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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권력이동

권력의 새로운 의미
권력이동 시대
21세기를 목전에 둔 권력을 다루고 있다. 폭력ㆍ부(富)ㆍ지식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 생활에서 수행하는 역할 문제를 다루고 있다. 격변하는 세계에 의해 열려진 새로운 권력에의 길을 논한다.
미래에 의한 폭격
우리 생애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사태발전은 근육운동이 아닌 정신에 기초하여 부(富)를 창출하는 새로운 체제가 등장했다는 데 있다.
사실 GM사가 곤경에 빠지고 일본이 융성하게 된 배경에는 정보 또는 지식에 의한 동물적 노동의 대체가 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GM사가 여전히 지구가 평평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동안 일본은 지구의 가장자리를 탐색해 보고 지구가 평평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완력ㆍ돈 그리고 정신
사실 현대영화뿐 아니라 옛날 신화도 폭력ㆍ부ㆍ지식이 사회적 권력의 궁극적 원천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따라서 일본 신화에는 해의 여신인 아마테라스에게 바쳐진 세 가지 보물, 즉「산슈 노 진기」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보물은 지금까지도 일본 황실권력의 상징물로 되어 있다.「산슈 노진기」는 칼ㆍ보석ㆍ거울이다.
아마테라스가 자시 얼굴을 들여가 보거나 자기 자신에 대한 지식을 얻는데 사용한 거울도 역시 권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거울이 아마테라스의 신성(神性)을 상징하게 되었지만, 그것이 동시에 상상력ㆍ의식 및 지식의 상징물이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더구나 칼 또는 완력, 보석 또는 돈, 그리고 거울 또는 정신은 모두 하나의 상호관련된 체제를 형성한다. 그 각각은 특정 상황에서는 다른 것으로 전환될 수 있다.
우연도 역시 사회의 권력배분에 영향을 미친다.
고품질 권력
폭력은 저품질 권력(low-quality power)이다.
부는 중품질 권력(medium-quality power)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고품질 권력(high-qulity power)은 지식의 적용에서 나온다.
고품질 권력은 단순히 영향력을 미치는데 그치지 않는다. 자기 뜻을 관철시켜 다른 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만드는 능력만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고품질 권력은 능률을 수반하므로 목표 달성을 위해 최소한의 권력수단을 사용한다. 지식을 사용하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계획을「좋아하도록」만들 수 있다. 그것은 심지어 상대로 하여금 그 계획을 자기가 만들었다고 믿게 할 수도 있다.
지식을 사용하면 벌을 줄 수도 있고, 보상해 주고, 설득하고, 심지어 변형시킬 수도 있다. 지식은 적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우선 곤란한 상황을 우회함으로써 애당초 물리력이나 부의 낭비를 피할 수 있다.
사실ㆍ거짓 그리고 진실
지식과 통신체제는 살균되어 있지도 권력 중립적이지도 않다.
비사실(non- fact)과 논쟁거리인 사실들도 마찬가지로 사회적 권력 다툼의 산물이며 또한 그 무기이다.「참」인 사실과 과학적「법칙」, 그리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종교적「진리」는 물론이고 허위사실과 거짓말조차도 모두가 진행 중인 권력시합의 무기이며 또한 그 자체가 여기서 사용하는 용어의 의미로 일종의 지식이다.


기업 특공대
새로운 초기호적 부 창출체제의 도래는 권력을 이동시킬 뿐 아니라 권력의 스타일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죄수와 폭력배
사실상 폭력은 여전히 남아 있고 다른 형태로 변형된 채 숨겨져 있는 것이다.
물리력의 독점
지금 법인체나 기업의 공공연한 폭력이 드물어진 한 가지 이유는 그 동안 여러 해에 걸쳐 폭력을 외부에 하청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자체적으로 폭력을 생산하는 대신 사실상 정부의 서비스를 매입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모든 산업국가에서는 국가폭력이 민간폭력을 대체하고 있다.
숨겨진 총
일상적 기업활동에서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이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두 번째 이유는 폭력이 법으로 순화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산업혁명이 폭력을 법률로 변형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도 돈을-사실 부(富) 일반을- 어떤 새로운 것으로 변형시켜 가고 있다. 그리고 공장굴뚝 시대에 돈이 권력을 획득ㆍ유지하는데 주된 역할을 떠맡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21세기를 눈앞에 둔 오늘날 우리는 권력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전환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권력이동」의 문턱에 서 있다.
모건에서 밀큰까지... 그리고 그 이후
월스트리트 이후의 시대
이「현대세계」는 구식 대기업들에게는 변덕스럽고 적대적인 장소이다. 개인이나 회사뿐 아니라 금융업계의 모든 부문들이 비틀거리고 있다.
권력의 지그재그
자본의 자유화로 누구라도 즉시 이용할 수 있는 더 한층 커다란 합동자금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금융체제의 융통성을 제고하고 지역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판돈을 키워 대규모 파산의 위험을 증대시키기도 한다.
임박한 세계의 주도권 다툼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앞으로 수십 년 내에 세계금융개편을 위한 투쟁이 절정에 달할 경우 최강의「권력당국」중 다수가 쓰러지리라는 것이다.
수많은 기호
이제는 토지보다 공업생산을 위한 각종 기계 및 원료가 가장 중요한 자본의 형태로 되었다.
