장단이 10월25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걸어 나가고 있다. 신 회장은 4개월에 걸친 검찰의 비리 수사를 받은 데 대해 사과하고 그룹을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 우주가 도운 ‘정유라 승마’…13조원대 평창 올림픽도?셋째, 최씨는 정부와 기업을 움직여가며 딸의 승마를 지원했습니다. 최씨의 지시에 따라 한화 대신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가 됐고, 정유라씨는 삼성에게서 100억원대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10억원대의 비싼 말을 네 마리나 탔습니다. 박원오 승마협회 전 전무를 활용해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200억원대의 승마 지원 프로젝트를 기획했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보기 : [중앙] 최순실 측근 박원오 “문체부 국장 잘린 거 봤냐” 삼성 협박 )넷째, 평창올림픽과 관련해서도 부가사업을 계획했습니다. ( [제이티비시] 어느 금메달리스트의 폭로 “평창올림픽은 최순실 먹잇감” (10.30) )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씨는 7억원 예산이 편성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실무를 맡아 관리했고, 김종 문체부 차관과 통화하는 사이였으며, 평창올림픽 캐릭터 사업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장씨의 어머니 최순득씨가 2012년 이후 병으로 활동을 줄였을 뿐 ‘숨어 있는 비선실세’였다고 보도했습니다.다섯째, 심지어 공군 차기 주력 전투기 선정과 사드 배치, 군 인사에도 최씨가 개입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 [중앙] 최순실, 린다 김과 오랜 친분…무기 거래도 손댄 의혹(11.1) )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전방위에 얽힌 비리에 국민적 분노는 커져만 갔습니다.■ “비리의 몸통, 대통령이었다” … “검찰도 한통속”검찰 발등엔 불이 떨어졌습니다. 검찰은 애초 사건의 발단이 된 두 재단 수사를 특수부가 아닌 단순 고발사건을 맡는 형사부에 배당(10월5일)해 “수사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샀었죠. 대통령 사과 다음날인 10월26일에야 재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뒷북’을 친 검찰은, 27일 마침내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했지만 “대통령은 형사 소추의 대상이 아니다”(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29·30일에는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했습니다. 최씨 늑장 소환까지 합쳐져, 검찰도 청와대도 한 통속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10월26일 오후 검찰 수사관들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미르재단 사무실에서 압수수색한 물품을 차량에 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그러나 수사가 진행될수록, 두 재단의 몸통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숨길 수 없었습니다. (▶[단독] 최순실 국정농단 시작과 끝에 박 대통령이 있다)최씨의 측근 고영태씨가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재단 운영과 관련된 내용을 수시로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31일 기사화됐습니다. (▶[동아]“최순실, 미르-K스포츠 재단 진행상황 朴대통령에게 수시 보고” ) 기업에게 돈을 낼 것을 종용한 청와대의 안종범 전 수석도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을 지시했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11월2일 알려졌습니다. 박 대통령이 돈 낼 기업과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한 사실도 4일 <한겨레> 취재로 알려졌습니다. (▶[단독] “박대통령, 재단 출연금 600억→1천억 늘려라 지시” )■ 약점 잡힌 기업에 돈 내라…“정치깡패 수준”특히 케이스포츠 재단의 경우 SK와 롯데 두 기업에 추가로 돈을 받아내려 했는데, 두 곳 모두 정권에 약점이 잡혀 있는 상태였다는 점에서 대가성도 짙어 보입니다. ( ▶ [단독] “최순실 지시로 SK에 80억 요구…안종범은 확인전화” ▶K재단, 롯데 약점 헤집고 거액 수금…종착지는 ‘최순실 곳간’ )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롯데는 70억원을 입금했는데, 최씨는 롯데그룹 압수수색 정확히 하루 전에 이 돈을 돌려줍니다. 롯데가 압수수색될 것을 미리 알고 ‘뒤탈이 날만 한’ 돈을 부랴부랴 돌려준 것으로 보이는데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찰의 첩보를 최씨에게 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독] 우병우 민정수석실, 최순실에 ‘롯데 압수수색 정보’ 흘렸나) 우병우 민정수석도 두 재단과 관련돼 있다는 얘깁니다.청와대의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CJ그룹에 압력을 넣어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했다(▶[SBS] “대통령 뜻이니 물러나라”…CJ에 압력)는 보도도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무슨 이유였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조 전 수석은 ‘녹취록’에서 CJ 관계자에게 “수사까지는 가지 않아야 하는데…”라며 말을 듣지 않으면 검찰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기업의 약점을 잡아 돈을 뜯어내고, 경영권까지 간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독재정권 시절 정치깡패들과 지금 청와대가 뭐가 다르냐”는 탄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가장 오른쪽). 청와대 공식 블로그 갈무리

■ 지지율 5% 역대 최저 ‘신기록’에도 버티는 대통령롯데·CJ 건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치인 5%로 떨어졌습니다.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라”는 요구가 빗발쳤는데도 버틴 결과였습니다.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월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인선에 대한 소감을 밝히던 중 활짝 웃고 있다. 김 후보자는 내내 여유있는 자세와 웃음을 보였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특히 2일 청와대가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전격 지명한 것은 ‘코미디’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당시 여야는 대통령의 2선 후퇴와 여야 합의 하의 ‘거국중립내각’을 주장하고 있었는데요. 이 와중에 대통령이 야당의 의견조차 묻지 않고 독단적으로 총리 임명권을 행사한 것은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식물 대통령’의 총리 지명, 김병준은 왜? ) 심지어 현직 총리조차도 대통령이 새 후임자를 뽑은 걸 몰랐습니다. 화가 난 황교안 총리가 당장 이임식을 하겠다고 나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엄중한 상황에서도 박근혜 식 ‘불통 인사’가 또 다시 빛을 발한 겁니다.청와대는 3일에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불통 정권’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이 와중에 김병준 후보자와 함께 지명한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가 광화문 굿판에 참석한 사실, 47차례 전생을 체험했다는 책을 쓴 것이 알려지며 망신살을 샀습니다.