두개골의 내부/
지식은 본질적으로 무한하며 비배타적(非排他的)이다.
종이의 묘비명
산업시대 여명기에 화폐에 관해 새로운 생각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예컨대 1650년에 포터(William Potter)라는 사람이 영국에서 발간한 통찰력 있는 소논문에서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생각을 제시했다. 즉『상징적 재산이 실질적 재산을 대신』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21세기 화폐
「제3물결」통화는 날이 갈수록 전자 펄스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통화는 덧없이 사라지고... 순간적으로 송금되며 ... 비디오 스크린에서 모니터된다. 실제로 이 통화는 비디오 현상 그 자체이다. 지구를 가로 질러 깜빡거리고 번쩍이고 윙윙거리며 돌아다니는 이「제3물결」통화는 그 자체가 바로 정보- 즉 지식의 기초이다.


물질 우위론!
실업의 새로운 의미
지금은 실업이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취업기회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실업을 줄일 수 없게 되었다. 실업이 양적인 문제에서 질적인 문제로 바뀐 것이다.
이제는 돈과 숫자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실업자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돈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따라서 그들 수준에 맞는 공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며 또 도덕적으로도 옳다. 그러나 초기호경제에서 실업감축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부의 배분보다는 지식의 배분에 더욱 의존해야만 한다.
저지식 이데올로기
물질우위론이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품이 그 실질가치를 제품에 내재된 지식에 두고 있는 오늘날 그것은 반동적이고도 어리석은 이데올로기다. 아직까지도 물질우위론에 입각한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면 그런 나라는 스스로를 21세기의 방글라데시로 운명 짓고 있는 것이다.
궁극적 대체물
지식 대 자본
지식은 원자재ㆍ노동ㆍ시간ㆍ장소 및 자본의 필요를 감소시켜 주기 때문에 지금 선진경제의 중심적 자원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지식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후술하는 바와 같이 도처에서 정보전쟁(info-war) -지식을 장악하기 위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보전쟁
외적 지능
메시지에의 개입
오늘날 우리는「내적지능」을 지나서 말하자면「외적지능(extra-intelligence)」에 도달하고 있다. 외적 지능을 가진 네트워크는 데이터를 단순히 송부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분석ㆍ결합ㆍ재포장하는 등 메시지 내용을 변경시키며 때로는 전혀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처럼 주무르거나 향상시키면 상대방이 받는 메시지는 당초 송부된 때와 다른 것이 된다. 네트워크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에 의해 변경이 가해진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부가가치네트워크(Value Added Network)」, 즉 VAN이다. 그것은 외적 지능을 가지고 있다.
네크워크 권력
고객 연결고리
누구든 카드를 장악하는 자는 -은행이건 그 경쟁자이건 간에- 가정과 개인의 일상생활에 접근할 귀중한 채널을 보유하게 된다.
정보 독점체들의 등장?
그러나 외적 지능이 생활방식의「개선」을 가져오느냐의 여부는 그 전체적인 발전을 이끌어갈 사회적ㆍ정치적 지능에 좌우될 것이다.


확대되는 전쟁
5,000억 달러의 시장
「기술민족주의(techno-nationalism)」라는 비난 속에서도 이 TV주도권 싸움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TV를 위한 싸움이 가열되는 중에서도 미래의 컴퓨터를 장악하려는 싸움 또한 계속되고 있다.
맥주와 소시지 미뉴에트
프랑스의 작가 메신(Philippe Messine)은 그의 도전적인 글에서 앞으로 표준전쟁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그 이유로는 오늘날 선진국에서 독립제품의 비율이 늘어나 표준문제가「대 산업전쟁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바 있다. 207
제품이 다양화 한다는 것은 시스템을 통해 보다 많은 제품을 통해 전체(whole) 또는 형태(gestalt)로 결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준의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중역급 思想警察
패러독스 폭탄/
미래의 기업환경이 불안하고 불안정해지고 균형을 상실하면 할수록 이용자의 요구는 더욱 더 예측할 수 없게 된다. 급속한 변화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것은 불확실성을 야기시킨다. 그것은 뜻밖의 분야에서 경쟁을 일으킨다. 그것은 대규모 사업을 망하게 만들고 소규모 사업을 성공하게 하여 사람을 놀라게 만든다. 그것은 새로운 기술을 가져다주며 새로운 종류의 기능과 근로자들, 그리고 전혀 유례가 없는 경제적 상황을 만들어낸다.
탄력회사의 권력
칸막이 방의 붕괴
21세기의 경제적 패권을 장악하기 위안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 세계적 권력투쟁의 쥬요 전술무기는 전통적인 것들이다. 우리는 신문에서 그러한 기사- 통화조작ㆍ보호무역정책ㆍ금융규제 등-를 읽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 경쟁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진정한 전략무기는 지식에 기초한 것들이다.
패쇄된 채널
변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이에 병행하여 통신「채널」이 고장 나기 때문에 이「칸막이 위기」는 더욱 심화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모든 관료체제에서 지식은 수평적으로 분산되었다가 수직적으로 채집결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정보장악을 토대로 한 권력구조는 그 모습이 명확했다. 즉 전문가는 칸막이방을 장악하고, 관리자는 채널을 장악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채널」바깥으로 나가서 시스템을 우회하는 중역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정보를 상급자나 동료에게 보내지 않고 옆길로 비공식적으로 전달하고,「뒷채널(back- channel)을 통해 의사를 전하고, 사업을「이중」으로(하나는 공식적, 다른 하나는 비공식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오늘날 최량의 관료조직까지도 파멸시키고 있는 골육상잔의 싸움에 불길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방 기업체는 칸막이방과 채널에 의존하지만, 일본 기업은 이에 덧붙여「도키카이」, 즉 동기회(同期會)라는 또 하나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도키카이」시스템은 공식관료체제에서 일탈하는 것이지만 관료체제를 훨씬 더 효율적인 것으로 만들어 준다.
공식적인 기본방침과 다른 사태의「진상」이나「실상」이 전달되는 것은 바로 이 동기회에서다. 사람들이 술이 거나해져서 서로「다테마에」-즉 정해진 방침-를 벗어나「혼네」-즉 진심-를 주고받는 곳도 바로 이 동기회 모임이다.
17장 족장과 회사위원
인민위원 조직체/
변화가 가속화하고 예측 가능성이 감소함에 따라 최고경영자들은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으로「인민위원」을 활용하여 관료체제를 따돌리게 될 것이다.
스컹크워크스 조직체
나중에 업계의 표준기종이 된 IBM사의 퍼느널 컴퓨터도 역시 플로리다주 보카 에이턴에서 황공한 거의 완전히 자율적인 연구팀에 의해 개발되었다. 뉴욕주 아몽크에 있는 본사의 분기별 검토를 받는 것 외에는 이 팀의 활동은 완전히 자유였다. 이 팀은 또한 외주(外注) 구매에 관한 회사방침을 어겨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이 같은 스컹크워크스 체제는 본질적으로 호전적이고 반관료적(反官憭的)이다.
다케우치와 노나카는 이렇게 설명했다.『프로젝트팀은 일종의「제로정보」상태- 사전 지식이 적용되지 않는-에 처하게 되기 때문에 자율조직적(self-organizing) 성격을 띠게 된다. ........ 조바심이 나게 되면 이 과정은 스스로의 역동적인 질서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프로젝트팀이 창업 초기의 회사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 솔선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독자적인 사업일정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자율적인 종업원
두 가지 요구
첫 번째는「기술혁신의 요구」이다. 오늘날 안전한 시장점유율은 없으며 제품수명이 무한한 것도 없다.
자유로운 노동자는 엄격하게 감시받는 전체주의적 상황에서 일하는 노동자보다 창의력이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이쿠프먼트사의 국제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스톤의 말대로 『누군가가 자기의 업무를 감시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 창의성을 크게 발휘할 수 없다.』따라서 기술혁신의 필요성은 근로자의 자율성을 촉진시킨다.
그것은 노사 간의 권력관계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그것은 지성적인 사람의 과오는 용서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한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졸렬한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케 하여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새로운 공포로부터의 자유가 수반된다.
공포심은 아이디어를 죽이는 주범이다. 조롱받거나 처벌받거나 직장을 잃을 것을 겁내면 기술혁신을 이룰 수 없다. 공장굴뚝 시대의 경영층은 과오를 가차 없이 제거하는 것을 주된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기술혁신이 성공을 거두려면 실험적 실패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노동규범은 또한 두 번째 요구, 즉「속도」에 의해서도 촉진되었다. 선진경제는 가속적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환경에서는 기술혁신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기업은 새 제품을 신속하게-경쟁업체가 선수를 치거나 복제하기 전에-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이 같은 가속화 압력도 고정적이고 관료적인 명령체제를 붕괴시킴으로써 권력을 이동시키는 요인이 된다.


권력-모자이크
지식이 경제에서 수행하는 새로운 폭발적 역할로부터 지금 하나의 새로운 권력구조가 등장하고 있다. 그것은 권력-모자이크(power-mosaic)이다.
관계를 나타내는 富
아틀랜타 공항이 부를 창조한다는 것은 공항 운영에 간접적으로 관계된 아틀랜타의 다른 5만 6,000명의 근로자뿐 아니라 이 도시의 호텔ㆍ레스토랑ㆍ부동산업체ㆍ자동차 거래상 등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 부(富)중에서 어떤 개별 업체나 기관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별로 없다. 이 초모자이크(meta-mosac)에서 발생하는 부야말로「관계」-즉 그들 모두의 상호의존과 조정-의 기능이다. 컴퓨터화한 첨단적 데이터베이스와 마찬가지로 아틀랜타 공항은「관계적인」 것이다.
지식 자체가 관계적으로 또는 하이퍼 미디어적 형태로 조직화됨에 따라-끊임없이 변형시킬 수 있다는 의미에서-조직체도 역시 더욱 융통성을 갖도록 되어야 한다. 일시적 모자이크를 형성하는 소규모의 상호작용적 회사로 이루어지는 경제가 소수의 경직된 단일체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경제에 비해 적응력이 높고 궁극적으로 생산성도 높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모자이크내의 권력
전자의 선적 사업과 후자의 재고 관리사업은 사실상 하나의 유기적 단위를 형성하고 있다-이것이 핵심적 관계이다.
일본의 마쓰시타사에서는 이 같은 제휴과정이 이른바「전체 지혜의 투입을 통한 고도의 생상성」을 이룩하도록 되어있다.
새로운 부 창출체제
내일의 富
1. 새로운 가속적 부 창출체제는 더욱 더 데이터ㆍ정보 및 지식의 교환에 의존한다. 그것은 「초기호적」이다. 지식의 교환 없이는 새로운 부가 창출되지 못한다.