11월4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첫번째 녹화방송으로 한 1분30여초간의 사과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두 번째 사과는 생방송으로 9분 가량 발표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4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두 번째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5일(토요일) 예정된 2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불통 개각에 대한 반감과 대통령 수사를 요구하는 여론을 가라앉히려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서글픈 마음에 밤잠을 이루기 힘들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다”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결코 사실이 아니다”와 같이 감정을 호소하는 데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기업들이 선의의 도움”을 줬다며 강제모금이 아니었다고 강변하고,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겼다”며 최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그러나 2선 후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청와대의 입장은 확고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11일 현재까지도 낮아보입니다. (▶관련기사 보기 : 박근혜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퇴진하라” 높아지는 목소리

11월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에 참여한 20만명의 시민·학생들이 문화제를 마친 뒤 종로방향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분노한 민심의 둑은 5일 2차 촛불집회에서 터졌습니다. “부끄러운 나라를 물려줄 수 없다.”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전국의 시위를 합하면 30만명에 이릅니다. 각 대학은 물론, 중·고교에서도 ‘시국선언’이 잇따릅니다. 혹자는 4·19 전야를 방불케 한다고 말합니다.

“박근혜를 뽑아서 너무 죄송해 반성하려고 나왔다. 집회는 생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4일 대국민 사과에서 어려운 시절 운운하며 ‘감성팔이’ 하는데 그런다고 해결되나. 아이들도 잘못하면 책임지고 내려와야 한다는 걸 안다. 박 대통령은 나이가 몇 살인가.”“우리가 대학생 때 열심히 데모해서 민주주의가 이뤄졌고,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면 아이들한테 좋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희대의 사기꾼이 나타나 민주주의를 무너뜨렸다.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고, 제대로 된 한국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청와대에 불리한 증거가 나오고 있습니다. 6일에는 최씨가 지난해 말까지도 국무회의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통화기록이 있다는 뉴스(▶[동아] 최순실 ‘대통령 행세’…국무회의 직접 관여)가 나왔습니다. 검찰이 지난 10월29일 정호성 전 비서관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입수한 휴대전화에서 녹음파일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 녹음파일을 보면 최씨는 국무회의에서 오가는 정책 현안,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마련에 대해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했습니다. 최씨는 10대에 이르는 대포폰을 사용했는데, 그 중 5~6대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며 추가 증거도 더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안종범 전 수석은 직권남용과 강요미수 혐의, 정 전 비서관은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6일 구속했습니다.하지만 여전히 2선 후퇴는 없다는 청와대와,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12일 촛불집회에서 처음으로 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총리 지명 철회를 통한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2선 후퇴를 거부할 경우 ‘촛불 민심’을 내세워 즉각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 시한도 사실상 12일로 통보한 셈이다.” (<조선일보> 11월7일치)■ 퇴진 민심 당길 방아쇠는?

조선일보, 11월 7일

11월7일치 <조선일보> 1면에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웃고 있는 우병우 전 수석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와 별개로 횡령·직권남용 혐의의 수사를 받고 있지만, 두 재단 문제로 최씨를 비호했을 것이라는 심증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그렇잖아도 검찰은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을 뇌물죄가 아닌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하겠다고 해서 지탄을 받고 있는데요. 직권남용죄는 최고형량 5년으로, 뇌물죄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을 받는 데 견줘 현저하게 낮습니다. 대기업들이 검찰 수사나 총수 사면 등으로 이익을 얻을 것을 기대하고 돈을 준 것이라면 포괄적 뇌물죄 적용이 가능합니다. 검찰은 비판이 거세지자 “뇌물죄로 안 보겠다고 한 적이 없다. 법리를 고민해 보겠다”(11월8일)고 얼버무린 상태입니다. (▶말 바꾼 검찰, “최순실에 뇌물죄 검토” )청와대와 검찰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은 최순실 대역설, 곰탕 암호설 등 음모론이 꽃피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행방을 감췄던 최씨의 측근 차은택씨가 8일 귀국했지만, 청와대가 차씨를 사전에 접촉해 검찰 수사에 대비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단독] 청와대, 지난달 도피중인 차은택 사전접촉했다 ) 제도권에서 제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12일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몰려나오게 될까요?■ 사라진 7시간 미스테리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오후 5시10분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말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사라진 7시간 미스테리’도 앞으로 정권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접한 국민들은 ‘7시간’을 “비선에 의해 농락당해 온 박근혜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날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아니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모릅니다. (▶관련기사 보기 : 두번의 지시 뒤 사라진 ‘대통령의 7시간’ ) 최씨는 알고 있으리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인터넷 언론 <고발뉴스>는 ‘박 대통령, 세월호 참사 당일 피부과 시술 의혹’이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피부과 시술을 소개했다는 것입니다. JTBC ‘뉴스룸’도 ‘성형외과’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이티비시] 최씨 친분 성형의 ‘순방 동행'…청와대 납품도) 세월호 사고 당일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의 자문의는 “매달 대통령의 영양주사를 놨을 뿐이고, 16일에는 청와대에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1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7시간과 관련한 사실들이 확인된다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