2. 세 체제는 대량생산을 탈피하여 탄력적인 주문생산 즉,「탈대량화」생산으로 나아간다. 이 체제는 새로운 정보기술 덕분에 고도로 다양한 제품, 심지어 주문화 제품을 대량생산 비용에 근접한 원가로 단기간에 생산해 낼 수 있다.
3. 종전의 생산요소-토지ㆍ노동ㆍ원료 및 자본-는 기호화된 지식이 이를 대체함에 따라 그 중요성이 감소한다.
4. 금속화폐나 지폐 대신에 전자적 정보가 참다운 교환수단이 된다. 자본의 유동성이 극히 높아져 하룻밤 사이에 거액의 자본풀(pool)을 만들었다가 분산시킬 수 있다. 오늘날의 엄청난 자본집중화에도 불구하고 자본 공급원천의 수는 늘어난다.
5. 재화 및 서비스는 모듈화하여 표준의 증식과 끊임없는 수정이 요구되는 시스템을 구성한다. 이로 인해 표준화의 기초가 되는 정보를 장악하기 위한 싸움이 일어난다.
6. 움직임이 완만한 관료체제는 탈대량화한 소규모의 작업 단위 임시적 또는「애드호크러시」적 팀, 더욱 더 복잡해지는 기업 협력체와 컨소시엄에 의해 대체된다. 위계체계는 의사결정을 신속히 하기 위해 평면화되거나 폐지된다. 지식의 관료적 조직화는 흐름이 자유로운 정보체제로 대체된다.
7. 조직단위의 수와 다양성이 늘어난다. 이러한 단위들이 늘어나고 그들 간의 업무처리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정보가 생성되고 전달되어야 한다.
8. 근로자의 상호교환성이 더욱 더 줄어든다. 과거에는 산업노동자가 소유하는 생산수단이 별로 없었다. 오늘날에는 가장 강력한 부(富)의 증식도구가 근로자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기호(symbol)이다. 그러므로 지금 근로자들은「생산수단」중에서 극히 중요한, 그리고 때로는 대체할 수 없는 부문을 소유하고 있다.
9. 이제 새로운 주역은 블루칼라 근로자도, 자본가도, 관리자도 아니며 창의적 지식을 행동과 결합시키는 혁신자(대규모 조직의 안팎에 있는)이다.
10. 부의 창출은 폐기물이 다음 번 생산 사이클을 위한 투입물로 재생되는 하나의 순환과정이라고 보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 이 방법은 컴퓨터화한 모니터 체제와 더욱 심오한 차원의 과학적ㆍ환경적 지식을 전제로 한다.
11. 산업혁명에 의해 분리되었던 생산자와 소비자가 부의 창출사이클에서 재결합하여 고객은 비단 돈으로만 기여할 뿐 아니라 생산공정에 필수적인 시장 및 설계상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구매자와 공급자가 데이터ㆍ정보 및 지식을 공유한다. 언젠가는 고객들이 단추를 눌러 원격지에 있는 생산공정을 작동시키게 될지도 모른다. 소비자와 생산자가「생산소비자」로 융합되는 것이다.
12. 새로운 부 창출체제는 지역적이기도 하고 세계적이기도 하다. 강력한 마이크로 테크놀러지는 이 체제가 종전에는 전국적 규모에서만 경제성이 있었던 일을 지역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열러 가지 기능이 국경선 밖으로 넘쳐흘러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하나의 생산적 노력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가속적 경제가 갖는 이상의 12가지 요소는 상호 관련되어 있어 경제 전반에 걸쳐 데이터ㆍ정보 및 지식의 역할을 서로 강화해 준다. 이 요소들이 하이테크적 부를 창출하는 혁명적인 새 체제를 규정한다. 이 체제의 단편적 요소들이 합쳐지면서 산업주의시대의 부 창출체제를 뒷받침하도록 고안된 권력구조를 붕괴시킨다.


권력이동 정치학
정보 전술
메시지의 마사지
▴ 누락 전술(Omission Tactic) : 정치에는 적이 매우 많기 때문에 정치적 메시지는 다른 어느 것보다도 의식적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 메시지에는 커다란 구멍이 많은 것이 보통이므로「누락 전술」을 적용하여 관련 사실 또는 주변 사실을 떼어버릴 수가 있다.
▴ 일반론 전술(Generality Tactic) : 이 전술에서는 관료 또는 정치계의 반대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상세한 설명을 피하고 이를 공허한 추상적 표현으로 장식한다. 외교적인 공식발표에 그 예가 많다. 외교 공식발표문이 골치아픈 문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 타이밍 전술(Timing Tactic) :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메시지의 발송을 수신자가 조치를 취하기에 너무 늦지 않을 만큼 지연시키는 것이다. 두툼한 예산 서류를 국회의원의 무릎 위에 내던져두고 며칠 내에-제대로 소화하고 분석할 시간도 주지 않고-의견을 내라고 한다. 백악관 연설문 작성자들은 연설문 초안을 최대한 늦게 제출하여 다른 직원들이 간섭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392
▴ 적하(滴下)전술(Dribble Tactic) : 이 전술에서는 데이터ㆍ정보 및 지식을 일건 서류로 작성하지 않고 여러 차례에 나누어 조금씩 제공해 준다. 이렇게 하면 사태의 전모가 분해되어 수신자가 알아보기 힘들게 된다.
▴ 해일 전술(Tidal Wave Tactic) :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을 때 영리한 게임 선수는 서류를 무더기로 보냄으로써 수신자가 서류에 파묻혀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 안개 전술(Vapor Tactic) : 몇 가지 진실과 함께 여러 가지 모호한 루머를 내보냄으로써 수신자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만든다.
▴ 재수입 전술(Blow- Back Tactic) : 거짓말을 해외에 유포시킨 후 이를 수집하여 국내 언론이 다시 보도하도록 한다. 이 전술은 정보기관이나 선전기관에서 사용한다. 그러나 때로는 우연히 재수입되기도 한다.
▴ 큰 거짓말 전술(Big Lie Tactic) : 히틀러의 선전 각료 괴벨즈(Josef Goebbels)에 의해 유명해진 이 전술은 작은 거짓말을 여러 번 하는 것보다 큰 거짓말을 한 번 하는 편이 사람을 믿게 하는 데 유리하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서 소련이 유포시킨 1987년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에이즈(AIDS)의 만연은 미국 CIA가 메릴랜드주에서 세균전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던 사례를 들 수 있다. 전세계에 널리 유포된 이 소문은 소련 과학자들에 의해 완전히 부인되었다.
▴ 뒤집기 전술(Reversal Tactic) : 진상을 날조하고 마사지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도 이 「뒤집기 전술」처럼 철면피한 배짱을 요하는 것도 별로 없다. 이 전술은 주어진 메시지를 아예 뒤집어 버리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이 같은 사례가 있었다. 샤미르(Yitzhak Shamir) 총리와 외무장관 페레스(Shimon Peres)간의 사이가 나쁘지 않을 때였다. 한 번은 샤미르가 전세계의 이스라엘 대사관에 페레스 장관이 아랍-이스라엘 문제해결을 위해 국제회의를 추진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외무장관에게 통보하라고 지시했다. 외무부 직원들은 총리의 메시지를 받고도 이를 무시하고 그 정반대의 전문을 내보냈다. 나중에 외무부 고위관리 한 명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어떻게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소? 이건 전쟁이요.』


超戰術
유령인간
최종 결과가 제아무리「경성(硬性)」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모든 모델은 궁극적으로, 그리고 불가피하게「연성(軟性)」인 가설에 기초한다. 더구나 어떤 특정한 변수나 또는 그 가중치에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부여하느냐 하는 결정도 직관적이건 임의적이건「연성」인 경우가 많다.
정보 쟁점
스파이와 스파이 활동과는 전혀 별도로 새로운 부 창출체제는 우리를 정보정치의 시대로 몰아가고 있다.
알고자 하는 갈망
새로운 초기호적(超記號的) 부 창출체제는 정보와 관련된 광범위한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이미지 메이커
범세계적 판매
제품들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데 거의 예외 없이 실패한다면 정치인이나 정책도 성공할 리 없지 않겠는가?
새로운 범세계적 미디어시스템은 낡은「제2물결」미디어처럼 지구를 동질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화를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범세계화는 동질화와 동일한 것이 아니다. 작고한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 맥루언(Marshall McLuhan)이 예측했던 단일 지구촌이 아니라, 우리는 전혀 다른 수많은 지구촌들-그 모두가 새로운 미디어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각자의 문화적ㆍ민족적ㆍ국민적 또는 정치적 특성을 유지ㆍ고양시키려고 노력하는-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세계 여론의 조성
지난 세기의 국민적 지도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미국적「여론」의 심판대에 나아가 변론해야만 했던 것처럼, 내일의 국민적 지도자는 훨씬 더 고도화된「세계 여론」과 대면해야 할 것이다.
세계 여론은 범세계적 행동의 무대를 마련해 주고 있다.
「스크린」시대
적절한 교육과 새로윤 미디어에의 접근과 마찬가지로 이제 표현의 자유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경쟁력의 전제조건으로 되어 있다. 이 같은 발견은 미래의 독특한 정치적 제휴-산업혁명 초기부터 자주 적대해 온 두 집단, 즉 지식인ㆍ과학자ㆍ예술가ㆍ민권운동가들을 한편으로 하고 선진적 경영자ㆍ주주ㆍ자본가를 다른 한편으로 하는 두 집단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제휴-의 기초를 마련해 준다. 지금 이 두 집단은 모두 교육제도를 혁신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ㆍ신장시키는 것이 자기들의 이익임을 발견하고 있다.
21세기의 경제에서는 이 같은 제휴가 지적ㆍ경제적 발전을 보장하는 최선의 길이다.
마르크스는 자유가 필연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21세기 경제를 건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필연이 자유의 어머니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암흑시대에 대한 동경
우리는 지금 최후의 정치적 권력의 이동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21세기에 적합한 민주체제를 재설계하느냐, 아니면 새로운「암흑시대」로 내려가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경제는 자유로운 표현, 지배자와 피지배자 간의 보다 원활한 피드백, 보다 대중적인 정책결정 과정에의 참여가 있을 때 번영한다. 그것은 덜 관료적이고 보다 탈중앙집권화되고 반응이 신속한 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은 개인의 독립성 증대, 즉 국가로부터의 권력의 이동-권력의「고사(枯死)」가 아닌 그것의 인간화-을 조성할 수 있다.
종교적 열광
다양성에 대한 관용은-어떤 점에서는 관용자에 대한 관용을 포함하여-탈대중화 사회의 첫째가는 계명이다.
만인(萬人) 구제적인 종교, 전세계에 보급되어 온 인류를 포용하고자 하는 종교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신자의 모든 생활을 전체주의적으로 통제하고자 고집하는 종교조차도 비신자를 통제하고자 시도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와 양립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양립이 불가능한 것은 전체주의와 보편주의를 결합시킨 종교이다. (물론 정치적 이데올로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종교운동은 어떠한 종류의 민주주의와도 대립된다.
생태적 신권정치
한편 전세계에 걸쳐 녹색운동의 물결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생태 정화운동은 매우 중요하며-전세계에 걸쳐 지도자들을 지도해 나가는 보통 사람들을 보여주는 한 가지 확실한 예이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생태신학자들의 견해가 세속 민주주의에 대해 뿌리 깊은 적대감을 지니고 있는 정통주의자들의 부흥운동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촌의「K-인자」
피라미드와 달 로켓 발사/
지식은 지금 세계의 권력투쟁에서「K-인자」로 되어있다.
요컨대 소련에 영향을 미친 것은 무기나 경제문제가 아니고「K-인자」-즉 군사력과 경제력 양자가 더욱 더 의존하고 있는 새로운 지식이었다.
사회주의와 미래의 충돌
미국에서 새로운 부 창출체제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 약 30년이 지난 1989년에 고르바초프는 여떤 연설에서 이렇게 선언했다.『우리는 이 정보과학시대의 가장 값비싼 자산이 지식이라는 것을 거의 마지막으로 깨달은 셈이다.』
마르크스 자신은 혁명적 순간에 관해 고전적인 정의를 내린 바 있다. 그는 이 순간이「사회적 생산관계」(즉 소유권과 지배권의 성격)가「생계수단」(대체로 말하자면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을 때 도래한다고 말했다.
이 공식은 사회주의 세계의 위기를 완벽하게 설명해 주었다. 마치 봉건시대의「사회적 관계」가 산업발전을 저해했던 것처럼 지금 사회주의의「사회적 관계」는 사회주의 국가들로 하여금 컴퓨터ㆍ통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개적 정보에 기초한 새로운 부 창출체제를 활용하는 것을 불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사실 20세기의 거대한 국가사회주의 실험이 실패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지식에 관한 구태의연한 생각에 있었다.
「왼나사」는 얼마나 생산해야 할까?
사회주의 이론을 떠받치는 두 번째 기둥은 중앙계획이었다. 시장의「무질서」가 경제를 좌우하도록 허용하지 않고 현명하게 하향식 계획을 통해 자원을 핵심부문에 집중시킴으로써 기술발전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계획은 지식에 의존하는 것이었고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미제스(Ludwig von Mises)는 1920년대에 벌써 지식의 결여(즉 그의 표현대로「계산상의 문제」)가 사회주의의 취역점이라고 밝혔다.


역사의 쓰레기통
오늘날 지구상의 가장 중요한 혁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부 창출체계를 갖는 새로운「제3물결」문명의 등장이다. 어떤 운동이더라도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어떤 국가라도 지식을 볼모로 삼으면 그 시민들을 과거의 악몽 속에 묶어두게 될 것이다.
균형 있는 권력
일본 정부의 각료를 지낸 이시하라 산타로는 최근 자신과 소니사의 공동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의 각종 연설문을 수록한 소책자「‘아니오’ 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출판하여 워싱턴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이시하라는 미국과 소련이 모두 자국 핵무기의 정확도를 크게 높이려면 일본제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언급하는 가운데 이렇게 말했다.『이제는 미국이 아무리 군사력을 계속 확대하더라도 일본이 반도체 칩을 판매하지 않으면 더 이상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예컨대 일본이 소련에 칩을 팔고 미국에는 팔지 않는다면 군사력의 균형이 전체적으로 깨지고 말 것이다. 일부 미국인은 만일 일본이 그런 생각을 한다면 점령당할 것이라고 말한다. 확실히 이 시대에는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이시하라의 발언은 폭력이 점점 지식에 의존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서 오늘날의 역사적인「권력이동」을 반영하고 있다.
절름발이 소련
외교간들은 세계 균형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즐긴다.「권력이동」이론은「권력의 균형(balance of power)뿐 아니라「균형있는 권력(power of balance)」을 측정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권력의 균형」이 아닌「균형있는 권력」을 살펴볼 때 우리는 냉전 기간을 통해 미국의 권력이 극히 광범위한 기반을 갖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만이 아니라 대단한 경제적 영향력을 보유했다. 또한 뛰어난 과학기술에서 세계의 대부분이 모방하기를 원했던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권력-지식(power-knowledge)의 공급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소련의 권력은 과거나 지금이나 완전히 균형을 잃고 있다. 소련이 초강국 위치에 오른 것은 순전히 그 군사력 덕분이었다. 국내적으로 휘청거리는 소련 경제는 세계체제에서 별로 중요시되지 않았다. 몇몇 국방관련 부문의 R&D는 뛰어났지만, 일반적인 기술적 노하우는 편집증적(偏執症的)인 비밀주의에 짓눌려 낙후해 있었다. 소련의 전기통신은 형편없었다. 교육제도는 평범했고, 중앙의 통제를 받는 미디어는 엄격한 검열로 인해 낙후되어 있었다. 장기간의 냉전 속에서 지구력 경쟁에 이긴 것은 절름발이 소련이 아니라 권력 균형을 이룬 미국이었다.


3인방: 도쿄- 베를린- 워싱턴
최근까지만 해도 일본은 절름발이 국가였다. 한 나라의 국제적 영향력이 주로 군사력ㆍ부(富)ㆍ지식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때, 일본의 영향력은 극히 최근까지만 해도 소련과 마찬가지로 권력 삼각대의 한 다리에만 의존했었다. 핵무기도 없고 붉은 군대에 해당하는 것도 없었지만 일본은 현금을, 그것도 아주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외다리 걸상은 원래 불안정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부조차도 그 한계를 갖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본은 지금「균형 있는 권력」을 추구하고 있다.
일본은 실제로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일반 지식을 배우는 데 열심이다. 일본이 미국에서 그처럼 물건을 잘 팔고 있는 이유도, 그리고 설사 모든 무역장벽이 하루아침에 제거된다 하더라도 미국 회사들이 일본 시장에 침투하기가 이중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일본의 전반적인 지식기반은 몇 가지 점에서 아직 결함이 있다. 나름대로의 인종주의적 가치관 때문에 일본은 민족문제에 관해 고지식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경제에서의 민족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시인이나 번역가들이 잘 알고 있듯이 모든 언어는 완벽하게 번역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언어마다 그 속에 새겨져 있는 범주화 구도와 유추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상에 일본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1억 2,500만 명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일본이 균형 있는 세계권력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이 지금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참을성 있게 컴퓨터 번역분야의 연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좌익에서 기호학으로
미래의 유럽 권력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보다 더 한층「세 번째 다리」-즉 지식기반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우디 앨런 충격
우선 현재 미국이 누리고 있는 첫 번째의 엄청난 이점은 단연 그 언어이다. 영어는 과학ㆍ상업ㆍ항공 등 수십 가지 분야에서 전세계의 언어로 되어있다. 컴퓨터 번역이 서로 간에 언어를 소통시켜 주기까지는 수억의 인구가 다소라도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은 미국의 사상ㆍ스타일ㆍ발명품ㆍ제품이 국제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갖도록 해줄 것이다.
미국의 또 한 가지 힘은 아직도 강력한 그 과학ㆍ기술적 기반이다.
자유ㆍ질서 그리고 우연
요컨대 마르크스의 말에서 유추하면, 질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사회적으로 필요한 질서(socially necessary order)」이고 다른 하나는「잉여질서(surplus order)」이다.
잉여질서란 사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국가를 장악한 자들의 이익을 위해 강요되는 과잉 질서를 말한다. 잉여질서는 이로운, 또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질서의 안티테제이다. 고달픈 시민들에게 잉여질서를 강요하는 정권은 스스로 정권의 루소적 정당성을 부인하는 것이다.
잉여질서를 부과하는 국가는 유교에서 말하는「하늘의 위임」을 상실한다. 그러한 국가는 오늘날에는 또한 상호의존적인 세계에서 도덕적인 정통성도 상실하게 된다. 지금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체제에서는 그 같은 국가는 세계 여론의 주목을 받을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정당성을 지닌 나라들의 제재를 불러들이게 된다.
과잉조정은 과소조정에 못지않게 위험한 것이다. 오늘날 소련 등 여러 나라의 위기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국민과 경제를 과잉 통제하고자 하는 국가는 결국은 국가가 추구하는 질서 자체를 파괴하게 된다. 간섭을 적게 하는 국가가 가장 많은 것을 성취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권력을 고양시키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권력이동」은 한 개인이나 정당ㆍ제도 또는 국가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가 미래와의 충돌을 향해 달려감에 따라 폭력ㆍ부ㆍ지식 간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숨겨진 이동이다. 이것이야말로 아슬아슬하고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권력이동시대」의 비밀이다.


이 같은 설명은 결코 완전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노력은 설사 부분적으로만 성공하더라도 저자와 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권력이동」의 바탕을 이루는 몇 가지 가설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권력은 모든 사회제도와 모든 인간관계에 고유한 것이다. 그것은 어떤 사물(thing)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한 국면(aspect)이다. 그러므로 피할 수 없고 중립적이며 본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것이다.
2.「권력체제」는 모든 사람을 포함하며-그 누구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만 한 사람의 권력상실이 항상 다른 사람에게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3. 모든 사회의 권력체제는 각각의 내부에 자리 잡는 보다 작은 하위체제(subsystem)로 분할된다. 피드백이 이 하위체제들을 서로 간에, 그리고 그들이 속한 보다 큰 체제와 연결시켜 준다. 개인은 비록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여러 가지 권력 하위체제 속에 끼워져 있다.
4. 동일한 인간이 가정에서는 권력이 강하고 직장에서는 권력이 약하다는 등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5. 인간관계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권력관계도 끊임없는 과정 속에 있다.
6. 인간은 필요와 욕구를 갖기 때문에 이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자가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을 갖는다. 사회적 권력은 이 욕구되거나 필요로 하는 품목과 경험을 공급 또는 보류하는 방법으로 행사된다.
7. 필요와 욕구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켜 주거나 거부하는 방법도 극히 다양하다. 그러므로 권력의「수단」또는「지렛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폭력ㆍ부ㆍ지식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다른 권력수단은 이것들에서 파생된다.
8. 주로 징벌을 위해 사용되는 폭력이 가장 비가변적인 권력원천이다. 상ㆍ벌 모두를 위해 사용될 수 있고 또한 다른 여러 가지 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부(富)는 가장 웅통성 있는 권력수단이다. 그러나 지식은 가장 가변적이고 또한 기초적이다. 왜냐하면 지식은 폭력이나 부를 필요로 하는 도전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해주고, 또한 다른 사람을 자기 이익이라고 인식되는 바람직한 방법으로 행동하도록 설득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식은 최고급의 권력을 낳는다.
9. 계급ㆍ인종ㆍ성(性)ㆍ직업ㆍ국가 등 여러 사회적 집단들의 관계는 인구ㆍ생태ㆍ기술ㆍ문화 등 여러 요인들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어 간다. 이러한 변화들이 분쟁을 일으켜 권력자원의 재분배로 옮겨간다.
10. 분쟁은 불가피한 사회적 현실이다.
11. 권력투쟁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12. 여러 하위체제들에서의 권력의 동시적 이동으로 야기되는 여러 가지 동요가 합해져서 그 하위체제들이 속한 보다 큰 체제의 수준에서 급격한 권력의 이동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원리는 모든 단계에서 작용한다. 한 개인의 내적인 정신적 갈등이 온 가족을 분열시킬 수 있고, 부서 간의 권력다툼이 회사를 분열시킬 수 있으며, 지역 간의 권력투쟁은 한 나라를 분열시킬 수 있다.
13. 어떤 특정한 순간에 보다 큰 권력체제를 구성하는 여러 하위체제들 중 일부는 상대적 평형상태에 놓이는 반면에 다른 일부는 평형과 거리가 먼 상태에 있게 된다. 평형상태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14. 권력체제들이 비평형상태에 있을 때 겉보기에 괴상해 보이는 갑작스러운 이동이 일어난다. 이것은 한 체제 또는 하위체제가 고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때 비선형적(非線型的)효과가 증폭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투입량이 커도 작은 결과를 낳는 수가 있다. 조그만 사건이 한 정권의 붕괴를 촉발시킬 수도 있다. 토스트 한 쪽을 태웠다고 이혼하는 수도 있다.
15. 우연이 중요하다. 체제가 불안정할수록 우연의 중요성이 커진다.
16. 권력의 평등과 같은 상황은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설사 그 같은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우연이 즉각 새로운 불평등을 조성하게 된다. 그러면 의지가 종전의 불평등을 시정하려고 시도한다.
17. 한 수준에서의 불평등은 다른 수준에서 균형을 이루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설사 여러 하위체제들 간에 불평등이 존재하는 경우에라도 둘 또는 그 이상의 실체 간에 권력의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
18. 모든 사회체제와 하위체제들 간에 동시적으로 완전한 균형이 이루어지거나 권력이 모든 집단 간에 평등하게 배분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억압적인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급진적인 행동이 필요한 경우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불평등은 변화 그 자체의 작용이다.
19. 완전한 평등은 변화의 정지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불가능할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수백만 인구가 굶주리는 세상에서 변화를 정지시키겠다는 것은 공연한 생각일 뿐 아니라 부도덕한 생각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불평등의 존재는 그것 자체가 부도덕한 것은 아니다. 부도덕한 것은 권력획득 수단의 잘못된 배분을 동결시키는 체제이다. 그 불평등한 배분이 인종ㆍ성별 또는 그 밖의 선천적인 특성들에 바탕을 둔 것일 때는 이중으로 부도덕하다.


20. 지식은 무력이나 부(富)보다도 더 한층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있다. 따라서 지식(그리고 특히 지식에 관한 지식)의 재배분은 다른 주요 권력자원들의 재배분보다 더욱 중요하며, 또한 그러한 자원들을 재배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1. 권력수단의 과잉집중은 위험하다.(예 : 스탈린ㆍ히틀러 등 그 밖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예가 있다.)
22. 권력수단의 과소집중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레바논에 강력한 정부가 없기 때문에 이 가난한 나라는 무정부적 폭력사태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법이나 정의 또는 그 어떤 집행력 있는 헌법상의 규제 등에 관해 아무런 합의된 개념이 없이 수십 개 집단들이 권력을 다투고 있다.
23. 권력의 과잉집중이나 과소집중이 모두 사회적 공포상태를 가져온다면, 어는 정도의 권력집중이 지나친 것일까? 이를 판단할 어떤 도덕적 기준이 있을까?
권력이 과잉 또는 과소 집중되었는지를 판단하는 도적적 기준은「사회적으로 필요한 질서」와「잉여질서」간의 차이점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
24. 한 정권에 허용되는 권력은 실재하는(허구적이 아닌) 외부적 위협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안전을, 그리고 이에 덧붙여 약간의 내부적인 질서와 정중함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
이러한 정도의 질서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질서이며 따라서 도덕적인 정당성을 갖는다. 문명사회가 기능하는 데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부과되는 질서, 오직 한 정권을 영속시키시 위해 부과되는 질서는 부도덕한 질서이다.
25. 「잉여질서」를 부과하는 국가에 반대하거나 또는 이를 타도하도록 허용하는 도덕적 기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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